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썼다는 내편 7편 중 '소요유' 편에 등장하는 대붕 이야기는 정말 유명하다.
엄~~~청나게 큰 새가 '대붕'인데
그 대붕이 때를 만나면 아주 멀리 넓게 오래도록 하늘을 난다는 이야기다.
이때, 작은 새들은 대붕을 비웃는다. 그렇게 높고 멀리 날아봤자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단지, 작은 미물들이 큰 뜻을 가진 대붕의 마음을 어찌 알까 하는 정도로만 이해했는데
얄팍한 이해였다.
저자는 대붕이 되기까지 그 '두께'를 놓치지 말 것을 말한다 (처음 듣는 대붕 해석이다)
제목 '삶의 실력'이란 바로 이런 두께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저자의 말대로 다시 '대붕 이야기'를 보니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 곡식을 모으는 것처럼' 많은 내공을 쌓아야 더 높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뜻이 이해가 된다.
즉, 대붕이 '구만 리 높이'로 '회오리바람을 타고 올라'가는 이유는 바로 그만큼 '공기의 두께여야 자유로이 날 수 있도록 커졌기 때문이다' (p232)
( 그러니까... 더 높이 날기 위해 두께를 쌓았던 것이 아니고, 두께가 쌓이다 보니 더 높고 넓게 자유롭게 날 수 있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
책 처음에
장자는 '기'라는 개념을 중시하고 '변화'를 말하는 철학자라고 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대붕으로 변했다는 것은 그만큼 깊고 넓은 두께를 가진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존재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 본 적 없는 존재를 장자는 보여준다.
그런 존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나의 마음이, 나의 세계가 더 커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