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큰돈 없이 부동산 경매로 내집 마련한다
이주현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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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경매는 1등 하는 게임이 아니더라고요, 아재의 첫 경매 공부 <나는 큰돈 없이 부동산 경매로 내집 마련한다> 서평


전입신고를 하루 먼저 했느냐, 근저당이랑 같은 날 했느냐.

그 하루 차이로 낙찰자가 세입자 보증금을 떠안을지 말지가 갈린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저는 <나는 큰돈 없이 부동산 경매로 내집 마련한다>를 읽으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등기소는 오전 9시 이후에야 접수를 받는다는 평범한 사실 하나가 권리 순서를 정해 버린다니, 경매라는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촘촘하게 짜여 있는 거 같더라고요.


10월 첫날이자 목요일이에요. 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서늘해져서 겉옷 하나쯤은 챙기게 되는 때가 왔네요. 몸은 벌써 주말 쪽으로 반쯤 기울어 있는데, 이 책 얘기는 누구한테든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어요.

지은이는 지지옥션 전문위원 이주현 님이고, 메이트북스에서 나왔습니다. 저한테 경매는 늘 전문가들 영역이거나, 사연 있는 집을 싸게 사는 일 정도의 이미지였거든요. 그런데 첫 장부터 그런 막연한 인상을 조금씩 걷어내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느낌이 듭니다.


제일 먼저 반가웠던 건 1장 끝에 붙은 초보자 질문 코너였어요. 그중 "평일에는 바쁜데 직장인도 도전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거의 제 얘기 같았습니다. 공매는 온비드로 전자입찰이 되지만 법원 경매는 아직 전자입찰이 도입되지 않아서, 입찰 당일 법원에 직접 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남은 연차부터 머릿속으로 세어 보려는데 바로 다음 문장에 수수료를 받고 입찰 절차만 대신해 주는 서비스가 점점 늘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어요. 순서가 꼭 질문하는 사람 마음을 미리 읽어 둔 것 같아요.


혼자 할지 대행업체에 맡길지에 대한 답도 솔직해서 좋았어요. 아파트나 빌라 같은 주거용 부동산은 상업시설이나 공업시설에 비해 분석이 까다롭지 않고, 실제로 해결이 어려운 사례는 10%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대행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 법무사, 매수신청대리 등록을 마친 개업 공인중개사뿐이라고 분명하게 알려 주더라고요. 모르고 덤볐으면 엉뚱한 곳에 맡길 수도 있었겠다 싶은 대목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겁을 주는 책이 아니라서 마음이 편했어요.

4장 (권리 인수 여부를 가르는 기준, 말소기준권리)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맛이 납니다. 말소기준권리라는 단어를 처음 봤을 땐 말이랑 소가 왜 같이 나오나 싶었어요. 네, 아재는 이런 데서 못 참습니다.

이 책에서 특이하다고 느낀 건 표였어요. 순서 1, 2, 3 옆에 A 근저당, B 압류, C 가압류 하는 식으로 딱 세 줄짜리 표를 놓고, 어느 권리가 기준이 되고 어느 권리가 사라지는지 같이 따라가게 해 줍니다. 선순위 지상권, 후순위 지상권, 선순위 전세권으로 순서만 살짝살짝 바꾼 표가 이어지는데, 표가 단출하니 낯선 용어가 들어와도 머리가 덜 복잡해지는 거 같아요. 지상권은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용익물권이라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없다는 설명도 그 표 아래에서 슬쩍 들어오고요.


다른 페이지보다 천천히 정독하듯 읽었던 부분은 선순위 전세권 사례였어요. 1순위 A 전세권, 2순위 B 근저당, 3순위 C 압류. 표 내용은 거의 똑같은데 맨 아래 '경매신청' 칸에 누구 이름이 들어가느냐로 결론이 달라지더군요. 전세권도 원래는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없지만, 전세권자가 스스로 경매를 신청했거나 배당요구신청을 했다면 말소기준권리로 탈바꿈한다고 해요. B가 신청한 사건은 "결국 이 사건은 전세권자 A의 배당요구 여부에 따라 낙찰자의 인수 여부가 달라지는 사례입니다"라고 정리돼 있습니다. A가 직접 임의경매를 신청한 사건에서는 뒤에 설정된 근저당과 압류가 모두 소멸해서 낙찰자가 인수할 권리가 없다고 하고요.


칸 하나 차이로요.

6장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은 제일 집중해서 따라간 장 같아요. 대항력은 실제로 입주하고 주민등록까지 마치면 다음 날 0시부터 생긴다고 합니다. 왜 굳이 다음 날일까 궁금했는데, 전입신고는 주민센터에서 처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는 등기소에서 접수하니 같은 날 일이 겹치면 누가 먼저인지 가리기 어려워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월 12일에 전입하고 13일에 근저당이 잡힌 사례에서는 대항력이 13일 새벽 0시에 생기고, 근저당 등기는 오전 9시 이후에나 가능하니 임차인이 앞서게 됩니다. 둘 다 13일이면 대항력은 14일 0시가 되니까, 낙찰자 입장에선 보증금을 따로 물어줄 필요가 없는 안전한 물건이 되고요. 법이라는 게 책상에서만 만든 게 아니고 꽤 현실적인 고민 끝에 나온 거구나 싶었어요.


