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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원을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김경태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9월
평점 :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월급의 209시간, 어디서 왔을까|첫 직원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월급 얘기만 나오면 꼭 따라붙는 숫자가 있어요.
209시간.
직장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도 이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따져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들 보라고 쓴 책에서 엉뚱하게 그 답을 찾았어요. 김경태의 <첫 직원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이야기입니다.
풀이는 이렇더라고요. 1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에 주휴시간 8시간을 얹으면 48시간이고, 여기에 4.345주를 곱하면 208.56시간이에요. 소수점을 반올림하면 209시간이 됩니다. 4.345는 1년 365일을 7일로 나눈 약 52.143주를 다시 12개월로 나눈 값이라고 하네요.
이거 하나 알았다고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는 거 같아요.
책은 손에 쥐어 보면 생각보다 날씬합니다. 보통 실용서보다 한결 얇은 편인데, 두께는 다이어트에 성공했어도 속은 살이 꽉 찬 쪽이랄까요. 직원이 들어오기 전부터 떠날 때까지를 준비, 채용, 근로 관리, 퇴사의 네 단계로 나눠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요.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장만 골라 펼쳐도 되게 짜여 있더군요.

출발점은 운전 이야기예요. 저자는 매달 신규 사업자 강의를 시작할 때마다 교육장에 뭘 타고 오셨느냐고 묻는다고 해요. 무슨 자격으로 운전하시느냐, 면허증은 어떻게 따셨느냐로 질문이 이어지고요. 그 끝에 이 문장이 나옵니다.
"사업자등록증은 적성검사도 시험도 없이 누구나 쉽게 나오는데 사업장이라는 내 자동차에 직원이 탑승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지켜야 할 신호와 도로 표지판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셈입니다."
위반하면 벌금에 형사처벌까지 있는데 왜 근로기준법은 면허도 적성검사도 기초적인 교육도 없었을까. 저자는 이 물음에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어요. 운전면허 필기시험 보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더라고요.
말투는 선배가 상담해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장마다 대표님들이 실제로 던졌을 법한 질문이 먼저 나오고 바로 답이 따라붙어요. "그럼 제가 필요한만큼 일시키고, 주고싶은 만큼 정해서 주면 되겠죠!?" 하는 물음에 "그렇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선을 긋는 식이죠.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이야기는 그다음에야 차근차근 이어지고요.
제 또래가 읽으면 살짝 뜨끔할 대목도 있어요. 면접에서 친해지려고 이것저것 물었다는 대표님에게 저자는 "결혼했어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를 두고 "친근감이 아니라 불법입니다"라고 딱 잘라 말합니다. "부모님 직업이 뭐예요?", "집이 어디에요? 자가입니까?", "차 있어요?"도 피해야 할 질문 목록에 올라 있어요. 한때는 면접장에서 인사처럼 오가던 말들이라 격세지감이 든다고 할까요. 대신 써도 좋은 질문도 함께 실려 있어요. "이전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장기 근무 가능하신가요?" 같은 것들이요.

채용 공고 문구도 고쳐 쓰는 방법까지 보여 줘요. '20대 환영'은 '연령 무관'으로, '서울 출신만'은 '출퇴근 가능한 분'으로 바꾸고, '미혼자 우대'는 아예 꺼내지 않는 식이에요.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라니 말 한마디 값이 꽤 나가겠더군요. 고등학생 아르바이트는 친권자 동의서가 있어야 하고, 하루 근로시간도 7시간으로 묶인다고 해요.
책의 한가운데쯤에 주휴수당 장이 있습니다. 법조문 정의는 "1주일 동안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주는 유급 휴일 수당"인데, 저자는 이걸 이렇게 풀어 줘요.
"쉽게 말하면, 1주일 성실히 일한 근로자에게, 1일치 임금을 더 주는 것"
이 한 문장 덕분에 머릿속이 훤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 15시간을 채우는지 보는 예시가 세 가지 나오고, 시급 10,320원을 그대로 넣은 계산이 정규직, 주 3일 아르바이트, 요일마다 근무시간이 다른 경우로 이어져요. 연차나 법정 휴가를 쓴 주도 개근으로 친다는 설명이 있어요. 한 주 결근해서 주휴수당이 없어져도 다음 주에 개근하면 다시 생긴다는 설명도 있고요.

