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프팅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1
범유진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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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프팅이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평행세계로 갈 수 있'는 것

('쉬프팅' p38)



('쉬프팅' 표지)

< 쉬프팅 방법 >

1. 2층, 4층, 6층, 10층을 순서대로 누른다.

2. 엘리베이터가 10층에 도착하면 다시 5층을 누른다.

3. 5층에 도착하고 다른 세계의 존재가 엘리베이터를 타면,

4. 1층을 누른다.

5. 1층을 눌렀을 때, 10층으로 올라가면 쉬프팅 성공!

('쉬프팅' p39~40)

여기 두 학생이 있다. 고등학생 로아와 도율.

로아에겐 학교가 탈출구다.

아버지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하는 로아에겐 오히려 학교가 탈출구이다.

도율에게는 학교가 지옥이다.

부모님이 형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들고 차주혁이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장소일 뿐.

두 학생 모두 어느 한쪽 세계로부터 탈출하고 싶다.

한 사람은 가정으로부터,

또 한 사람은 학교로부터

이런 이들이 '학교가 없는 세계'로

'쉬프팅'을 하게 된다!

('쉬프팅' 표지)

학교가 없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쉬프팅' 내용 일부)

학교가 없다면!

정말 신나지 않을까?

시험도 숙제도 없고

함께 있기 싫은 친구 얼굴 안 봐도 되고

괴롭힘을 비롯한 학교 폭력 속에서 참지 않아도 되고

하루 종일 의미 없는 공부에 매달려 있지 않아도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를 없애는 것은 한 사회를 바꾸는 일이다.

학교가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학교'란 그 사회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제도이다.

말 그대로 단지 건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 공동체를 이루는 한 부분이다.

'학교'를 운영하고 체계화하는 방식을 살피면

그 사회를 알 수 있다.

학교가 없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상상을 구체화해서 우리 앞에 펼친 부분이 좋다.

범유진 작가가 보여주는 '학교 없는 세상'을 보면서

우리들 각자 또한 '학교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상상을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나'를 찾을 수 있고

내가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도 인식할 수 있어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좋은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쉬프팅' 표지)

쉬프팅 된 곳에 있는 '디마이'가

지금 우리 시대 존재하는 '학교'일지도.

쉬프팅 된 곳에 존재하는 '디마이'는 교육 민영화로 상류 사회 아이들만 다닐 수 있는 '장소'이다.

이 장소를 묘사하는 모습은 어딘지 우리나라 일부 어떤 학교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은근하고 교묘하게 때로는 대놓고

학교를 서열화하고 학생들은 서로를 구분 짓고 차별화한다.

이런 제도는 당연히 기성세대가 만들었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몸으로 차별을 익힌다.

'능력'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면서 졸업한다.

부모님의 지원도 능력의 일부인 것은 당연하다.

인종은 같은데, 사회적 차별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아이들에게 학습시키고 있는 셈이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나라에도 민영화된 고등학교가 분명 존재하고 이곳은 아무나 갈 수 없다.

소설로 형상화한 쉬프팅 곳이 우리나라 학교들을 많이 떠오르게 했다.

'쉬프팅'을 꿈꾸는 이유



('쉬프팅' 내용 일부)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틀에 맞춰 살아간다. 인간은 혼자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 공동체'라는 큰 틀이 꼭 필요하다. 그 틀이 안전과 보상, 따뜻함과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이 틀이 족쇄나 부당함으로 다가온다면?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은 언제 가정, 학교라는 틀에 부당함과 억압을 느끼는 걸까?

이 부당함에 우리 사회의 모순과 욕심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도율과 리아의 고민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이유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당장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율은 '쉬프팅'을 꿈꾼다.

박도율이 꿈꾸는 쉬프팅 된 세상은 어떤 곳일까?

박도율이란 인물이 생생하다.

욕망에 충실한 사람의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때로는 자기중심적이고 때로는 인간적이고 때로는 찌질하고 때로는 어리석은.

도율이 원한 것은 자신도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대우받고 싶었던 것이다.

특히, 형과의 비교에서 오는 능력 차이가 차별로 나타나면서 가정 내에서도 열등감을 느낀다.

학교에서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도율은 오히려 차주혁에게 괴롭힘까지 당하고 있는데

아무도 자신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도율은 '능력 있기'를 원한다. 공부도 잘하고 뭔가 특기도 있다면 모두가 자신을 인정해 주고 알아봐 줄 것 같다.

도율은 지금 세계가 싫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쉬프팅하게 되는데!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진 또 다른 세상에서 결국 행복할까?

그러나, 도율은 여전히 다른 세계로 또 쉬프팅하길 원한다!

도율이란 인물을 통해 상황에 따라 인간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좋아하던 사람에 대한 생각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쉬프팅' 차례)

그럼에도 '학교'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학교가 있어야 할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바로 마지막 부분에 나온

최혜인과 로아가 만나는 장면에서 찾을 수 있다.

'떨어져 있어도 친구는 친구인 거야'

('쉬프팅' p221)

학교는 단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검정고시를 쳐서

중고등학교를 비롯해서 대학교까지 졸업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학업을 마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제도에 찬성하는 이유는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배우는 사회적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단지 공부만 아니라 우정과 사제 간의 정 등

인간에 대한 신뢰와 따뜻함 등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쉬프팅' 표지)

*다산책방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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