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식단의 속세맛 다이어트 치트키 - 입은 즐겁게, 몸은 가볍게! 다이어트 강박을 깨부수는 150가지 웰니스 식탁
김민서(내일식단) 지음 / 책밥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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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마흔을 한참 넘기고 나니 식탁 앞에서 자꾸 머뭇거리게 됩니다. 짜고 달고 매운 것을 줄여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막상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손이 먼저 움직이거든요. 그렇게 밤마다 작은 죄책감을 쌓아가던 차에, 북유럽 카페 서평단을 통해 <내일식단의 속세맛 다이어트 치트키>를 받아 들게 됐습니다.


표지부터 솔직히 끌렸어요. '속세맛'이라는 세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다이어트 책이라면 으레 풀때기와 닭가슴살, 무미건조한 식판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 도서는 대놓고 속세의 맛을 지키겠다고 선언하고 있더군요. 가운데 놓인 카레덮밥과 김 올린 밥 사진을 보면서, 적어도 나를 굶기려 드는 책은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17만 구독자를 둔 유튜브·인스타 채널 <내일식단>의 운영자 김민서 님이 펴낸 레시피북인데, 저자가 10년 가까이 온갖 식단을 직접 거치며 추린 원칙이 단 두 가지라고 합니다. 무조건 맛있을 것, 그리고 차려 먹기 쉬울 것. 책을 펼치고 나서야 이 두 문장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레시피로 바로 들어가기 전에 앞쪽 가이드를 천천히 읽었는데, 여기서 벌써 어깨에 힘이 빠지더라고요. 모든 요리를 계량 스푼이 아니라 그냥 집에 있는 밥숟가락으로 잰다는 겁니다. 가루는 한 술에 5g, 고추장이나 땅콩버터처럼 되직한 건 15g, 이런 식으로요. 저울 사놓고 며칠 쓰다 서랍에 넣어둔 사람이라면 이 대목에서 작게 웃게 될 거예요. 가스 불도 필요 없습니다. 전자레인지 하나로 끝낸다는 게 책의 뼈대인데, 달걀을 돌릴 땐 노른자를 꼭 찔러두라거나 껍데기째로는 절대 넣지 말라는 안전 당부까지 살뜰하게 적어두었더군요.


오래 곱씹게 된 건 칼로리를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저자는 칼로리 체크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즉석밥은 315kcal로 딱 떨어지지만 집에서 지은 밥은 물 양과 된밥·진밥에 따라 달라지니 "이건 정확히 300kcal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칼로리란 "'제가 오늘 대략 이 정도 먹었구나'를 체크하는 울타리 정도로만 생각하면 좋다"는 거예요. 숫자에 시달리지 말라는 이 한마디가, 그동안 식단 앱만 들여다보던 제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습니다.


야식과 군것질이 늘 제 약점이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은 단호하면서도 현실적이었어요. 간식을 식사와 식사 사이에 따로 먹지 말고 아예 끼니 안에 넣으라는 겁니다. 점심상에 초콜릿 하나를 처음부터 포함시켜 두는 식으로요. 그리고 밥을 먹고 나면 바로 양치를 하라고 권하는데, 뇌가 '끼니 끝'을 인식하면서 입이 심심한 느낌도 가라앉는다는 설명이 제법 그럴듯하더군요. 거창한 의지력이 아니라 자잘한 습관으로 무너지는 시간을 막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실제 레시피들이 더 미더웠어요. 이 책의 대표 치트키는 칼로리 높은 마요네즈를 무가당 요거트로 바꾸는 발상인데, 이 한 수가 치킨마요 덮밥, 떠먹는 밥버거, 스팸마요 덮밥으로 계속 변주됩니다. 그중 치킨마요 덮밥은 단백질이 20g을 훌쩍 넘으면서 지방은 6g대로 눌러놓아 숫자만 봐도 든든했어요. 크림 유부리소토는 조리 시간이 단 3분인데, 크림소스의 느끼함을 유부가 잡아준다는 조합이 영 의외라 더 해보고 싶어졌고요.


무엇보다 야식파인 제게 솔깃했던 건 디저트 파트입니다. 떠먹는 마늘빵, 길거리 달걀빵, 프렌치토스트까지 빵집과 분식집의 그 단짠을 200kcal 안팎으로 옮겨놓았더군요. 식빵에 알룰로스로 단맛을 내고 치즈 한 장 올려 마무리하는 방식인데, 참으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적당히 채워서 폭주를 막는다는 태도가 한결같습니다. 밤마다 냉장고 문을 열던 손이, 이 정도면 굳이 참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지더라고요.


아쉬움이 아주 없진 않았습니다. 가공 소스나 시판 제품에 기대는 레시피가 적지 않아서, 첨가물까지 깐깐하게 따지는 분이라면 재료를 다시 고르고 싶어질 수도 있겠어요. 다만 이 책이 노리는 게 완벽한 클린식이 아니라 '오늘 당장 지치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한 끼'라는 걸 떠올리면, 단점이라기보다 방향의 차이에 가깝다고 봅니다.


읽고 나서 달라진 건 식단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그동안은 먹는 일마다 잘잘못을 따지듯 굴었는데, 이 책은 그 팽팽하던 줄을 슬쩍 풀어주더군요. 다이어트를 자꾸 내일로 미뤄온 사람이나, 굶는 게 무서워 시작조차 못 하던 사람, 또 저처럼 나이 들수록 입은 못 줄이겠는데 몸은 정직하게 반응해서 난감한 사람이라면 분명 반가울 거예요. 요리에 영 자신 없는 자취생이나 사회 초년생도 숟가락과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첫 끼는 너끈히 차려낼 수 있고요.


서평단으로 받아 며칠 곁에 두고 펼쳐봤는데, 그 며칠 사이 저녁 풍경이 조금 달라진 게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잘 먹는 일과 가볍게 사는 일을 굳이 싸움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이 한 권이 차분히 보여줬어요.


초여름으로 접어들며 입맛도 무거워지고 찬 음식에 자꾸 손이 가는 계절입니다. 이런 때 부담 없이 한 그릇 차려 먹기 좋은 책을 만나, 저녁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가벼워질 수 있다고 다정하게 일러주는, 죄책감 없는 다이어트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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