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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마인드셋 - 인생을 바꾸는 10분의 기적
윤수정 지음 / 바이북스 / 2026년 9월
평점 :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한 사람의 성공담을 기대하고 펼쳤다가, 무언가를 접어버린 시간을 먼저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27년 차 초등교사이자 세 아이를 키워온 저자 윤수정의 <모닝 마인드셋>은 새벽 기상을 다루면서도 출발점을 바닥에 두고 있어요. 제자리걸음만 하는 스스로가 못마땅해서, 어렵게 딴 박사학위마저 휴짓조각 같았다고 씁니다. 결국 계획했던 일을 다 접었고, 그 상태를 저자는 이렇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적당히'를 외치며 '편안함' 속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포기를 게으름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문장입니다. 더 다칠 여지를 없애려고 기대를 내려놓는 일이 어떤 시기에는 생존에 가깝다는 것을, 저자는 굳이 변명하지 않고 적어 놓았어요. 그 뒤로 6년이 흐르고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든 생각도 담담합니다. 특별히 불행한 일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행복하지도 않은 상태. 마흔을 넘긴 독자라면 이 서술에서 걸음을 늦추게 될 겁니다.
책의 처방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정한 시각에 못 일어나면 하루를 망친 기분이었다는 저자가 찾아낸 방법은 미라클 모닝을 미라클 데이로 옮기는 것이었어요. 힘들고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 그냥 뭐라도 하는 겁니다. 글쓰기라면 메모장에 끄적이고, 독서라면 타이머 맞춰 10분 읽고, 청소라면 청소기부터 꺼내는 식이죠.

"그냥 하다 보면 그다음 할 일이 떠오른다."
기분이 나아진 다음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고 나서 기분이 따라온다는 순서를 말하고 있습니다. 새벽 기상이 몇 시냐의 경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저자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어 둔 대목이라 신뢰가 갔어요.
중반부에서 루틴과 리추얼을 갈라 설명하는 부분은 이 도서에서 가장 실용적인 자리였습니다. 두 개념을 나누는 기준은 목적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요. 효율을 위해 지켜내려 애쓰는 것이 루틴이라면, 리추얼의 핵심은 마음의 중심을 잡는 데 있습니다. 조건도 구체적입니다. 1~2분 안에 끝나는 간단한 일이어야 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치우는 쪽도 포함됩니다. 아침 커피를 그냥 마시면 습관이지만 그 시간을 마음 정리하는 자리로 삼으면 성격이 달라진다는 예시 하나로 설명이 끝나요. 저자 자신은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마시고 풍경을 사진에 담는 일을 그 자리에 두고 있습니다.

뒷부분의 아티스트 데이트는 이 책에서 가장 낯설고, 동시에 가장 오래 생각하게 만든 개념이었습니다. 줄리아 카메론의 책에서 가져온 말로, 내면의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라고 소개됩니다. 저자가 이걸 붙잡은 이유가 솔직해요. 두 권의 책을 낸 뒤에 오히려 글쓰기가 두려워졌고, 자기 경험을 박박 긁어모아 이미 써버렸다고 느꼈다는 겁니다. 자판을 두들기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노트북을 접어버렸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해법은 더 읽거나 더 짜내는 쪽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정해 무조건 밖으로 나갔고, 5년째 사는 동네인데도 어떤 곳은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고 해요. 카페 한 곳을 점찍어 사장님과 인사하는 사이가 되고, 유리창 너머 사람과 불빛을 바라보다 잊고 지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고 씁니다. 맨발로 공원을 걷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촉촉한 흙과 거칠거칠한 모래알, 물기를 잔뜩 머금은 질퍽한 땅을 하나하나 구분해 적어 둔 대목이 좋았습니다.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조심조심 걸으면 복잡했던 마음이 정리되고, 그날은 잠도 깊었다고 해요. 새벽에 가뿐히 일어난 것이 의지 덕이라기보다 전날 저녁의 결과였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이 챕터의 결론은 커피 종류와 음악을 바꿔 보는 정도의 작은 변수로 하루의 질감이 달라졌다는 관찰이고, 저자는 그 이유를 자기 쪽에서 찾습니다.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다만 읽으면서 걸린 지점도 있습니다. 아티스트 데이트의 조건을 저자는 분명히 '혼자'로 못 박아 두었는데, 맨발 걷기를 지속하다 보니 오가며 인사하는 사람이 생기고 건강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다고 적어요. 혼자 하는 탐험이 관계로 번지는 흐름인데, 앞서 세운 정의와는 어긋납니다. 실천이 개념을 밀고 나간 결과라 오히려 미덥게 읽히기도 하지만, 그렇다면 이 시간이 왜 꼭 혼자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조금 더 있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곳곳에 인용이 촘촘한 것도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대목입니다. 저는 인용된 유명인의 일화보다 저자가 자기 실패를 적어 놓은 자리가 훨씬 힘이 있었어요.
표지를 다시 봅니다. 짙은 보라 속에 방 하나가 있고, 블라인드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번져 있고, 책상 위에 스탠드 하나만 켜져 있어요. 시계 눈금이 그 방을 둥글게 감싸는데 스탠드 목과 책상 선이 그대로 시곗바늘처럼 읽힙니다. 아래쪽 문장은 "우리 함께 새벽 기상을 시작해 볼까요?"입니다. 해내라는 명령이 아니라 청유형인 게 이 책의 성격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판형과 두께도 평범해서 들고 다니며 읽기에 부담이 없었고, 문장도 막히는 데 없이 넘어갔습니다.
여러 책을 받아 읽어오지만, 읽는 동안 지난 한 주에서 저를 위해 쓴 시간이 몇 분이었는지 세어 보게 만드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자신을 위한 시간이 단 몇 분도 없다고 느끼는 사람, 새해 계획을 크게 세웠다가 며칠 만에 접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안내서에서 가져갈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9월 중순으로 들어서니 낮의 열기는 남아 있는데 동트기 전 공기는 먼저 서늘해졌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신호를 가장 이른 시각에 먼저 알아채게 되는 때예요. 길이로 재지 않는 시간, 저자가 카이로스라 부르는 것도 아마 이런 결일 겁니다. 올해가 아직 넉 달 가까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이 계절에 확인해 두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새벽형 인간이 되라고 몰아세우지 않고, 1~2분과 10분이라는 가장 낮은 문턱을 내주는 조용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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