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청기를 끼는 산이 >
주인공 산이는 누나를 잃었다.
왼쪽 귀에 보청기를 끼는 산이.
누나가 죽은 후, 어느 날부터 보청기를 끼지 않았다.
산이 보청기를 끼지 않았던 이유는 다른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보청기를 빼버린 산이 모습은
슬픔이 깊어져 외부와 스스로 차단하는 마음을 형상화한 것처럼 느껴졌다.
다른 세계,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많은 애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그러나,
보청기를 끼지 않으면 남은 귀도 소리를 잃고 만다.
이별하지 못한 슬픔에만 빠져 있다면, 지금 현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러니, 다시 보청기를 끼어야 한다.
다만, 천천히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