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바꿔도 인생이 바뀐다 ㅣ 인생 시리즈 2
김태환 지음 / 새벽녘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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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표지가 좀 특이했어요. 신문 한 면을 오려 온 것처럼 위쪽엔 영문 카피가 박혀 있고, 가운데 그림 속 사람은 한쪽으로 엉킨 실타래를, 다른 쪽으론 햇살과 새싹을 떠올리고 있더군요. 그 아래로 짧은 글들이 칸칸이 들어차 있었고요. 보통 자기계발서 표지가 큰 제목 하나로 승부를 본다면, 이 책은 펼치기도 전에 하고 싶은 말을 그림과 글로 미리 늘어놓은 셈이었습니다. 북유럽 카페 서평단으로 받은 책인데, 손바닥만 한 크기에 두께도 얇아서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었어요.


<생각만 바꿔도 인생이 바뀐다>는 김태환 작가의 책이고, <말투만 바꿔도 인생이 바뀐다>에 이은 두 번째 권이라고 합니다. DAY 0에서 DAY 30까지 서른한 개의 짧은 글로 나뉘어 있어요. 처음엔 긍정적으로 살라고 등 떠미는 책이려니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결이 달랐습니다. 우리가 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생각 한 조각이 어떻게 기분을 정하고 행동을 만들고 끝내 삶의 방향까지 틀어버리는지를, 심리학과 뇌과학에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얹어 담담하게 풀어가더군요.


가장 먼저 손이 멈춘 꼭지는 〈바꿀 수 없는 일에 마음을 낭비하지 마라〉였어요. 살다 보면 이미 쏟아진 물을 두고 한탄하거나 내리는 비를 멈추려 애쓰는 식으로, 손을 떠난 일에 매달릴 때가 많죠. 책은 우리가 가장 많이 마음을 흘려보내는 두 대상을 '타인의 생각'과 '지나간 과거'로 짚는데, 이 대목에서 솔직히 뜨끔했습니다. 나를 탐탁지 않아 하는 누군가의 속을 억지로 돌려보려 하거나, 한참 전 실수를 오늘까지 끌고 와 곱씹는 일. 따져보면 둘 다 제가 어쩌지 못하는 영역이더라고요. "심리적 평온함은 문제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바꿀 수 없는 것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용기에서 나온다"는 문장 앞에서, 그동안 평온이라는 걸 너무 수동적으로만 여겨왔구나 싶었어요.


회복탄력성을 다룬 〈인생이 무너져 내렸을 때 필요한 마음가짐〉은 또 다른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그게 타고나는 기질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훈련으로 키우는 '마음의 근육'이라고 말해요. 그러면서 회복이 빠른 사람은 무너진 자리에서 거창한 계획부터 세우는 게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을 먼저 한다고 일러줍니다. 이불을 개고, 물 한 잔을 데워 마시고, 잠깐 걷는 것. 그런 작은 성취가 모여 다시 일어설 힘이 된다는 거예요.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위로가 됐어요. 무너진 사람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각오가 아니라 오늘 하루를 살아냈다는 작은 인정이라는 말이, 어딘가 다정하게 들렸거든요. 책은 혼자 버티지 말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습니다. 곁의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건 약함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라고요.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실패다"라는 메리 픽포드의 말이 이 꼭지 끝에 놓여 있었습니다.


나이를 이야기하는 〈나의 한계를 규정짓는 '나이'에서 벗어나라〉에 이르러서는 한 번 책장을 덮고 천장을 봤어요. 저자는 정작 발목을 잡는 게 늦은 나이가 아니라 나이를 한계로 못 박는 낡은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65세에 전 재산을 잃고도 일흔에 성공한 사람, 일흔이 훌쩍 넘어 처음 붓을 든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제 마음을 친 건 그런 위인담보다 이 문장이었어요. "노화는 단지 주름이 늘어날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고, 더 이상 도전하지 않게 되는 순간부터 사람은 서서히 늙어가기 시작한다." 마흔을 한참 지나온 사람으로서, '이 나이에 뭘'이라는 말로 슬그머니 닫아둔 문이 몇 개쯤 떠올랐습니다. 늙는 건 햇수가 아니라 호기심을 접는 일이라는 말. 한동안 가만히 곱씹었어요.


아쉬움을 굳이 꼽자면, 등장하는 본보기들이 워낙 크게 성공한 인물들이라 가끔 거리가 느껴졌어요. 하루하루 평범하게 버티는 사람의 이야기가 조금 더 섞였더라면 손이 더 잘 닿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건 흠이라기보다 취향에 가까운 말이에요. 짧은 호흡으로 핵심만 또렷이 짚어주는 책이라,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매번 한 가지쯤 생각거리를 쥐여주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었으니까요.


다 읽고 남은 한마디는 결국 '구분'이었어요. 어쩔 수 없는 것은 평온하게 내려놓고, 바꿀 수 있는 오늘에 마음을 쏟는 것. 돌아보면 일이든 사람 사이든, 우리는 손쓸 수 없는 일에 너무 많은 기운을 흘려보내며 지내죠. 그 단순한 사실을 다그치지 않고 차분히 일러준다는 것만으로 이 작은 책은 제 몫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서평단으로 받아 읽은 책들 가운데, 이 한 권은 잠들기 전 머리맡에 두고 한 꼭지씩 넘기기 좋은 자리에 놓이게 됐어요. 새 걸음을 떼기가 망설여지는 분, 지난 일을 자꾸 되감으며 마음이 가라앉는 분이라면 가까이 두고 천천히 펼쳐보셔도 좋겠습니다.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6월이에요. 한낮 볕은 따갑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선선한 바람이 남아 있죠. 이런 날 얇은 책 한 권을 들고 잠깐 숨을 고르는 시간이, 어쩌면 굳어 있던 생각의 방향을 슬며시 틀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평온하게 내려놓고, 바꿀 수 있는 오늘에 마음을 쏟게 하는 단정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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