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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 대한검정회 한자 7급 - 한자의 기초를 쫀득하게 붙잡다 ㅣ 쫀득 대한검정회 한자
문해력한자연구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6년 9월
평점 :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재가 펼쳐 본 초등 한자책, 쫀득 대한검정회 한자 7급 서평
표지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때는 떡집 신메뉴 안내문인 줄 알았어요. '쫀득'이라는 글자가 워낙 큼지막하게 박혀 있어서요. 노란 제목 위에 토끼와 곰돌이가 앉아 있고 연필을 타고 날아오르는 아이까지 있으니, 누가 봐도 초등학생 책입니다. 그런데 오십을 코앞에 둔 아재가 이 책을 펼쳐 놓고 입 구, 눈 목을 따라 읽다가 제법 재미를 봤다면 조금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쫀득 대한검정회 한자 7급>은 시원스쿨닷컴에서 나온 초등 한자 급수 대비서예요. 7급 50자를 다룹니다. 먼저 8급 한자 30자를 복습하며 몸을 풀고, 이어서 7급 신출한자 20자를 하루 한 글자씩 5주에 걸쳐 익히는 흐름이더라고요. 1주는 신체, 3주는 위치처럼 주마다 주제가 묶여 있어서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헷갈릴 일은 없을 거 같아요.

하루치 구성도 단정한 편입니다. 한자의 생김새를 이야기와 그림으로 이해하고, 따라 쓰고, 한자어를 문장 속에서 읽고, 빈칸을 채워 문장을 완성하는 네 단계예요.
이 책만의 맛은 첫 단계에 몰려 있는 느낌이 들어요. 口는 "'아' 하고 크게 벌린 입 모양을 보고" 만든 글자라고 설명하고, 目은 동그란 눈동자와 위아래 눈꺼풀을 본떴다고 보여 줍니다. 手는 다섯 손가락을 쫙 편 손 모양이고요. 실제 입과 눈 모양이 한자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화살표로 차근차근 이어 놓아서, 설명을 다 읽기도 전에 그림만 보고 먼저 알겠더군요. 한복 입은 도령과 아씨 캐릭터가 손가락을 치켜들고 설명해 주는 모습도 귀여웠어요.
다른 페이지보다 천천히 정독하듯 읽었던 부분은 10일 차 外, 바깥 외였습니다.

달이 뜬 밤, 등불을 든 아이들 옆에서 어른 한 분이 점을 치는 그림이 나와요. 설명은 이렇습니다. "아침에 치던 점(卜)을 원칙과 다르게 저녁(夕)에 친다고 해서 '밖, 바깥'이라는 의미가 생겼어요." 외출, 외식, 해외를 그렇게 쓰고 살면서도 이 글자 안에 저녁 점 이야기가 들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원칙에서 벗어난 일이 곧 바깥이라는 발상이 오래된 글자치고 꽤 사람 냄새가 나는 거 같더라고요.
예외가 곧 바깥이라니.
회사에 다니다 보면 원칙대로 안 되는 일이 매일같이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씩 바깥으로 나가 있는 셈인가 싶기도 하고요. 바로 앞 9일 차 內는 테두리 안으로 사람이 쏙 들어가는 모습이고, 11일 차 出은 땅을 뚫고 새싹이 고개를 쑥 내민 모습입니다. 세 글자를 이어서 보면 들어가고, 나가고, 싹이 트는 작은 이야기 한 편 같기도 했어요.
한자어 예문에서는 어른 눈이 자꾸 멈추는 곳이 있었습니다. 內外를 설명하는 예문이 "발표는 3분 내외로 준비하면 돼요"인데, 회의실에서 3분 내외라던 발표가 정말 3분 안에 끝나는 건 거의 못 봤거든요. 手下 예문 "이순신 장군은 수하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어요"에서는 팀원들 말을 끝까지 들었었나 싶어 괜히 뜨끔했고요.

