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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프로파일러 -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앤 울버트 버지스.스티븐 매슈 콘스턴틴 지음, 김승진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마치 사회고발 다큐멘터리나 범죄물을 다루는 영상물처럼 이 책의 저자는 책머리에 이렇게 일러두고 있다.
"트라우마 경고 : 폭력, 살인, 납치,성폭력......적나라한 내용이 표현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책의 곳곳에는 저자의 경고처럼 끔직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사건 중심으로 프로파일링에 대한 발생과 역활을 이야기 하기 때문에 미국을 떠들썩 하게 만든 사건들이 가감없이 펼쳐진다. 15세에 조부모 살해를 시작으로 수많은 여성들을 죽인 연쇄살인범 에드문드 켐퍼는 수사관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할머니를 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을 뿐이에요. 이어서 그는 할아버지가 집에 돌아와서 아내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할아버지도 쏘았다고 덧붙였다." 일반인은 상상할 수 도 없는 잔혹한 범행을 벌이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일정한 명분을 제공하는 범죄자들이 있다. 이른바 'BTK 살인자'(결박하고 고문하고 죽인다 Blind them, Torture them, Kill them) 라고 명명된 범죄자들이다. 이들은 어릴 때에 정신 병리학적 이상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거니와 극단을 오가는 심리상태를 보이는 자들이다. 프로파일러는 사건현장의 면밀한 조사와 범죄유형의 분석을 통해 범인의 습관, 나이, 성격, 직업, 범행수법을 추론하는 기법이다. 저자 앤 울버트 버지스는 정신의학 간호사로서 프로파일링 태동기에 FBI의 수사에 참여하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1세대 프로파일러이다.
"나의 관심사는 이들을 갱생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내게 이들은 범죄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훗날 피해자들을 돕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법한 통찰을 가해자로부터 끌어낼 기회였다." 많은 범죄자들을 면담하면서 정신병리학적인 특성을 범죄자에게 이끌어 내어 일반화한 이론을 도출해 내려 했던 그녀는 냉정한 이성을 견지하면서 프로파일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