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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묻는다
정용준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이 책은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첫장을 읽자마자 불쾌하고 소름끼치고 무서웠다. 다음을 읽어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만 덮어버리고 싶었다.
이야기는 아동학대피해 이야기를 기반으로 죗값을 제대로 치루지 않은 가해자들에게 사적 복수라도 악인을 처단하기 위함이라면 괜찮은 것인지, 허용할 수 있는지, 죄를 묻지 않아도 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를 통해 이야기를 접할때마다 죽거나 상처입은 아이에게 한것과 똑같은 아니 그보다 더한 고통으로 되갚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법의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인간들을 대신 벌한 이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작가님의 작품중 세번째로 만난 ‘너에게 묻는다‘가 단연코 최고!
분노를 일으키고 슬픔을 느끼게 하고 오싹함까지 범인을 누구 한사람으로 단정 지을 수 없고 그를 악인이라 말할 수도 없는 마음이었다.
유희진은 아동학대관련 프로그램 메인작가이기에 촬영된 영상을 무수히 많이 접하고 있다.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무심히 넘기는 그녀.
두딸을 학대하고 그것을 신의 뜻이라 합리화하며 양육의 책임이 있기에 학대가 아닌 훈계였다 주장하며 개소리를 지껄이는 안인수목사와 아들에게 락스를 먹여 학대한 주성혁등 출소한 아동 학대 가해자들이 연이어 실종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를 이상히 여기던 희진은 안인수목사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김민수, 퀵서비스기사인 그의 배달지역과 실종자들의 지역이 겹쳐 수상히 여기게 된다.
조사하던 중 HTC(학대 피해 아동인권보호및 지원 교육 단체)에서 일하는 장선기와 박기정을 알게 된다. 실종자중 락스아빠 주성혁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의 사인이 처음 알려진 자살이 아닌 타살된 것으로 밝혀지며 점점 더 알수 없는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자식을 학대한 부모들에게 왜 그랬느냐 물으면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답을 내놓는다.
과연 사랑이라는 의미를 그들은 어찌 해석하고 있었단 말인가?
자식을 학대한 부모에 대한 처별은 너무나 약하다. 법원의 판단은 부모와 자식간의 천륜을 끊을수 없는 것이기에 양형을 낮게 선고한다.
그런데 선처를 통해 풀려나 한집에서 같이 생활하게 되는 이들은 과연 평범한 가족으로 돌아갈 수 있나?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나?
관심, 분노, 슬픔, 그것처럼 빨리 사그라드는 불도 없죠. 아무것도 태우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열을 전하지 못한 채 폭죽처럼 터지고 끝납니다. 매케한 냄새만 남을 뿐이에요.p31
가장 잔인한 사람은 나를 모르는 타인이 아니에요. 나를 속까지 알고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죠. p84
법과 윤리를 따르지 않고 한 행동이 법을 어기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해도 자기 윤리에만 맞으면 괜찮나요?p154
누군가의 오늘을 파괴하고 내일을 앗아갔다면, 심지어 생명까지 빼앗았다면, 큰 빚을 진 셈이죠. 그것이 돈이나 물질 같은 거였다면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까지 쳐서 갚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 어리고 계산에 어둡죠. 죽어서 받을 수 없는 아이들도 있고요.p207
비밀은 사람을 보호합니다. 비난과 오해로부터 삶을 지켜주는 단단한 상자죠. 그러나 비밀은 결국 사람을 좁고 어두운 사각에 가두게 합니다. 제 힘으로는 나올 수 없어요.p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