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튀르키예(터키) - 최고의 튀르키예 여행을 위한 가장 완벽한 가이드북, 2027년 개정판 ㅣ 프렌즈 Friends 7
주종원.채미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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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받아 들고 처음 한 생각은 단순했어요. 두껍다, 그리고 무겁다. 한 번에 훑고 덮을 물건이 아니라서 시간을 두고 며칠에 걸쳐 나눠 읽었습니다.


표지는 노란 바탕 위에 짙은 남색 밤하늘이 얹혀 있고, 카파도키아 열기구 몇 개가 별빛 사이를 떠다녀요. 한쪽에 붙은 '생애 첫 여행친구'라는 배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멋을 부린 화보집이라기보다 처음 떠나는 사람 곁에 앉아 순서를 일러 주는 쪽에 가깝겠구나 싶었어요.


<프렌즈 튀르키예(터키)> 2027년 최신판은 8개 지역 60개 도시를 담고, 그리스의 로도스와 코스까지 끌어안은 개정판입니다. 세계문화유산 스물한 곳 안내와 아홉 개의 추천 루트, 이스탄불 상세 지도가 부록으로 붙어 있고요. 앞머리에 2026년 6월까지 모은 현지 정보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물가와 입장료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으니 감안하라고 미리 적어 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 있게 내밀면서도 한계를 먼저 말하는 태도가 이 도서 전체의 온도를 짐작하게 해 줬어요.


읽는 내내 되풀이해서 마주친 말은 포기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8일 핵심 루트에서는 야간버스를 연달아 타면 체력이 남아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17일 역사 루트에서는 다 보려 하지 말고 골라서 보라고 권합니다. 그러다 마지막 준비 파트에 이르러 같은 이야기가 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더군요. "'짐의 무게와 여행의 즐거움은 반비례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행 짐에 관한 말이지만, 이 한 권을 관통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욕심을 줄여야 남는 게 있다는 것.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읽으니, 일정표뿐 아니라 요즘 제 손에 쥔 것들에 대한 이야기처럼도 들렸어요.


의외였던 건 이스탄불보다 작은 도시들에서 이 안내서가 더 다정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시아를 초록 강이 흐르는 왕들의 계곡이라 부르며 돌산과 석굴 분묘, 사과 산지라는 사실까지 챙겨 놓았고, 에르주룸에서는 광장에서 출발해 성채까지 도보 10분, 거기서 신학교까지 5분 하는 식으로 하루 동선을 분 단위로 짜 줍니다. 성채 전망을 소개하면서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서 느긋하게 주변 전망을 감상해 보자"고 덧붙인 대목에서는 저자들이 실제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한 문장이 많다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에요. 별점 하나를 매긴 곳에는 안 봐도 무방하다고 적어 두고, 어느 병원은 저렴하지만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쿠샤다스는 볼거리가 많지 않다고 인정합니다. 남동 아나톨리아는 여름에 40도를 넘으니 아예 가지 말라고까지 하고요. 좋은 말만 늘어놓지 않는 안내서가 결국 더 믿음이 갑니다.


다만 몇 군데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정치 항목은 2026년 현재를 기준으로 갱신해 두었는데 인구 통계는 2021년 자료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개정의 밀도가 항목마다 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숙소를 몇 군데 둘러보고 정하라거나 성수기에도 흥정해 볼 만하다는 조언도, 예약 앱으로 방을 잡는 지금의 습관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였고요. 물론 배낭 하나 메고 걷는 여행자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말일 테니, 이건 책의 흠이라기보다 읽는 사람이 자기 여행 방식에 맞춰 걸러 낼 몫이겠지요.


북유럽 카페를 통해 서평단으로 받은 도서입니다. 그동안 여러 권을 읽어 왔지만 이렇게 두꺼운 실용서를 만난 건 오랜만이었어요. 소설처럼 마음을 흔들지는 않아도, 언젠가 갈 곳을 미리 걸어 보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한 권의 자리는 분명했습니다. 튀르키예를 곧 떠날 사람에게는 실무 교본이 될 테고, 당장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지도를 펴 놓고 하는 예행연습이 되어 줄 겁니다.


8월 중순의 열기가 아직 물러가지 않았습니다. 하필 지금은 아나톨리아 남동쪽이 가장 뜨거울 시기라 책에서도 말리는 계절이지요. 대신 아마시아의 사과가 익는다는 가을을 떠올리며 지도를 한 번 더 펼쳤습니다. 떠나지 못하는 계절에도 여행은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 모양이에요.


욕심을 덜어 낼수록 멀리 간다는 것을, 60개 도시의 정보를 빌려 조용히 일러 주는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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