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다는 착각 - 나는 왜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잊어버릴까
차란 란가나스 지음, 김승욱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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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는 착각' 표지)


우리에게는 두 가지 자아가 있다.

바로, '경험하는 자아''기억하는 자아'.

삶의 결정을 내리고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는 자아는 '기억하는 자아'이다.

바로 경험이 아니라 기억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이 무슨 말인가?

지금까지 행복한 삶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넒은 집, 큰 차, 높은 학력, 산해진미 등

나만이 누리는 즐겁고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할수록 행복한 거 아닐까?

기억이 행복에도 영향을 준다니!

이 책 <기억한다는 착각>은 우리 뇌가 기억을 어떻게 다루고 인간은 '왜 기억하는지',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말한다.

< '기억한다는 착각' 서평 모집을 신청한 4가지 이유 >

1. 표지 ; 기억을 나타내는 비유로 '서랍'을 많이 이용한다. 이번 표지도 '서랍 이미지'를 이용해서 기억과 서랍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색깔도 세련된 그러나 바래고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는 '갈색'을 이용했다.

한마디로,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2. 지은이 ; 지은이가 심리학과 신경과학 두 가지 분야 모두에 전문가다. (연구 경력을 보니)

뇌과학 책을 읽다 보면, 우리 내면이 물질적인 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말 궁금한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런 의문을 가졌을 듯하다. 우리 마음은 뇌에 있을까? 심장에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고민을 이해했을 것 같다.

3. 번역자 ; 요즘 연달아 읽은 뇌과학 책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와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를 번역한 분이 모두 '김승욱'이다. 이미 뇌과학에 대한 책을 몇 권 번역한 분이니 믿고 읽어도 될 것 같다.

4. 추천사 ; 역시 이 분이 추천한 뇌과학 책이면 무조건 콜!~~~~~ 바로 박문호 박사님.

우주의 탄생부터 최신 뇌과학, 양자 역학과 물리학, 꿈과 느낌 등등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전 국민에게 불러일으키시는 대가가 추천한 책이라면 표지 냄새라도 맡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 분이 추천한 책 중에 표절된 것이 어찌나 많은지. 도서관에도 없고 아쉽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 장을 넘긴다.

'기억한다는 착각'


('기억한다는 착각' 표지)

지금 이 순간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많은 선택에

'일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때로는 완전한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로 기억이다.'

('기억한다는 착각' p9)

"기억한다는 착각" 차례


('기억한다는 착각' 내용 일부)

책은 위 차례에서 보듯이, 제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 제1장 ; 복습하기 >

'제1장 기억의 기본 원리' 편은 지금까지 연구되어 왔던 '기억'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들을 해설했다. 아마 뇌과학에 대해 관심 있었던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최신 연구 결과들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들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음 '기억'에 대한 탐구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제1장을 꼭 읽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장들을 정말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제2장, 제3장 ; 나만 알고 싶은 '기억'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 >

찐! 놀랍고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로 가득 찼다.

사례와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도 뒤섞여 책은 우리를 놀라운 기억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 부분들을 탐험하는 과정은 진짜 낯설고 신비한 나라로 여행하는 것 같다.

게다가 이 모든 내용들은 우리 뇌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다!



'기억한다는 착각' 내용 속으로

기억은 거짓도 아니고 진실도 아니다.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의 조각들과 현재 우리 주위에 있는 편견, 자극, 신호를 반영해서 그 순간에 재구축되는 것이다.

('기억한다는 착각' p126)


('기억한다는 착각' 내용 일부)



'기억의 경계선'

('기억한다는 착각' 중에서)

가끔 어떤 일을 하다가 순간, 내가 이 방에 왜 왔지? 또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잠깐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바로 '기억의 경계선'을 경험하고 있는 순간이다.

우리 뇌는 '덩어리'로 기억하기 때문에 '기억의 경계선'이 생긴다.

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억을 구슬로 표현한 대목들을 생각나게 한다.

저자 또한 비슷한 표현을 사용했다. '블록'으로.

기억의 구슬, 기억의 블록들.......

많은 영감이 떠오르는 과학적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기억이 곧이곧대로 경험을 모두 기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제 친구랑 차 마신 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그 기억을 떠올리는 데 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어젯밤 열쇠를 둔 곳을 기억하기 위해 어제 있었던 모든 시간을 떠올려야 할지도!

그럼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 뇌에 저장되는 것일까?

'기억은 재구축의 순간 태어난다'(책 p126)

바로 '과거와 현재를 모두 반영'(책 p130) 한다.

이것은 현재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과거를 기억하느냐에 따라서 기억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오호! ~~~~~ )

어떤 영화가 떠오른다.

과거 밤마다 나(주인공)를 깨워서 물을 갖다주었던 동생이 있었다. 그때는 마음 착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동생은 내가 미웠기 때문에 일부러 잠을 못 자게 하려고 밤마다 깨웠던 것이다.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기억이 현재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은 '법원에서 목격자 심문'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에서는 단어 하나만 바꿔 질문했는데 목격자들이 자동차 속도를 좀 더 높게 증언했다.

(오호! ~~~~)

그럼, 기억은 망상이나 환상인가?



