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즈
박소해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돈내산책📚

이 책은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부분들을 많이 활용한다,
첫째는 등장인물 소개를 가장 먼저 내세우는 부분이나,
이 책의 주요 배경이 되는 ‘나가스 저택’의 삽화를 그린 부분이나,
마지막으로 지금 흔히 사용되는 가로쓰기가 아니라 ‘세로쓰기’로 목차를 쓴 부분이 그렇다.

또 책을 읽을수록, 책의 디자인에 정말 많은 정성이 들어갔음을 느낄 수 있다.
편지에는 정말 편지를 읽는 듯한 글씨체와,
수향이 고향과도 같은 제주 바다를 회상하는 듯한 장면전환엔 ‘검은 바다’가 몰아치는 듯한 속지라든가,
수향이 남편을 표로 분석한 장면이라든가,
마지막에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장면 등.

이야기는 40여년이 지난 뒤, 갑작스레 전해진 편지에 동봉된 ‘사진’ 한 장으로 인해
‘현재’ 나가스 저택의 별관이였던 ‘흑죽관’을 ‘카페’로 리모델링한 곳에서 기억 속에 묻고 있던 옛 ‘인연’을 다시 만나고자 기다리면서 시작된다.

1부의 주인공이자 어떻게 본다면 이 책 전체의 주인공인 ‘수향’은 어린시절이 다사다난했다.
내리 딸만 낳자 아내를 버리고 재혼을 한 아버지나, 자신이 죽고 두 딸마저 아비에게 버림 받을까 두 딸과 ‘무당’일을 하는 할머니가 있는 제주도로 도망쳐오게 된다.

그런데, 수향이 다섯 살 때 친모가 죽고, 그 후에 외할머니와 살다가 한 살 터울의 어린 여동생도 바다에서 죽게 된 후 갑작스레 원인모를 ‘열병’을 앓다가 외할머니가 해주는 ‘추는굿’을 받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른 이들에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외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아기 무당’일을 했던 것도 잠시, 외할머니가 죽고 섬에 들어온 아비의 손에 이끌려 다시 섬에서 육지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할아버지의 명령이었을 뿐, 그렇게 돌아온 집에서 막내 하녀보다 못한 처지가 되어 계모 ‘난실’이 시키는 온갖 잡일을 하며 구박데기로 살아가는데,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천황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패망한 일본인들이 급하게 본국으로 도망가면서 남겨진 집. 일명 ‘적산가옥’을 아버지가 받게 되어 새 집에서 살게 된다.
그 집에 들어가려는 첫 날. 수향의 귀에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가 들리고, 소녀 유령이 보이게 된다. 과연, 그 집에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 책은 3부와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시대가 시대인지라 평화의 순간은 정말이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1부에는 수향의 과거와 수향이 ‘결혼’을 하게 된 배경 및 ‘남편들’의 정체와 수향의 ‘복수’가 담겨 있다면.
2부는 나가스 저택의 본 주인의 아들인 ‘나가스 미사키’의 시점에서 동생 ‘쿄코’를 찾기 까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3부는 드디어 프롤로그에서 짧게 언급된 미군 출신의 ‘윌터’와 그 ‘사진’에 대한 비밀이 풀린다. 그리고 그 ‘가족’을 위협하는 위기들도 말이다.
에필로그에서는 드디어 카페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정체와 그 편지를 보낸 이유가 밝혀지는데... 꼭 책으로 읽어야 한다.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이유가, 월/수/금에 오는 남편들이 다르다. 남편이 한 명이 아닌 것 같다는 광고를 보고 혹했던 것 같다.
솔직히 책을 읽기 전에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편을 못 알아보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다가 남편이 다중인격인가 했는데... 저런 비밀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책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은 너무나 많다. 수향이 추는굿을 받을 때 들어왔던 ‘귀신’의 정체나, 수향의 남편의 정체나, 복수를 위해 얻게 된 ‘갈색병’의 원래 주인과 저택의 ‘귀신들’의 정체와 마사키의 동생인 ‘쿄코’의 행방이나 저택 흑죽관에 숨겨진 ‘붉은방’의 비밀과 40여년이 지난 후에 보낸 ‘편지’의 진정한 목적 등.

어떻게 본다면 책을 읽기 전에는 모든 것이 다 스포가 되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들을 쓸 수는 없지만, 결말만 놓고 보더라도 ‘수향’은 나쁜X이 맞다. ‘마사키’는 ‘순애남’이 맞고.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결말’이 아닐까.
왜 하필 4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연락을 한 것일까. 조금 더 일찍 할 수는 없었을까.
늘 이러한 배경의 책들을 읽고 나면 드는 생각이다.

일제강점 시기가 아니라 거의 ‘해방’이후의 그리고 ‘한국전쟁’의 시기를 담은 책이라.
어떻게 본다면 ‘전쟁’의 참혹함이 더 잘 드러난다.
그 시대상에 맞지 않는 ‘진취적’인 여성이였던 ‘수향’과
그런 시대와 어울리지 않은, 유약할지언정 대나무같은 사람이였던 ‘마사키’.
그리고 누구보다 순수했던 아이같았던 또 다른 피해자였던 수향의 ‘남편들’까지.

과연 이들의 비극은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과연 이들은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던 ‘해방’을 맞았을까.


📖 "눈물도 물이주게. 물이 흐르멍 길이 나주게.”_35p
(눈물도 결국 물이야. 물이 흐르다 보면 길이 생긴단다.)

📖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허락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에요.”_371p

📖 어둠이 지면 해가 뜨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_491p

📖 저 찬란한 해처럼 나는 몇 번이고 일어서리라._491p

#허즈번즈
#박소해장편소설 #박소해
#텍스티출판사
#교보문고펀딩
#한국전쟁 #사랑 #미스터리
#남편 #적산가옥 #해방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서평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