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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진 도서관
최세은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이 책은 텍스티에서 모집한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은 무려 556p로 구성된 꽤 두꺼운 벽돌책이다. 처음에는 책의 표지에 한 번 놀라고 책의 두께에 한 번 더 놀랐던 것 같다. 책의 표지는 ‘겹쳐진 도서관’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보여 준달까 큰 나무 뿌리 사이사이에 책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심지어 홀로그램이 들어가 있어서 더 영롱한 느낌이 주는 책이다. 한 가지 의문이 있다면 왜 책의 사이즈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조금 더 넓게 만들었으면 한 페이지에 글씨를 더 많이 넣어서 책의 페이지 수가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다가도 한 손으로 잡기 좋은 사이즈라서 이 책은 이 크기가 맞다는 생각이 드는 신비한 책이다.
줄거리는 바이올린을 전공하다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서 그만둔 우현이 아버지의 버릴 책 들중에서 자신의 이름과 반 친구에 불과한 이들의 이름이 써진 종이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구겨지지도, 불에 타지도 않는 신기한 메모이자 쪽지. 그것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반의 분위기 메이커인 민형, 냉정한 모범생처럼 보이는 운성 그리고 그런 그의 쌍둥이 동생 유리까지 넷이서 도서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겹쳐진 도서관’을 발견하게 되고 책에 자신의 형의 이름이 있다고 말한 민형을 시작으로 다들 자기 손에 들리는 책을 펼치게 되면서 쉽게 말해 ‘빙의’가 시작되며 진정한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우현은 무려 30년 전의 과거이자 자신의 아버지 ‘선대국’에게 빙의되어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그런데 이 도서관의 ‘사서’가 아주 불친절하다. 그에게 알려준 것은 무려 대여 기간이 14일이며, 책 주인공의 분기점이 실제로 ‘인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을 알려줄 뿐 과연 분기점이 무엇인지, 반납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친구들은 어떻게 있는지도 뭐 하나 제대로 속 시원히 알려주는 것이 없다. 민형의 경우에는 자신의 둘째 형에게 빙의 되는 등 읽는 이로 하여금 ‘대여’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하다가 ‘운성’과 ‘유리’는 조금 다르게 ‘미래’ 그것도 ‘같은 시기’에 ‘다른’ 사람에게 빙의하게 된다.
여기서 조금 재미있는 것은 겹쳐진 도서관은 시간선도 공간도 모든 것이 다 겹쳐져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진행 순서는 우현-민형-운성-유리 순서인데 사서가 만나는 순서는 유리-우현 순서인 것처럼 느껴진다. (유리가 사서에게 다음에는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어떻냐는 말과 실제로 사서가 우현에게 ‘그림’으로 설명하면서 📚 ‘역시, 그림으로 표현하는 건 이해를 돕는다는 말이 맞았네요.’_100p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 운성과 유리가 같은 시기에 서로 다른 인물로 빙의해도 운성은 설마 유리인가 의심을 하지만 유리는 운성을 알아본다. (사서의 힌트도 있었지만 운성이 하는 혼잣말을 유리가 들음으로써 확정된다.)
이 책은 정말 한 권의 책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 있다. 우현의 이야기는 풋풋한 학생들의 연애 직전의 설렘과 사고 후에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결국 바이올린에게서 도망쳐버리지만 다시 시작해 볼 용기를 민형의 이야기는 친구들의 우정과 끈끈한 형제애라 해야할지, 운성의 이야기는 한순간의 두려움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도망쳐버렸지만 직면하기를 마주하기 시작할 용기를 마지막으로 유리의 이야기는 잘못된 연애를 알면서도 먼저 손을 놓을 수 없었던 연애에 대한 종지부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다 고민해 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책의 제목인 ‘겹쳐진 도서관’과 가장 잘 맞는 이야기는 아마 ‘민형’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민형이 대여한 책의 주인공은 그의 둘째 형으로 그의 삶을 통해서 자신이 운성과 친해진 계기나 셋째 형에 대해 먼저 다가갈 결심을 하게 하는데 이 이야기의 전반적으로 ‘타임패러독스’를 보여준다고 해야할지 마치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고민하게 하지만 결국엔 ‘민형’의 노력이자 그의 형의 노력이라고 결론 내렸던 것 같다.
이 책이 끝까지 아름다운 이유는 누구 하나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나 나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오랜만에 결말까지 아름다운 책을 보니까 과연 나의 분기점은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나간다. 시작을 알리면서 끝나가는 이야기는 누군가의 인생이고, 그게 ‘세상’이라 부를 만한 포괄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책이라면 그게 모두 모인 곳은 도서관이다. 지금도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는 쓰여지는 중이다._5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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