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접할때는 페도필리아의 이야기인가, 등교거부 학생의 이야기인가, 검사 부부의 불륜인가 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 소재가 넘쳐난다. 하지만 다 틀렸다. 이 책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본질을 건드리는 '불쾌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그렇기에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아사이 료는 고약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증을 가질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정욕'이다. 정욕이 무엇일까. 성욕과는 어떻게 다르며, 흔히 말하는 사랑과 애정의 감정과는 다른 걸까. 다수파가 옳은 것인가?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으로 하여금 정욕에 대해서 정면으로 마주보게 만들고서 자기는 빠진다. 계속 읽다보면 누구나 '아야코'가 불편할 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나도 내가 '다수'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소수의 사람을 융합시키고 이해해야한다고 여기고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책을 끝까지 다 읽고나면 드는 생각은 오로지 하나다. '아사이 료는 고약하다.'
📚 정욕은 파괴적이고 폭력적이다. 그것은 타자에게 상처를 주고 자기조차 잃고 만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정욕의 문제는 출구가 없다는 점이다. 정욕을 비판하는 것 역시 정욕이듯, 다양성에는 다양성을 부정하는 다양성이 있을 곳이 없다. 관용은 불관용에 대한 불관용일 수밖에 없다. 저주 같다. 우리는 정욕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을 수 없다.
아사이 료는 고약하다.
📚 이번에 체포된 3명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인 야타베 요헤이 용의자(24), 국공립대학 3학년 재학생인 모로하시 다이야 용의자(21), 그리고 앞서 쓴 메시지의 작성자이자 ‘파티’의 리더이며 대형 식품 회사에 근무하는 사사키 요시미치 용의자다.
📚 이 세상 전부는 사람들 몰래 설정된 커다란 목표로 수렴되어 간다는 사실을.
그 ‘커다란 목표’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내일 죽지 않는 것’입니다.
📚 굳이 더 말하자면 가족에게 사랑받고 자라고 좋은 친구와 연인을 만나고 학교를 졸업해 사회인이 되어 자신의 생활 기반을 쌓는 길 안쪽에 사는 한 사람은 범죄에 손댈 확률이 극히 낮아진다. 다만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는지는 자신이 정한 게 아니므로 어쩔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오히려 스스로 그 길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을 만나면 히로키는 격렬하게 초조한 마음을 품게 되었다.
📚 모두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을까, 저마다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일종의 연대감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공유하는 동료의 존재는 든든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서로 긍정해 버리면 안 된다.
📚 이런 일이, 지금까지 인생에서, 여러 번 있었다.
나는 원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비밀을 밝힌다. 상대가 원하는 대로 철저히 듣는 역할을 해내면 어느 날 갑자기 왜 너는 아무 말도 안 하느냐며 화를 낸다.
📚 성적 대상은, 그저 그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뿌리다. 사고의 뿌리, 철학의 뿌리, 인간관계의 뿌리,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의 뿌리.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생애의 원천이다. 다수파의 인간은 이 점을 깨닫지 못한다. 깨닫지 못하고 갖고 있는 행복도 알지 못한다.
📚 사실은 부모와도, 다른 사람과도 인생이나 미래, 온갖 얘기를 하고 싶다. 철학을 드러내며 대화하고 싶다.
친구라는 존재를 경험하고 싶다. 신뢰할 사람에게 고민을 상담하고 싶다. 사랑도 하고 싶다. 만져 줬으면 하는 상대가 나를 만져 줬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을 모두에게 보여 주고 박수로 축복받고 싶다. 평생은 무리일지 모른다고 얼버무리면서도 평생의 서약을 해 보고 싶다. 스스로 만든 가정이라는 게 어떤 건지, 힘든 부분도 포함해 맛보고 싶다. 고독사 이외의 미래를 그리며 살고 싶다.
이제까지 만난 모든 사람, 슈도 사오리도, 사실은 싫기만 했던 게 아니다.
이렇게 호흡하며 살아 있는 나라는 존재 역시, 사실은 사랑하고 싶다.
📚 남자는 남자라는 이유로 거기서 벗어나려는 남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싫어하거나 따돌리는 게 아니다. 용서하지 않는다.
📚 나만이 압도적으로 틀렸고 그 잘못은 반드시 감춰야만 하고 세상에 나가서는 이성 인간에 성욕을 느끼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통이나 평범에서 벗어나 버린 자신이 너무 역겨워 견딜 수 없었다.
📚 인간은 결국, 자기밖에 모른다. 사회란 궁극적으로 좁은 시야를 지닌 개인들의 집합이다. 그런 주제에 늘 한 줌의 인간들이 모든 인간에게 다른 형태로 주어진 욕구의 형태를 정한다.
📚 “특수한 욕구를 지녔다고 해서 뭐든 해도 된다는 건 아니야.”
“아무리 채우지 못한 욕구를 지녔다고 해도 그것을 사회에 화풀이해서는 안 돼.”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야. 어떤 종류의 욕구를 지닌 인간이라도 법률이 정한 선을 넘으면 벌을 받아야 해.”
사회정의를 위해.
📚 인간이 늘 섹* 이야기만 하는 이유는 항상 누군가와 정답을 확인해 보지 않으면 불안해질 정도로 윤곽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도미노의 첫 번째 조각이 쓰러지듯 이제까지의 인생에서 품어 왔던 몇 가지 불가사의가 있어야 할 장소에 쓱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들, 불안한 것이다.
#내돈내산책
#정욕_아사이료지음
#아사이료장편소설
#리드비출판사
#서평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