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유리가면. 소년탐정 김전일. 베르세르크. 거의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읽힌 만화책들 중 일부이다.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만화는 나이차이에 따른 세대격차를 무너뜨린다.'(마니아를 끌어모으는 요소가 강한)특정 만화를 알고 있다'는 사실은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을 줄어들게 만드는계기를 마련해준다.널리 알려진 만화는 새학기를 맞이한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이, 사적인 공간에서 처음 만난 직장 동료들이 서로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화잿거리를 제공해 준다.[한 줄도 좋다, 만화책]은작가가 본 만화책들 중, 인상깊은 한 구절을 가진만화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명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그래서 다른 생명체의 몸에 들어가 그 생명의 몸을 조종할 수 있는 존재인 벌레와 그 벌레에 씌인 사람을 치료해주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는 <충사>에서는 "봄이여 빨리 오세요. (벌레에 씌였을 때 경험했던)가짜 봄이라도상관 없으니까요"란 대사와 관계된 이야기를 신체 개조와 세뇌에 가까운 교육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먹고 있는 게어떤 맛을 가진 음식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음에도 '신체적인 자유'를 제공 받았다는 이유로 폐기되기 직전까지 청부살인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건슬링거 걸>에서는 "이 세상엔 지금도 분명 희망이 있다"는 반어법적인 대사와 관계된 이야기를 어머니의 죽음 이후 피아노를 연주할 수 없게 된 소년과시한부를 선고받아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이얼마 남지않은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는 "명색이 연주가인데도, 무대 밖의 것으로 마음이 차오르는게 왠지 우습다"란 대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도박 중독을 이유로 평생 일해도 갚을 수 없는 액수의 사채를 빌린, 그래서 공사판에 갇혀 막노동을 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채꾼 우시지마>에서는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안심하고 싶다"는 대사와관계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만화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여러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때로는 거친 느낌으로,때로는 일상적인 느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그렇기에 지금까지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