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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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과 한알이 사과 상자 전체를 썩게 만드는 걸까.
썩은 사과 상자가 멀쩡한 사과들을 썩게 만드는 걸까.

n번방.
강남역 살인사건.
유영철 / 강호순으로 대표되는
사이코패스에 의한 연쇄 살인사건.
'공인들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폭로된 다수의 학폭 사건.

해당 사건들만 보면
''썩은 사과'로 정의된 각 개인들이
다른 선량한 사람들과 사회를 좀먹는 것이다'
'썩은 사과로 판명된 이들은
접해서는 안 될 비정상으로 상정해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세상에서 격리시켜야만 한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들이
이들과 똑같은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
여길 것이다.

하지만 정말 비정상으로 규정된
그 사람들만이 악한 사람들일까?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는
권위자의 지시에 의해 잔혹한 짓을 한
존스타인 집단 자살사건 및
나치 협력자들의 유대인에 대한 고문행위와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
'범죄자를 처벌한다'는 명목 아래
기억을 잃어버린 범죄자가 고문당하는 것을
구경하고 촬영하는 것이
유희거리가 되어버린 모습을 그린 드라마.
이들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비정상적인 악행을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감옥'이라는 공간 아래에서
어떤 거리낌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여준
스탠포드 감옥실험 및
아부 그라이브 포로 고문 사건을 통해
'악의 평범성'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알렸다.

실제로는 평범한 외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스스로는 본인의 얼굴이 흉측하다 여기는
증상을 호소하는 자.
누가 보아도 마른 체격임에도
'나는 뚱뚱하다'는 강박에 빠져
거식증 증상을 보이는 프로아나들.
자신에 대한 것까지 모두 잊어버리는 병에 걸린 자.
전쟁, 사고 등 본인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된 뒤부터 '셸쇼크'나 '해리성장애'로 명명된
이상 증세를 보이는 자들.
이들을 통해 누구나 비정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는
'사이코패스나 조현병 등
비정상으로 여겨지는 성질을 지닌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적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악행을 저지른 자들을
'비정상적인 성질을 지닌 무언가'로 대하는
태도는 잘못 되었다'고.
'적절한 교육과 제도가 먼저 선행되어야,
이들이 지닌 성질이 부정적인 형태로 외부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
얘기하고 있는 책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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