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외 -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항재.석영중 외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워낙 출중한 작품들이 많은 작가인 나머지 그 영광의 이면에 가려진 체 잘 알려지지 못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단편소설중 하나이다. 이 소설은 사랑의 이중성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주제로 '어느 몽상가의 추억'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소박한 한 남자와 나스첸카라는 여인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나스첸카에게는 자신의 집에 세들어 살던 한 남자가 있었으니 할머니와 옷핀으로 얽혀진(그녀는 장님인 할머니의 병수발을 해야했다. 옷핀으로 할머니와 하나가 된체로...) 막막한 자신의 운명에 절망한 나머지 그 남자에게 갑작스럽운 사랑고백을 하게 된다. 그 남자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말을 남긴체 성공해서 다시 돌아오면 그 때 결혼하자는 약속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바로 그 약속시간이 지나고 3일째 되던날 다리위에서 우리의 '몽상가'는 믿었던 사랑의 '배신'에 흐느끼고 있는 나스첸카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접근을 하게 된 것이다. 그의 타고난 말솜씨에 현혹된 나스첸카는 자신의 모든 과거를 그에게 얘기하고 점점 더 가까워지는 서로가 되기에 이른다. 마침내는 서로를 사랑하게 되기까지...

하지만 그것은 한 여자의 철저한 이중성에 희생을 당해야만 하는 몽상가의 미래를 예측하게 해주는 구실에 불과한 것이었다. 나스첸카는 처음에 그를 만날 때 이미 '나를 사랑해서는 안된다'고 전제를 하고 그를 만난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남녀사이라는것이 그런 약속하나만으로 형식화 될 수 있는 것이던가? 그리고 자신도 그 몽상가를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나? 자기를 버린 남자가 바로 그 몽상가였으면 하는 생각은 조금 이기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현실적인 행복감과 희망을 안겨 주었던 나스첸카와의 언약은 다시금 그녀앞에 나타난 그 세들었던 남자의 등장으로 산산조각 나고 만다. 그 모든 고백과 다짐, 백야처럼 밝기만 했던 미래에 대한 희망에의 도취... 그 모든것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던 것이다. 너무도 철저한 사랑의 이중성과 의미없는 나스첸카의 사과편지 한통앞에서 사랑의 덧없음을 깨달은 우리의 몽상가는 조용히 또 다른 '백야'를 꿈꾸어 보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잣대는 과연 어떠한 기준과 관점으로 정의되어 지는것일까? 적어도 도스토예프스키는 사랑은 이중적인 것이며 결코 행복할 수만은 없는 모순적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는 듯 하다. 행복(하기만한)한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사랑은 언제나 슬픔과 분노를 동반하고 있으며 서로에게 언제나 의심을 품고 행하는 적나라한 본능에의 복종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도 우린 사랑에 자신의 모든것을 내 던질 수 있는 용기와 의지가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이중성이다. 영원히 행복해질수는 없지만 영원히 희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의 매력이며 우리모두의 본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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