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평점 :
#도서협찬📚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드는 감상은 오로지 하나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오, 주여! 저를 인도의 그것도 무슬림의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물론, 이 또한 남들이 보기에는 무슨 비교이며, 무슨 망언을 하는 것인가로 오인 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읽는 중에도, 그리고 읽고 나서도 드는 생각은
21세기에 그것도 양성평등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직도 여전히, 그리고 극심한 남존여비 상황을 본다면 누구나 머릿속에 저 생각을 절로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버젓이 자식을 낳아 줬음에도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아들이 아니기에 설령 남편이 4번의 혼인을 하더라도 묵인해야 하는 사회. 남편이 이혼하겠다는 ‘선언’ 단 3번이면 그 자리에서 이혼이 성립되는 사회. ‘부르카’ 차림을 하지 않고는 집 밖을 홀로 나갈 수 없는 사회. 집안에 풍족한 재산이 있음에도 ‘여인’에게는 가르침과 배움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
이러한 사회는 바로 ‘인도’ 그 속에서도 ‘무슬림’ 사회를 나타내는 묘사들입니다.
물론, 이 사회 속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신분 격차’와 ‘재산의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묘사’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ㅏ.
예를 들어 <붉은 룽기> 편에서 부유한 ‘라지아’의 아이들은 화려하게 장신구와 금박 실로 수 놓은 ‘붉은 룽기’를 입고 ‘병원’에 ‘할례’를 받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그저 ‘붉은 천 룽기’와 평소 ‘이발사’로 일하는 남성의 손에 ‘할례’를 받고 약품 대신에 ‘잿가루’를 그 상처에 뿌린 뒤 ‘강당 구석’에 누워 있다가 손에 약간의 과자를 들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과연 이러한 사회 속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은 어떠할까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전처의 장례 기간 40여일이 지난 뒤에 어리고 젊은 여인에게 새 장가를 드는 것이 당연한 사회. 남편이 딴 여자와 눈이 맞아 떠나더라도 감히 ‘친정’으로 돌아가서도 안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 자신의 어린 자식이 아프더라도 ‘남편’이 허락해주지않아, ‘돈’을 주지 않아 결국 아이가 ‘죽음’에 이르는 것이 당연한 사회.
이 책은 그러한 여성들의 ‘상황’을 ‘묘사’로 그리고 ‘비극적인 결말’들로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특히, 여성의 인권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은 <하이힐>이라 여길 정도로. 자신의 남편과 아주버님과 형님의 ‘기싸움’에 조용히 속에서부터 생기가 빠져나가던 불쌍한 여인. 아리파.
물론, 일부 단편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 나라의 풍속과 그 사람들이 얼마나 ‘체면’을 중시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상속분’에 대한 언쟁보다, 자녀 취직에 대한 인사 청탁보다 ‘무슬림’인의 시체가 ‘힌두교 묘지’에 묻힌 것으로 대동단결되어 ‘돈’을 모으고 군수와 경찰서장을 만나는 등의 마치 ‘성전’까지도 불사할 정도의 그릇된 ‘신념’이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책은 단순하게 ‘여성’의 ‘삶’을 나타낸 것이 아닙니다.
가부장적인 이슬람 문화권 속에서 종교와 사회 그리고 정치까지 모든 것들이 ‘여성’에게 ‘복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녀의 ‘어머니’까지도 ‘남편’에게 참고 견디며 복종해야 한다는 굴레를 씌우고 있습니다.
과연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한 바는 무엇일까요.
이렇게 인도의 무슬림 여성들이 인간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오로지 ‘아들’을 낳기 위한 도구로써 ‘출산’과 ‘임신’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 자기 결정권 따위는 없이 오로지 ‘남편’에게 순종하며 복종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아마도 이 책의 저자는 21세기에도 이렇게 불평등하며, 처참하리만큼 바닥으로 떨어졌을 지언정 그들 속에서도 ‘자식을 향한 애정’이 있고 그로 인해 ‘회복’되기도 한다는 것과 그렇게 폐쇄된 사회 속에서도 몇몇의 눈 뜬 지식인들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하지만 아내가 죽는 건 다른 문제예요. 아내는 다시 얻을 수 있으니까요._18p
📖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어 엉망으로 만든다._220p
📖 나에게 나만의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나는 다른 사람의 앞마당에 뿌리내려야 했고, 그곳에 새싹을 키우고, 그곳에 꽃을 피워야 했죠. // 내 정체성은 녹아 없어졌어요. 나는 이름마저 잃어버렸답니다. 나의 새 이름이 뭔지 아세요? 그의 아내예요._297p
📖 세상에 아무것도 주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않고, 사회관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하나의 온전한 인간도 못 되는. 이름 없는 존재. 나는 그저 그의 아내._304p
#하트램프_HeartLamp
#바누무슈타크
#열림원출판사
#서평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