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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하루 한 문장,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가치
임자헌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평점 :
작가는 고전을 통해 옛 것을 익히고(온고) 유연성 있게 현실에 대입하여 실천할 것(지신)을 권한다.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아는 것. 숨 가쁘도록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도 바쁜데 고전을 익히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 반신반의하며 책을 펼친다.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부숴주려는지 작가는 자신의 경험담과 고전에서의 가르침을 적절히 섞어서 소개한다. 현대인의 고민을 옛 성현들의 지혜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이천 년 전, 몇 백 년 전의 누군가가 나의 멘토로 책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제목에는 다양한 나의 역할이 내포되어있다. 후회 없는 삶을 살면서 발전하고 싶은 나와 따뜻한 이웃, 선한 시민으로서 함께 사는 세상의 일원인 나.
스스로의 발전은 오로지 혼자 힘으로 이루어낼 수 없다. 가족, 친구, 이웃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며 변화되는 것이다. 이 때 사랑, 우정, 효도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어떤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사랑과 우정이라는 이름을 무기로 자신의 편의만 주장하거나 남들이 수용하지 못하는 잣대로 경계·판단·배척하는 태도는 그저 이기심에 지나지 않는다. 효도 또한 마찬가지다. 부모의 뜻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도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효도가 아니다. 고전에서도 ‘효’는 상명하복의 개념이 아니라 자녀도 부모의 잘못을 발견하게 된다면 예의를 갖춰 지적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사실 고전으로 소개되는 문구들 중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다. 누구든 외모로 평가받아서는 안 되고 각자 타고난 특성에 따라 성장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실천이다. 내면의 잡음과 사회적 갈등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를 우리 모두가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성인이나 현자는 대단한 뭔가를 타고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이 원리를 잘 실천하는 사람이다.」 _53p
고전의 어떤 문장을 외우고 뽐내는 것보다 고전의 가르침을 작게나마 몸소 실천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책을 읽다 참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삶의 방향성을 찾는데 조금 도움이 될 문장을 발견했다. ‘내 생각에는’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삶(105p)을 살아야겠다고. 내 잘못된 신념과 지식, 경험의 산물들은 오랜 기간 축적되고 변형되어 ‘내 생각에는’이라는 말과 함께 쏟아진다. 그리고 그 말들이 모이면 결국 내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나를 잘 알고 공부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문장이다. 늘 겸손하게 배우는 인생을 다짐하게 하는 문장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유식한 사람이 자신의 무지를 더 잘 안다는 건 세상의 역설 중 하나다. 선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의 악함을 더 많이 느낀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을 더 잘 알고, 재주를 연마하는 사람이 자기의 한계를 더 잘 안다. 따뜻한 사람이 자신의 차가운 면을 더 잘 알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 자신의 옹졸함을 더 쉽게 깨닫는다.」 8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