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지음 / 해냄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인정신, 시대정신, 민족정신 등등 고차원적인 마음의 움직임을 일컫는 정신이라는 말을 자신의 저서에 쓸 수 있는 철학과 인생이 있어 아주 당당하다. '아무개 정신'이라고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철학과 인생을 남에게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보통은 자신의 허물과 자랑을 남에게 말하기는 아주 어렵다. 저자 고도원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차별의 시대적인 아픔이 있었고 청춘의 고난과 도전은 불합리와 타협의 시대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연세춘추와 인연이 있어 반가웠고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은 깨어있는 잡지여서 좋아했다. 중년에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는 1급 비서관이 된 것은 영예로운 자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글쟁이로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최고의 관직'이라는 표현은 조금은 껄끄럽다. 작가의 위치를 관직의 품계로 평한다는 것은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현대의 통념으로는 어색하기 그지없다. 여하튼 번아웃과 건강이상으로 인해 자연과 명상이라는 세계에 눈뜨는 장면은 저자의 극적인 변신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공동체를 운영하며 명상과 수련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 또한 고도원만의 리더십의 결과이기도 하다. 

고도원 정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매일 새로운 꿈을 꾼다. 그렇다고 현생에 이 모든 것을 이루겠다는 포부는 아니다. 그가 호흡하는 법을 알려 주듯이 가늘고 길게 후세에 이어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손끝, 발끝, 마지막 세포 하나에 있는 노폐물까지 낱낱이 날숨으로 내뿜는다. 그리고 다시 길고, 깊고, 고요하게 들이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