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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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ofanhouse.official에서 모집한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의 표지와 줄거리에 매혹되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미스터리 소설에 천재적인 편집자로 승승장구하던 다치바나가 어느새 도작 사건으로 좌천되고 어느 날 정체불명의 인물 X로부터 ‘완전범죄로 당신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원고를 받으면서 사건이 전개되는데, 단언컨대 절대 한 번만에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진짜로. 저는 한 번 다 읽고 바로 앞장으로 돌아간 뒤에야 비로소 첫 문장의 [오늘, 나는 또 살해당했다.]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글을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아니, 살해당했다면 이미 ‘죽은’상태 일텐데 어떻게 ‘또’라는 반복을 사용할 수 있지? 심지어 ‘멀쩡히’ 살아있는 상태로 말이죠. 물론 이뿐아니라 ‘료스케’라는 단어에도 비밀이 있지만 이건 진짜 책을 읽고 저와 같은 소름을 느끼길 원하면서 생략하겠습니다.

책을 다시 읽으면서 처음에는 그렇구나 하고 넘겼던 [《성스러운 살인귀에게》는 사형수 엄마를 둔 주인공 소녀가 매년 엄마가 적어 보내는 편지를 통해 범죄자의 딸로서 겪어야 했던 갖은 고난을 극복하며 성장한다’라는 내용의 일그러진 모녀애를 그린 소녀의 성장담이었다.] 이 부분 또한 와, 진짜 이 책의 작가는 몇 수 앞을 내다보면서 글을 쓴 것인지 반복해서 글을 읽은 뒤에야 보이는 숨겨진 복선들이 있었습니다.

또 가장 큰 비밀은 [아들은 내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다.], [유괴를 당해도 알아차릴 수 없을 것 같은 이곳은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놀게 할 만한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멈춘 듯 아무도 없는 이 공간이 오히려 아들과 집중해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 [이 순진무구한 보물도 알고 있을까.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을 모두 읽고 있는 녀석이다. 속죄인지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날은 캐치볼을 하고 놀이기구를 타고 놀면서 평소보다 더 ‘평범한 아빠’로서 보냈다. 아들은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이내 즐겁게 놀았다.] 이 부분들이 처음 읽을 때는 ‘아버지’로서 당연히 보여야 할 ‘부성애’적인 면모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진짜 꼭 책을 다 읽고 다시 읽으면 보입니다. 진짜 정말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다치바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극의 살인’이란 뭘까요?라는 질문에 ‘범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살인‘이라는 답을 던지는데 아마 그게 마지막의 결말과 처음 부분의 ’경찰의 방문‘과 오버랩되면서 진정으로 [하지만 물리적인 손상을 입히는 수법이 아니어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육체와 다른 또 하나의 죽음. 이른바 ‘사회적 죽음’이다.]라는 말에 공감을 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결이 조금은 다릅니다. 어떻게 본다면 시간선도 뒤죽박죽처럼 느껴질 수 있고, 범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과연 누구의 독백인지 그리고 작가가 의도하고 헷갈리길 유도하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추리소설에서 반전을 항상 기대하는 저로써는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추리물 자체로 이 책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애매하다는 답변을 드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읽어보시길 권유하고 싶습니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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