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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게니에.스텔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외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1768년, 괴테가 최초로 완성한(불과 18세의 나이때) 희곡이다. 에글레, 아미네, 에리돈, 라몬 4인방이 등장하며 매우 목가적인 분위기와 서정적인 대사들로 가득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물음을 던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글레와 라몬이 한쌍이고, 아미네와 에리돈이 또 다른 연인이다.
에글레와 라몬은 서로의 입장과 성격을 이해해주며 티격태격 다투다가도 금방 화해할 수 있는 성숙된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아미네와 에리돈은 '지나친'사랑으로인해 번진 집착과 소유욕에 의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연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거의 '의처증'에 가까울 정도로 아미네를 신뢰하지 못하는 에리돈의 편협한 사고방식과 기가막힌 상상력은 (둘의)파멸의 불가피성을 내포하고 있을 정도이다.
괴테는 바로 후자에 설정된 연인의 모습에서 우리에게 묻고 있다. 과 연 사랑이 무엇인지...? 진부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린 저 연인들의 모습을 다시한번 상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랑은 집착과 소유욕을 절대 벗어날 수는 없다. 그만큼 사랑은 시작과 함께 이미 구속과 속박을 전제로 한 행복의 수단이요, 목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리돈처럼 지나치게 상대방을 구속하고 무모하리만치 자신옆에만 머물게 하려하는 '이기심'은 결코 사랑으로 승화할 수 없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진정한 사랑이란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이들(동성이든, 이성이든)과 함께 그 사람의 장점과 아름다움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동반될 때에 비로소 풍요로운 사랑의 열매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 본 희곡의 결론격이라 할 수 있겠다.
에글레의 앙증맞은 수완으로 에리돈의 어리석음을 각성케하고, 아미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행복한 미래를 예감케 하는 뉘앙스로 막을 내리는 본 작품에서 난 '사랑'은 '자유'와 '구속'과 '공유'의 혼합물이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려보게 되었다... 이책은 가장 '단순한'작품이라 사료되는 연인의변덕외에도 풍성한 읽을거리들이 잠복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