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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평점 :
>>이 책은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00세시대를 넘어 110세 시대에 접어든 요즘 나는 그 중간에 이르고 있다.
장수를 바라지 않으며 70이 넘으면 살만큼 살았다 생각을 하며 연명치료는 원치 않고 선택사를 지지한다.
젊음의 나라를 읽으며 나에게 곧 닥칠 이야기라는 점에서 씁쓸했다. 예전 구병모 작가의 파과를 읽었을때 인상적인 구절이었던 ‘분리수거조차 되지 않는 폐기물’이라는 비유가 여기서도 느껴졌다.
한 사람이 사회에서 어떤 업적을 남겼든 찌질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든 나이 들어 맞닥트리는 마지막은 다 똑같다. 그저 쓸모없고 걸리적거리고 손 많이 가고 그나마 돈이 있다면 조롱이나 괄시를 대놓고 당하지는 않으나 취급은 다 똑같다.
배우가 꿈인 29살 유나라는 객실청소부였으나 해고 당한다. 그녀의 최종목표는 유토피아인 시카모어섬에 입도해서 엘피다 극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시카모어와 MOU체결된 유카시엘 재단에 비정기적 무작위 전산 추첨으로 채용되어 노인복지와 요양원 장례사업 법률자문등 시니어의 모든 것을 전담해주는 곳에 시니어 상담사로 취직한다.
A~F단계까지의 유닛에서 일을 하며 높은 유닛이나 낮은 유닛이나 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괴롭고 외롭고 때론 처참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시카모어섬의 입도는 이루어졌을까? 만일 입도했다면 그곳에서의 생활은 만족할만 했을까? 진정한 유토피아란 존재하는가? 수많은 의문을 품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노인이 되어가는 나,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앉고 있는 나의 자식, 또 그들의 자식…
이런 대물림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런지 우리에게 주어진 큰 숙제이다.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님은 부양해야하고 자식에게는 부양을 바라지 않는 낀세대다.
사회제도에만 기댈수도 없는 노릇인것이 그 사회제도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누군가가 내고 있는 세금. 생각할수록 뫼비우스의 띠다.. 끝이 나지 않는 아니 끝이 날수 없는 물음과 답
P103 늙은 사람들의 특징이 뭔 줄 알아? 이 부분은 너무 뼈 때리는 부분이었으며 동시에 많은 생각이 복잡하게 얽히게 하는 부분이었다.
뭔가가 바뀌려면 갑자기, 확, 아예 뒤엎어지듯 바뀌어야 돼. 그냥 적당히 부드럽고 착하게 굴면 뭐든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흔들어 엎고 부러져야 길이 다시 깔리고 방향이 바뀌는 거야.p71
미움은 미움을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 누군가의 몰락을 바라며 느끼는 쾌감은 옳지 않다.p186
이 땅을 가득 채운 쓸모없는 노인들 때문에 내 젊음이 희생되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내 삶이, 나이 든 누군가를 살리는 수혈 팩에 든 피 같다는 생각이요.p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