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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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의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이제 SF소설은 <대전환>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히 이 소설만큼 복선을 잘 회수한 책이 있을까? 대부분의 sf소설들이 복잡한 시간선을 사용한다. 그런 타임라인이 있어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이 책의 시작부를 볼 땐 정말 17-19세기의 항해를 하면서 ‘빙하’ 너머의 ‘균열’을 찾는 줄 알았다. 갑작스런 코드 박사의 죽음과 그 후에 다시 삶을 반복하면서 평범했던 범선에서 증기선으로 바뀌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이 책을 점점 읽으면서 여러 가지 의문들이 들지만, 그중에도 핵심만 생각하면 첫째, 과연코실 부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둘째, 왜 하필 코드 박사만 그런 것을 ‘악몽’으로 취급하면서 반복하고 ‘라모스’대령이 뒤늦게나마 조금이라도 기억하기 시작했을까. 셋째, 유로파호에서 발견한 일지에서 말하는 ‘그들’은 누구이며, 도대체 왜 이들은 이러한 탐험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물론 이에 대한 해답들은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면 자연스럽게 풀릴 의문이다. 아직 탑승하지 못한 자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차마 다 풀 수는 없지만. 정말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혼란스러움과 지금 나의 ‘현실’로 돌아오기까지 힘들 수 있다고도 생각된다.

이 책에는 허투루 쓰인 단어가 하나도 없다. 심지어 1회차에 라모스 대령의 천공술을 시행할 대 외치는 [트레세 신코 라 비힐리아 데 피에드라]에서 특히 트레세=13, 신코=5에 대한 의문이나 배의 이름이자 비행선, 우주선의 이름인 “데메테르호”라든지 난파선인 “유로파호” 그리고 사일러스 코드 박사의 이름과 아이다 코실 부인의 이름까지도 말이다. 심지어 코드 박사가 중얼거렸던 “항상 번개가 쳐_309p”에 대한 내용마저도 다 회수한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 우주선을 포기할 때가 다가왔다.’_395p 이나 “사일러스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어요. 꽤 많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바라는 만큼은 아니에요. 그러니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해요.”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그 행복이 주는 황홀함에 머무르기를 바라며 잠시 머뭇거렸다.’_403p 이 부분이 슬프면서도 꽤 깊은 여운을 준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진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코드 박사가 왜 이러한 생각을 하는지 왜 그에게만 ‘악몽’이 반복되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주변 상황이 달라지면서 ‘진실’에 다가가려고만 하면 깨지는 것인지,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서 많은 고뇌를 하면서 진정한 진실을 깨닫고 데메테르호 탐사대를 위하여 한 ‘희생’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책은 진짜 서평하기가 너무 힘든 것 같다. 그건 추리소설도 마찬가지이지만. 책의 전반의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는 ‘코드’박사나 ‘코실’부인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왜 그들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는지, 그들이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러한 결말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즐거움을 깨지 않는 선에서 서평을 하는 것은 진정으로 어려운 일인 것만 같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운 좋게도 “탑승”했기에 후회는 없다.

꽤 페이지가 되는 책이지만, 그런 것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좀 더 긴 여정을 함께 하고 싶은, 결말을 빨리 알고 싶으면서도 더 오래 보고 싶은 그런 책이다.

다들 얼른 늦지 않게 <대전환>에 탑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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