살인자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할 때

그 모든 말을 믿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피해자는 사망했고,

살인자의 자백은 살인자가 재구축한 기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살인자의 자백에서 어떤 진술을 신빙성 높게 평가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힌트도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감각'을 좀 더 많이 눈여겨보라고 하고 있다.

뇌과학 지식이 우리 삶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안다면,

이런 지식을 단지 몇몇 전문가만이 이해할 일로 미룰 수 없다.

책은 전문서가 아니라 대중서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관심 있는 모든 분이 읽고 일상에서 잘 활용하면 좋겠다.

(*다만, 처음 뇌과학 책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생소하고 낯선 단어들 때문에 읽기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낯설기 때문이니, 안심하고 이해되는 대로 끝까지 읽어 나가길 바란다. 뇌과학에 따르면, 이 경험이 뇌 속 어딘가에 새겨져 있을 것이고 다음 뇌과학 책을 읽을 때 분명 도움이 된다. )

('기억한다는 착각' 내용 일부)


'기억이 상상이다.

상상력이 기억의 산물'

('기억한다는 착각' p136)

나의 블로그 이름이 '기억과 상상'이다.

처음 블로그를 만들 때, 책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많은 기억들이 모이면 뭔가 새로운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을까 해서 블로그 이름을 '기억과 상상'으로 지었다.

이제 보니, 나의 그런 직관이 틀리지 않았다.

책은 이런 생각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 (나의 블로그 이름에도 과학적 근거가 생겼다.)

한발 더 나아가 '상상력'이 기억에서 온다니!

정말 놀랍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할 이유다.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우리가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돈을 자꾸 잃으면서 도박을 하고

분명 선생님께 야단맞을 줄 알면서도 왜 숙제 대신 핸드폰에 빠지는 걸까?

이를 연구하기 위해 실시한 쥐 실험은 정말 충격!

도파민이 나오는 편도체를 자극받은 쥐는 분명히 전기 충격으로 고통에 빠질 줄 알면서도 계속 전기 자극을 추구했다. 이런 모습은 숙제를 안 하면 분명 야단맞을 줄 알고, 도박으로 돈을 잃으면 패가망신할 줄 알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여기서 도파민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책에서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지만, 기대감을 부추긴다. )

저자가 한 말이 정말 인상적이다.

"뇌의 입장에서 봤을 때 뭔가를 '원하는' 것과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님을 증명한 실험이었다. (책 p161)

('기억한다는 착각' 내용 일부)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 사건을 뇌과학으로 풀다!

유명한 추리 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어느 날 실종되었다.

얼마 뒤, 발견된 애거사 크리스티를 두고 사람들은 자작극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러나 애거사는 자신의 자서전에서도 '그 실종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쓰지 않았다고 한다.

'기억이 나지 않아서'

진짜인가? 거짓말 아닌가?

지금까지 의심했었는데 이를 뇌과학으로 설명했다.

스트레스는 인간의 기억력을 손상시킨다.

영화 '인셉션' 같은 일이 가능할까?

세상에나!

영화 인셉션에서 주인공들은 꿈속에 들어가 '가짜 기억'을 심는 일을 한다.

나의 가장 사적인 영역이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니!

이건 영화에나 가능한 일 아닐까?

놀라운 점이 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결코 일어난 적 없는 사건을 분명히 겪었다고 확신하게 되는 사람의 비율은 평균적으로 세 명 중 한 명이었다" (p244)

와우~~~~

가짜 기억을 진짜로 믿는 일이 실제 가능하다!

이런 지식을 아는 일은 범죄자와 피해자, 범죄 목격자들의 진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등 다양한 법적인 공방에서 진실을 알고자 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다.


'기억'이라는 세계로 떠난 멋진 여행


낯선 것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면 알츠하이머의 조기 신호일지도 모른다.

기시감을 뇌과학으로 해석하고

기억을 잘 하는 몇 가지 꿀팁도 얻을 수 있다.

뇌는 어떤 사건을 더 잘 기억하는지도 알 수 있고

수면과 꿈이 기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실수 기반 학습'으로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렸는지 저자의 경험도 나눌 수 있다.

책은 평소 궁금했던 '기억'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을 실었다.

알지 못하면 궁금해할 수도 없다.

책을 통해 궁금해하지도 못했던 '기억'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까지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기억에 대해 책에서 읽은 이 지식들이 시간이 지나 잊힌다고 해도

나의 뇌 어딘가에 흥미로웠던 내용에 대한 기억들이 새겨졌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른 기억들과 함께 다시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의 기억은

'잘 변하지만 흐물흐물하지는 않'(책 p251) 기 때문이다.


('기억한다는 착각' 내용 일부)

과학 책을 읽는 일은 정말 신나는 모험이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어쩌면 이렇게 멋지고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수록 신비롭고 신비롭다.

아주 작은 원자의 세계에서 거대한 우주까지 이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을 살펴보는 일들은 SF 소설을 뛰어넘는다.

많은 분들이 '기억한다는 착각'을 통해

뇌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고 과학이라는 멋진 세상에

퐁당 빠져 보는 기회를 누렸으면 좋겠다.


('기억한다는 착각' 표지)

*김영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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