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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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고 그러므로 노력해야 한단다 .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반성해야 하지 . 의지를 가지고 아주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냥 생긴 대로 살게 되거든  .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게 나쁘다는 걸 몰라 . 자기가 얼마나 이기적인지도 모르고 , 어쩐지 좋은 쪽에만 서 있다고 착각하거든 .  <고두, 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를 샀다. 작년에 만난 최은영 작가의 소설이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 여름>은 레즈비언의 사랑이야기인데 아주 순수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 이경과 수이의 사랑이 행복한 결말을 맺었으면 하고 바랬는데. 사랑이라는 게 참 쉽지 않구나. 수상작 임현의 <고두>는 내게는 어려웠다. 누구나 이기적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주인공이 윤리선생님이라는 게 적절한 것 같기도 하고. 학창시절 윤리선생님도 이중적인 모습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하게 된다. ㅎ 다음에 다른 소설을 읽으면 좀 괜찮아질 수 있겠지. 

 

김금희의 유쾌한 글은 여전했다. 김금희의 <문상>은 <너무 한낮의 연애>랑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같은 작가의 소설이니까 그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하성란의 심사평에서 '조용히 우는 사람'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최은미의 <눈으로 만든 사람>은 읽는 게 힘들었다. 불편한 내용이었다. 읽고 나서도 잘 모르겠는 소설이다. 강화길, 천희란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작가들의 나이가 점점 나보다도 더 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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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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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은 <달콤한 나의 도시>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지금 방송에서 <추리의 여왕>최강희를 보면서 그 드라마가 생각났다. 아, 이선균도 있었구나. 소설집은 이번이 처음인가 싶다. 읽었더라도 기억이 안나면 처음이나 마찬가지지.

 

7개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처음 읽은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버지의 옛 애인이라고 해야 하는 미스조와 연락이 닿은 것도 이상하고 그가 남긴 거북이를 주인공이 내가 키우는 것도 이상하다. 하기야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게 요즘 세상이다. 주인공과 거북이는 아마도 주말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속 이준이 키우는 거북이가 그런 거북이가 아닐까 잠깐 상상한다. 어쩌다 보니 계속 드라마를 이야기한다. 정이현의 대표작이 드라마로 인기를 얻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노년의 삶과 그들이 요양하는 요양원에서 돌보는 듯 심부름을 하는 주인공. 100세 시대의 풍경이란 이런 것일까. 젊음은 곧 사라지고 만다. 자신이 죽고 난 후 남겨질 거북이를 생각하는 미스조의 마음을 알 것도 같고. 가족처럼 지냈지만 결국 떠나고 만 우리 강아지가 생각나기도 한다. 주인공이 키우는 고양이와 거북이는 이제 한 가족이구나.

 

 샥샥과 나 사이에, 바위와 나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줄은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갈 것이고 천천히 소멸해갈 것이다. 샥샥은 샥샥의 속도로, 나는 나의 속도로, 바위는 바위의 속도로(<미스조와 거북이와 나>중에서

 

앞으로도 정이현의 소설을 계속 읽고 싶다. 소설말고 산문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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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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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가를 만나는 일은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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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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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집에서 쇼코의 미소를 읽었다.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참 좋았다. 그래서 소설집이 나오자 마자 구매했다. 소설이 모두 차분하고 조용하다. 그래서 좀 밋밋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모두 좋았다. 주변에서 추천한 이유가 있었구나. <쇼코의 미소>, <씬자오, 씬자오>, <비밀>이 특히 더 좋았다.  그냥 우리네 이야기 같기도 했고 잊고 있었던 친구나 언니가 생각났다. 다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 두려웠었다.사실 쇼코는 아무 사람도 아니었다. 당장 쇼코를 잃어버린다고 해도 내 일상이 달라질 수는 없다. 쇼코는 내 고용인도 아니었고, 나와 일상을 공유하는 내 대학 동기도 아니었고, 가까운 동네 친구도 아니었다. 일상이라는 기계를 단순한 톱니바퀴들 속에 쇼코는 끼어들지 못했다. 진심으로, 쇼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쇼코에게 내가 어떤 의미이기를 바랐다. 쇼코가 내게 편지를 하지 않을 무렵부터 느꼈던 이상한 공허함. 쇼코에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정신적인 허영심. (쇼코의 미소) p. 24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씬짜오, 씬자오) p. 89~90

 

뭔가 큰 사건이나 스토리는 없다. 근데 그냥 어디선가 한 번쯤 만났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괜히 정이 간다. 슬프고 아픈 이야기. 그래서 더 위로가 된다고 할까. 암튼 최은영의 소설집이 나오면 또 읽을 것 같다. 작년에 나왔으니까 올해는 어려울까 생각했는데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집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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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지의 세계 민음의 시 214
황인찬 지음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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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이라는 시인의 이름은 트위터에서 봤다. 이 시집이 나올 때 완전 열광의 도가니였다.(표현이 맞나 모르겠네) <구관조 씻기>라는 시집으로 김수영 문학상 수상을 했다고 한다.

 

 이 시집을 처음 9월에 읽었는데, 그때 나라는 온통 지진의 공포에 휩싸였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징 않았지만 무서웠다. 지진, 해일, 화산 그런 것들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죽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길지 항상 대비해야 하는 건지. 결국 그 끝을 생각하고 있는 건가. 두렵지만 <희지의 세계>속 희지처럼 혼자 조용히 기도하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다. 

 

세계의 끝이 아니고, 누군가의 죽음도 아닌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 나는 한 가지 일만 자꾸 생각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중에서 )

 

 이 시집에는 쓸쓸하고 적막한 기운도 있다. 젊은 시인 황인찬은 일부러 독자와 거리를 두는 것도 같다. 요즘 현대인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소통을 원하면서도 결국 혼자의 이야기를 중얼거리는 것. 황인찬의 시가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혼자 일기를 쓰는 듯 그렇게 여겨지는 건 나만일까.  저녁, 비, 운동장, 공원, 학교. 한번쯤 지나쳤을 공간이다. 황인찬의 시를 읽어서 그런지 그곳을 지날 때 다르게 보인다.  먼 훗날 그가 쓸 시는 어떨까, 잠깐 상상해본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 아무도 하지 않는 대답이 있다 아무도 않지 않는 책걸상도 있다 / 나는 출석부를 읽는다 / 하얗게 비어 있는 출석부다 / 아무도 나쁘지 않은 이름들이고 아무도 불행하지 않은 교실이다 내가 교실을 나가면 / 수업이 끝나겠지 나는 교실에 있다 / 교실은 있다 (<역사수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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