우선변제권으로 넘어가면 확정일자가 등장해요. 확정일자는 '내 보증금이 몇 번째로 배당받을 수 있는지'를 정하는 요소라고 합니다. 받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 줘요. 주민센터에 계약서 원본과 신분증을 들고 가거나, 인터넷등기소에 스캔본을 올리고 본인 인증을 하면 됩니다. 저자가 "세입자라면 확정일자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덧붙이는데요. 경매에 당장 뛰어들 생각이 없더라도 전세나 월세로 사는 분이라면 이 장만큼은 한 번 읽어 두시면 든든할 거 같아요. 요즘은 전세자금대출 때문에 전입신고보다 확정일자를 먼저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도 있어서, 지금 현실이랑 바로 맞닿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하게 걸렸던 건 권리분석 연습에서 2025년 5월 1일, 2일, 3일, 4일이 줄줄이 나오는 표들이었어요. 전입신고, 확정일자, W은행 근저당이 자리를 바꿔 가며 네 번 나오니까 대항력은 있는데 우선변제권은 밀리는 경우와 둘 다 밀리는 경우가 제 머릿속에서 자꾸 엉키더라고요. 확정일자와 근저당이 같은 날이면 동순위로 보고 금액에 비례해 나누는 안분배당도 나와요. 보증금 2억 원, 채권 1억 원, 배당 총액 1억 5,000만 원으로 임차인 1억 원, W은행 5,000만 원까지 계산해 보여 주는데, 이 계산식은 몇 번이고 앞뒤로 다시 보게 됐습니다. 이런 건 원래 직접 표를 그려 가며 손에 익히는 영역 같기도 하고요.


이 장에서 가장 긴장하면서 읽은 건 실제 사례 하나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차인으로 올라 있고, 공사가 선정한 입주자가 2019년 5월 10일에 전입한 사건이었어요.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대항요건을 갖췄고 확정일자도 받아 둔 임차인이었죠. 그런데 배당요구를 한 날이 2024년 10월 4일로, 배당요구종기일인 2023년 1월 31일이 이미 지난 뒤였습니다. 그 결과 낙찰자가 보증금 8,500만 원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해요. 날짜 하나를 놓친 대가가 고스란히 낙찰자 몫이 된다는 게 꽤 서늘하게 다가왔어요.


10장 (경매 입찰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실용서에서 이런 얘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싶은 장이었어요.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소제목 아래 첫 문장이 "경매 입찰의 목적은 1등이 아닙니다"거든요. 이어서 "경매는 경쟁이지만 승부의 개념은 아닙니다"라며, 본질은 '다른 사람보다 무조건 더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자금 범위에서 안전하게 낙찰받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회사 생활을 이만큼 하다 보면 이기는 것만큼 지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되는데, 그 감각이랑 비슷한 결이라 반갑더라고요.


'혹시 아무도 안 들어오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든다면 권리분석이나 입찰가격에 확신이 부족하다는 뜻이래요. 분석에 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경쟁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클 거라는 대목도 오래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그럴 땐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하고, 낙찰 후 2등과 가격 차이가 크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입찰표는 되도록 몸으로 가리고 쓰라는 대목에선 학창 시절 시험지 가리던 모습이 겹쳐서 피식 웃음이 났어요.


패찰 이야기도 있어요.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단돈 얼마만 더 쓸걸 하는 아쉬움이 한동안 남기도 하지만, 새로운 경매 물건은 계속 나오니 아쉬움을 빠르게 털어내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경매에서 중요한 건 자신이 정한 적정 입찰가격을 지키면서 본인에게 맞는 물건을


기다리는 것.

책 전체에서 느껴지는 저자 목소리는 단호한데 다정한 편인 것 같아요. 소제목만 봐도 "자신이 없다면 포기해라", "패찰했더라도 실망하지 마라"처럼 짧게 끊어 말하는데, 막상 본문은 초보가 어디서 겁먹을지 알고 한 발 앞에서 기다려 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현장을 오래 지켜본 선배가 후배한테 요령을 하나씩 넘겨주는 말투랄까요.


<나는 큰돈 없이 부동산 경매로 내집 마련한다>는 보통 실용서보다 제법 두툼한 편이에요. 한 번 읽고 꽂아 두기엔 아까운 책 같아요. 등기부등본 해석부터 권리분석, 입찰장에서 지킬 행동, 명도까지 표와 사례가 차곡차곡 들어 있으니까요. 언젠가 진짜 경매 물건을 들여다보게 되는 날, 옆에 펼쳐 두고 하나씩 대조해 보기 좋을 거 같거든요. 경매를 하지 않더라도 집 계약서 한 장 쓸 때 어디부터 봐야 하는지 감이 생기는 건 덤이고요.


10월이 시작되니 올해도 이제 석 달 남았네요. 가을은 거두는 계절이라는데, 저는 이번 가을에 공부 씨앗 하나를 제대로 얻어 간 기분입니다. <나는 큰돈 없이 부동산 경매로 내집 마련한다> 덕분에 좋은 선생님 한 분 만난 거 같아 든든해요. 제 지갑에도 말소기준권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월급날을 기준으로 그 뒤에 긁은 카드값은 싹 소멸되게요. 다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남은 목요일도 힘내세요. 주말이 코앞입니다.


하루 차이, 날짜 한 칸 차이로 내 집의 운명이 갈린다는 걸 표와 사례로 차근차근 알려 주는 다정하고 단단한 경매 입문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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