솔직히 걸렸던 단어는 名目이에요. 뜻풀이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이고, 예문은 달리기 연습이라는 명목으로 운동장을 뛰어다녔다는 문장입니다. 어른 세계에서 명목이라고 하면 어쩐지 속사정이 따로 있는 말처럼 들리잖아요. 그런데 아이 문장 속 명목은 그저 신나게 뛰어놀 핑계라서 피식 웃음이 났어요. 같은 단어라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온도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싶더군요.
중간중간 나오는 동그란 얼굴 캐릭터들도 정이 갑니다. 안경 쓴 친구가 "이렇게 '口'는 '입'을 뜻하고, '구'라고 읽어요!" 하고 한 번 더 정리해 주고, 페이지 구석에서는 다람쥐가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어요. 문제를 끝낼 때마다 별을 색칠하는데, 별 네 개면 "야호! 오늘 한자 공부 완료!"라는 칭찬이 기다립니다. 세 개면 몰랐던 문제만 복습하고, 두 개 이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식이고요. 아이가 오늘 공부를 어디까지 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짜 놓은 거 같아요.
"아하 이거구나!"라는 작은 코너도 좋았습니다. 첫날 口를 배우면서 耳目口鼻를 살짝 보여 주는데, 이 이목구비가 뒤쪽 사자성어 쓰기 연습에서 다시 나와요. 앞에서 한 번 스쳐 본 말을 뒤에서 또 만나게 해 놓은 배치가 은근히 친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자성어 연습 쪽에는 산전수전, 우왕좌왕, 소탐대실 같은 말들이 줄지어 있어요. 산전수전의 뜻풀이가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모두 겪었음을 이르는 말"인데, 초등학생이 이 말을 또박또박 따라 쓰는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따라 쓰는 건 아이인데 뜻이 몸으로 와닿는 쪽은 아무래도 중년이니까요. 우왕좌왕 풀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하는 모습"이라니, 월요일 아침 사무실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줄 알았습니다.

그 바로 뒤에는 溫故而知新 한 구절만 크게 넣은 페이지가 있어요. "배운 것을 다시 익히면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어요." 8급 복습으로 시작해 7급으로 넘어가는 이 책의 흐름과 딱 맞는 문장이라, 일부러 이 자리에 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마지막 셋째 도전은 출제 예상문제입니다. 한 회에 25문항씩 15회분이 들어 있고, 그림을 보고 한자를 고르는 문제부터 밑줄 친 어휘를 한자로 바르게 쓴 것을 고르는 문제까지 유형이 다양해요. 재미있었던 건 본문에서 익힌 문장이 문제로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2일 차에 배운 五目의 뜻을 묻는 문제가 나오고, 3일 차에 나온 목수는 "목수가 나무를 다듬어 책상과 의자를 만들었다"는 문장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공부한 게 시험장까지 이어진다는 걸 아이도 금방 알아챌 거 같아요.
소장 가치로 보면 챙겨 주는 게 꽤 많습니다. 날마다 QR로 들을 수 있는 한자 챈트송이 있고, 선정한자와 빈출 한자어를 모은 브로마이드도 있어요. 많은 부모님이 막막해하신다는 OMR 답안 작성법은 가이드 영상과 연습용 답안지로 익힐 수 있고, 교사·학부모용 지도 가이드 PDF도 따로 제공한다고 해요. 한자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와 그 옆에 앉아 봐 줄 어른 모두에게 <쫀득 대한검정회 한자 7급>은 든든한 짝이 될 것 같습니다. 저처럼 한자를 대충 눈치로 읽어 온 어른이 들여다봐도 얻어 가는 게 쏠쏠했고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평소 무심히 쓰던 출구, 입구, 외식 같은 말들이 달리 보여요. 저마다 벌린 입 모양이나 새싹, 저녁 점 이야기를 하나씩 품고 있다고 생각하면 흔한 단어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9월의 마지막 화요일, 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出 자 속 새싹은 봄 이야기지만, 가을에 새로 뭔가를 시작해도 늦지 않겠다는 기분이 드는 걸 보면 이 책 덕분에 제 마음에도 싹 하나가 쏙 올라온 거 같아요. 좋은 책 만나서 기분 좋은 한 주의 시작입니다.
예상문제 끝마다 적혀 있던 인사를 빌려 볼게요. 오늘 하루도 다들 手고하셨습니다.
입 모양, 눈꺼풀, 저녁에 치던 점까지 한자마다 담긴 생김새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7급 50자가 쫀득하게 붙어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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