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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아웃 보이 ㅣ 문지 푸른 문학
정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평점 :
모든 사람이, 심지어는 자신 마저도 자신의 얼굴을 흐릿하게만 인식하는 '포커스아웃 보이' 정진.
세상과 미싱 링크인, 세상이랑 박자가 안 맞아 모든 순간이 싱크아웃인 '싱크아웃 걸 소유리'.
그리고 정진의 어려운 문제들을 매순간 쉽고 단순하게 풀어주는 정진의 친구 '영민'까지.
이 책의 주인공인 정진은 태어나면서부터 포커스 아웃이다. 자신의 얼굴이 흐릿하기 때문에, 그의 부모님은 그 아이가 납치되거나, 잃어버리는 경우를 대비해서
'나는 진이에요.'라는 말을 먼저 하게 가르쳤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로 착각하고 데려가는 경우도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이 아이가 비뚤어지지않고 제대로 클 수 있었던 경우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그의 부모님과 그의 친구 영민덕분이 아닐까.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아직'로딩중'이라는 말로 위트있게 여길줄 아는 부모님.
언젠가 너의 얼굴을 꼭 그리고 말거라는 '만화가'를 꿈꾸는 친구 영민까지.
정진의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물론, 그의 그런 능력을 부정적인 쪽으로 쓰려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CCTV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이용하여 은행의 ATM을 털거나, 중국 등의 타국의 '연구소'에 가두려는 등의 행위가.
물론, 이러한 위기들도 친구 영민의 도움으로 잘 헤쳐나가지만 결국 그로 인해 그는 자신이 '특별한'존재이고 싶었던 순간을 자각하게 만들어 버렸다.
한편, 모든 순간이 미싱 링크라서, 항상 때를 맞추지 못했던 소유리.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항상 몸은 지각하고, 목소리가 전달되는 것은 늦던가, 빠르던가 하여서 맞지 않기 때문에 입만 벙긋거려 놀리는 것으로 여길까봐 친구 하나 사귀기도 쉽지 않은데...
결국 수업 일수 부족으로 유급까지 하고. 유학을 꿈꾸기는 하지만 이룰 길이 소원해 보인다.
도서관의 봉사를 하던 중 포커스아웃 보이 정진과 싱크아웃 걸 소유리가 마주치면서
인연이 생겨버렸다.
물론, 둘의 첫 만남과 그 후로도 엇갈리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진은 자신이 유리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 것 이라고 믿었는데...
과연,정진과 유리 그리고 영민은 서로의 소중한 고교 생활이 끝나기 전까지 소망한 것들을 이룰 수 있을까...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소개하자면, 사춘기 청소년들의 청춘을 담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보다 남의 얼굴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아마 나르시시즘 사람을 빼고서는 다 그렇지 않을까. 게다가 목소리 또한 자신이 남에게 말할 때 들리는 목소리가 자신이 귀로 듣는다고 인지하는 소리와 차이가 있는 것을 아는가.
아마 특별한 경우를 빼고서는 일반적인 사람은 평생 자신이 어떤 목소리로 말하는지 모르고 살아갈 경우가 많다.
또, 자신의 얼굴을 주의 깊게 보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사춘기 청소년들이 여드름이 났는지, 주근깨가 생겼는지 그런걸 보는 경우를 제외하곤 평상시엔 아마 얼굴 씻기 전이나 손을 씻으며 거울에 비친 모습을 얼핏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끝이지 않을까.
자신의 얼굴이 포커스 아웃이고, 자신의 목소리나 몸이 싱크아웃인 이들이 만났을 때, 서로는 서로를 만나고, 싱크를 맞출 수 있었다.
📖 "해도 될 일과 하면 안되는 일을 구분하는 걸 배우는 동안 은 인생에 낭비란 없어,"_37p
📖 '세상에 유일한 단 한 사람으로 봐주겠지만// 내 세계가 그것보다는 조금 더 넓었으면 했다.'_42p
📖 "적어도 너 자신한테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같은 행동을 평생 반복하게 될 거야."_60p
📖 '나는 세상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다.'_163p
📖 "관계란 건// 우리 사이에 공간이 하나 더 생기는 거야. 둘 중 한 명이 사라져도 그 공간은 영원히 남아 있는 거야.'_1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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