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달리다: 푸하하 달리기 클럽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임지형 지음, 이주미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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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달리다' 표지)



'로또 같은 사이' - 재민이와 태우

학교에서 맨날 나를 놀려 먹고 괴롭히는 태우가

굳이 '나'에게 햄버거를 사겠다고 한다.

왜?

하필 그 시간에 그 학원 앞만 지나가지 않았다면!

태우를 만날 일 없었는데, 오늘은 정말 운이 나쁜 날이다.

지난번, 탕후루 사건 때, 나(재민)를 그렇게 괴롭혀 놓고 웬 햄버거?

결국은 내가 먹던 햄버거까지 마다하지 않고 다 먹으면서,

갑자기 친한 척을 한다.

뭔가 수상한 태우다!



('여름을 달리다' 표지)


푸하하~~~~~, 찐 재미와 감동이 있는 "여름을 달리다"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라면 같은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이다.

가정 내에서 키우는 자녀 수도 적고

학교 외 마을 공동체도 이제는 거의 사라진 요즘,

아이들은 외롭게 큰다.

또래와 갈등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잘 모른다.

사람 사이에서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을 우리 사회는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을 달리다"는 우리가 놓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것도 지루한 방식이 아니라 유머와 재미와 감동으로~~~

초등 어린이 소설로 완전 추천이다. 중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을 듯하다.

('여름을 달리다' 내용 일부)



우리 아이들에겐 아이들만의 이야기, 서사가 필요하다.



전 세계에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도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어떤 공동체가 전하는 가치는 대대로 이야기를 통해 전해진다.

후대에 전하고 싶은 가치가 담긴 이야기!

"여름을 달리다"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공동체'의 가치가 들어있다.

요즈음 시대,

조금만 싫어도 서로를 적으로 돌리는 아이들 세계에서

나랑 좀 안 맞아도 함께 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감동적인 일인지 느끼게 한다.



('여름을 달리다' 내용일부)



나는 네가 정말 싫어! 못 살게 괴롭혔잖아



이야기는 재민이 입장에서 전개된다.

꼴도 보기 싫은 태우가 불쌍한 척 자기를 도와 달라고 한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괴롭힐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태우는 형들이 뚱뚱하다고 자기를 놀린다며

자신도 달리기를 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거절을 못 하는 우리의 재민이는 결국 '짝짝이 형님'을 소개해 준다.

달리기를 같이 하는 것까지만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재민이는 더 큰 시련을 맞았다.



이제는 나의 이모까지 빼앗아가다니!



태우 녀석 정말 뻔뻔하다!

나랑 똑같은 머리 모양까지 흉내 내더니,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이모의 애정까지 빼앗아갔다! 이모도 미워진다.

태우는 넓은 집에

먹고 싶은 거 맘대로 사 먹을 수 있는 만능 카드도 가지고 있으면서

나의 소중한 할머니와 이모까지 빼앗으려고 하다니!



('여름을 달리다' 내용 일부)



정말 미워 죽겠어! 태우!


재민이 입장에서 태우가 얼마나 얄미울까!

넉살 좋은 태우는 재민이 할머니와 이모가 자기 할머니와 이모인 줄 안다.

정리정돈도 하나도 안 해서 뒤치닥거리는 재민이가 다 해야 하고

밥 잘 먹는 것조차 비교돼서 재민이는 핀잔만 듣고

재민이 입장에서는 가진 것 많은 태우가 자기 것을 다 빼앗아가는 듯해서 얼마나 미울까!

그 모습을 글로 잘 풀어내서 이야기가 정말 즐거웠다.



('여름을 달리다' 내용 일부)


태우는 왜 재민이가 부러울까?



이야기 속 태우는 정말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감정에 솔직하고 정직한 모습이 정말 귀엽다.

태우는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잘 안다. 자기에게 부족한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재민이가 그래서 정말 부럽다.

재민이는 태우 덕분에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들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카드만으로 다 해결되지는 않아!


아이가 자라는 데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여름을 달리다' 가 전하는 이야기에 한 번 귀를 기울여 봐야 한다.

우리가 놓치는 교육은 무엇인지

우리가 바라고 꿈꾸는 공동체 환경이란 어떤 것인지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여름을 달리다' 내용 일부)


우리가 바라는 친구, 우정이란!


이해할 수 없는 태우, 밉생이 태우와 정들어가는 재민이를 보면서

우리가 아이들 관계에서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들인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아이들 관계가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보여주는 이 점이 정말 좋다.

미워하고 싫은 감정은 그대로 인정하고 그럼에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인지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포기해야 할 것, 물러나야 할 것 등 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것도 배운다.

또 운이 좋아 그 친구의 이야기를 알고 이해하게 된다면

남다른 친한 친구를 얻게 되는 과정이 된다.



가까워진다는 것은 그 친구의 서사, 이야기를 듣는 일


그렇게 재민이는 태우의 이야기를 듣는다.

여름을 달리면서.

( 그래서 나이 들수록 남의 이야기 함부로 들으면 안 된다. )

이제 재민이는 태우가 떠난 자리가 그립다.

"텅 비어 보이는 건 내 방도 마찬가지였다"

('여름을 달리다' p154)


정말 안타까운 점은.....



표지가 덜 아름답다.

요즘 아이들 책 표지가 얼마나 감성적이고 예쁜지 모른다.

좋은 이야기가 예쁜 표지를 가진 책들에 밀려 읽히지 못한다면 정말 안타깝다.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고르거나, 선물하는 책을 고를 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표지다.

'여름을 달리다'는 표지가 어딘가 전단지랑 비슷한 느낌을 준다.

왜 그런고 생각해 보니 표지 제목 글자 모양과 띠지를 이용한 부제 때문이 아닐까 싶다.

표지를 보고 그림도 별로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반전!

본문 그림들이 과감하고 동작들도 자유로운 그림체에 표정도 잘 드러나서 정말 좋았다.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고 그림이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고

태우의 동작과 표정은 정말 익살스럽다.

K - 어린이 소설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이 책 완전 추천!



좋은 어린이책 인증!

('여름을 달리다' 표지)

*우리학교 출판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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