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일의 시작은 아마도 ‘존슨’가의 구심점이였던 ‘프랭크’와 ‘엘리자베스(베스)’의 아들이였던 ‘바비’의 죽음부터이지 않을까. 조용한 시골 목장에서 울려 퍼진 한 발의 총성. 양 떼를 습격하던 개를 죽인 산탄총이 베스의 십 대 시절 사랑했으나 끝내 상처로 남아버린 ‘게이브리얼’과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버렸다. 죽은 아들인 바비를 게이브리얼의 아들인 ‘레오’에 빗댄 것은 아니지만 십 대 시절의 정열이자 제대로 끝맺음을 못 내렸던 이들은 다시 사랑이란 이름의 ‘불륜’을 행해버리고 만다. 그것도 자신의 시동생인 ‘지미’와 그의 약혼녀 ‘니나’의 결혼식날에 말이다.

작은 마을이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이 게이브리얼을 배척하고 프랭크를 좋아하는 만큼 베스가 그와 만나는 것은 삽시간에 마을에 소문으로 퍼져버리고 만다. 자신의 형을 사랑하는 지미. 베스를 누나로 따랐지만, 결국 그녀를 험담하고 게이브리얼을 죽이겠다고 폭음을 하다 산탄총을 들고 사라져 버렸다. 결코 일어나면 안 될 일이 일어나버렸고. 재판을 준비하면서 그들의 숨겨졌던 십 대 시절과 모든 진상들이 드러나게 되어 버렸다. 과연, 죽은 것은 누구이며, 재판대에 선 것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이 책의 주요 인물인 베스와 프랭크 그리고 게이브리얼의 관계는 정말 시작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 같다. 프랭크가 조금 더 빨리 베스에게 고백했다면, 베스와 게이브리얼이 서로에 대해 더 믿음이 있고, 홧김에 헤어졌더라도 다시 재회를 했다면, 베스가 그의 일기장을 보고 화부터 내지 않고 차근히 따졌더라면, 베스의 아이인 바비가 죽지 않았다면, 게이브리얼이 다시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베스가 게이브리얼과 불륜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고나면 아마도 다들 베스를 가장 부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바로 그녀의 남편인 ‘프랭크’ 때문이다. 그가 그녀에게 보여주는 사랑은 정말이지 엄청나다. 정말 그는 열세 살부터 ‘지금’까지도 베스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그녀의 아이를 못 지켜준 것에 엄청난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다. 그렇기에 그녀의 불륜에 대해서 알게 되었음에도 그저 묵묵히 농장일을 할 뿐이다.

아마 무책임한 캐릭터라면 ‘루이자’를 말할지도 모르겠다. 베스가 게이브리얼과 사귀고 있을 때 그에게 사랑에 빠졌고 결국 그와 결혼하여 아들인 레오를 낳고 결국엔 그녀를 사랑해주는 남자와 불륜에 빠져 이혼을 하고 조용하던 베스의 마음에 불을 지핀.
마치 하와를 유혹하던 뱀과 같은 사람.

이 책은 정말 끝의 끝의 끝까지 반전이 계속된다. 사건의 진행도 시간 순서가 아니라 십대시절의 과거(1955년)-1968년-1969-재판-바비가 살아있는 과거 등의 시간선이 복잡하게 엮여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책을 읽는 데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저 궁금증을 증폭할 뿐이다. 왜 바비가 죽었을까. 왜 그들이 헤어졌어야 했지, 재판대에 선 것은 누구일까. 결국 산탄총에 맞은 것은 누구이며 그걸 쏜 것은 누구일까. 그리고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등등.

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오류를 범하는 것과 같다. 불완전한 끝맺음이 가져오는 엄청난 관계의 파괴이자, 그러한 깨짐 속에서 다시 회복되는 관계성을 보여주는.
정말 완벽하다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소설이다.


#브로큰컨트리
#클레어레슬리홀
#북로망스
#소설 #성장소설 #가족소설 #법정소설
#소설추천 #베스트셀러 #책추천 #서평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