다른 페이지보다 천천히 정독하듯 읽었던 부분은 주휴수당을 아끼려다 더 큰 손해를 본 사례였어요. 주 20시간으로 계획했던 자리를 주휴수당을 피하려고 주 12.5시간으로 줄인 경우예요. 일이 제대로 안 되고 인수인계 시간만 늘었다고 해요. 한 사람 몫을 여럿이 나누다 보니 채용·교육 비용이 불어나고, 근로자 불만이 쌓여 이직률도 올라갔고요. 기록만 줄이고 실제로 더 일하게 하면, 진정이 들어왔을 때 주휴수당에 벌금까지 따라온다고 해요.
회사에서도 비용 아끼려고 사람이나 시간을 쪼갰다가 남은 사람 몫만 늘어나는 장면,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주 20시간 근무자에게 6개월 동안 시급만 주고 주휴수당을 빼먹은 실제 사례도 실려 있어요. 미지급액이 1,073,280원으로 계산되는데, 노동청 진정 후 사업주가 107만 원에 지연이자까지 지급했다고 하더군요.
부록은 현장 냄새가 가장 진하게 나는 곳이었어요. 노동부에서 연락이 왔을 때, 퇴사한 직원과 분쟁이 생겼을 때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를 다룹니다. 첫머리부터 조사 자체가 곧 처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니 당황하지 말라고 다독이면서 시작해요.

"주변 사장님들도 다 이렇게 하던데요"라는 말에는 프롤로그의 도로 비유가 다시 등장해요. 먼저 건넌 사람이 무단횡단을 했다고 나도 똑같이 따라 하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라는 거죠. 조사 전화가 왔을 때 기억에만 기대 즉답하지 말고 "관련 자료를 정리한 뒤 연락드려도 될까요"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라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직원과의 분쟁은 대부분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고 오해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문장은, 사장님이 아닌 직장인한테도 그대로 통하는 얘기 같았어요.
숫자와 표가 몰려 나오는 장에서는 솔직히 제 눈이 좀 바빴어요. 그래도 장이 끝날 때마다 요약 정리 카드가 한 장씩 붙어 있습니다. 본문에서 헤매던 내용이 거기서 깔끔하게 다시 묶여서 따라가기 수월했어요.
소장 가치도 넉넉한 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6년 최저임금 옆에 2027년 시급 10,700원과 월 환산액 2,236,300원까지 나란히 실어 두었어요. 근로감독에 대비해 평소 챙겨 둘 자료로는 근로계약서, 출퇴근기록, 급여대장과 임금명세서 등이 정리되어 있고요. 본문 곳곳의 QR코드로 동의서 샘플 같은 서식이나 무료 상담 신청까지 바로 이어지게 해 둔 것도 쓸모가 커 보여요. <첫 직원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은 한 번 읽고 꽂아 두기보다는 일이 생길 때마다 꺼내 펼쳐 보게 되는 책이에요.

첫 직원을 앞둔 사장님한테야 두말할 것 없이 든든하겠죠. 저처럼 월급 받는 쪽에서 읽어도 내 시급과 주휴수당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훤히 보여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사장님과 직원이 같은 도로 위에서 같은 신호를 보고 달리게 해 주는 책, <첫 직원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덮으면서 든 느낌이 딱 그랬어요.
10월도 하순에 접어들어 출근길 바람이 제법 쌀쌀해진 수요일이에요. 한 주의 딱 절반을 개근했으니 오늘 저녁엔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주휴수당을 셀프 지급해 볼까 합니다. 좋은 책 만나서 머릿속까지 든든해진 하루였어요.
월급 계산에 붙는 209시간의 비밀부터 노동부 전화에 대처하는 요령까지, 첫 직원을 태우고 근로기준법이라는 도로에 나서는 사장님을 위한 친절한 운전 교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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