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흑역사 - 이토록 기묘하고 알수록 경이로운
마크 딩먼 지음, 이은정 옮김 / 부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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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우리는 뇌에 손상을 입고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완전히 뒤집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볼 것이다.

('뇌의 흑역사' 들어가며 p15)



('뇌의 흑역사' 표지)

'뇌의 흑역사'는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섬뜩하고 무섭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모두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이 실제로 겪은 일이라니!

영화는 가짜지만,

'뇌의 흑역사'는 진짜다.

정말 놀랍고 신기한 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지금 21세기에도 낯설기만 한 뇌 이야기인데,

아주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남긴 많은 지식인, 학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더 이상 비밀과 신비함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만한 생각이었다.

아직도 인간이 풀지 못한 신비하고 알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 '인간의 뇌'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 뇌의 소중함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그냥 오늘 하루 아무것도 안 해도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사실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뇌'에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뇌의 흑역사' - 기묘하고 경이로운 뇌 이야기

('뇌의 흑역사' 책날개 일부)

자신을 뱀이나 개, 늑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서,

자신의 신체인 손과 발이 이질적으로 느껴서 절단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

피아노를 배운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전문 연주가처럼

피아노를 잘 치게 된 사람,

머리카락을 계속 삼켜 위장에서

82센티미터에 달하는 머리카락 덩어리를 꺼낸 아이,

생물학적으로 몇 년을 더 살 수 있었지만, 자신은 죽을 것이라고 믿어서

진짜 죽음을 맞이 한 노인,

자신의 오른손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움직였던 사람 등

정말 기이하고 신기한 사례들이 가득하다.

백과사전 같은 '뇌의 흑역사'


('뇌의 흑역사' 차례)

위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총 12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장의 제목들이 대단히 흥미롭다

  1. '나는 이미 죽었다니까요'

  2. '지하철에 두고 내린 손'

  3. '하루아침에 천재가 된 사람'

  4. '자아가 생긴 손'

  5. '매일 밤 찾아오는 반가운 유령' ......... 등

말도 안 되는 제목들로 가득한 이 책이 설마 과학 책 맞나 싶다

그러나 과학 책 맞다!

그것도 최신 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실제 하나 싶을 정도로 특이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혹시, 과학을 가장한 '유사 과학 책'은 아닐까 싶지만 절대 아니다. 그래서 더 놀랍다.

'뇌의 흑역사'는 올리버 색스가 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다 더 많은 사례들을 담았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뇌 이상에 의해 드러나는 인간 행동의 다양한 사례를 담고 있는데, 책은 에세이같이 읽힌다.



('뇌의 흑역사' 내용 일부)

반면, '뇌의 흑역사'훨씬 더 풍부한 예와 다양한 의학적 정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한 권에 풀어쓴 이상 뇌기능 백과사전' 같다.

비슷한 증상들을 12가지 장으로 나누어 묶고 정리하고 설명했다.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많은 용어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카그라스증후군, 서번트증후군, 앨리스증후군, 외계인손증후군, 명칭실어증, 비현실감장애, 동물저장강박.... 등등.

용어 한마디에 증상이 압축되어 있다. 그래서 학문이란 언어학이라고도 하는가 보다.

우리는 이런 다양한 사례들을 어쩌면 이미 주변 지인을 통해 간혹 들어보았거나 영화에서 봤거나 했을지도 모른다. '뇌의 흑역사'를 읽으면 그 내용을 정리하기에도 정말 좋고 인간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지금 주변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어떤 단서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지은이 ; 마크 딩먼



('뇌의 흑역사' 표지)

저자는 미국에서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자신의 웹사이트와 유튜브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지금도 신경과학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당신이 작가 지망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뇌의 흑역사'

당신이 작가라면 특히 SF 소설가라면, 올해 반드시 읽어야 할 1순위 책이다.

책은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증상 하나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영감을 줄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일은 이 증상을 겪은 환자들은 누구보다도 괴롭고 힘들다는 것이다.

저자가 책 머리말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들을 대상화하지는 말아야 한다.

작가적 양심을 가지고 작품 안에서 이들을 '아름답게' 대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름답다는 것은 '고통을 안고'가는 것이라고 한다.

단지 예쁘기만 하면 '장식품'인 것처럼, 이 환자들의 사례를 물건처럼 다루지는 말아야겠다.

최신 뇌과학 흐름도 맛볼 수 있는 '뇌의 흑역사'


('뇌의 흑역사' 내용 일부)

< 뇌의 바탕은 감정 >

뇌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타르 증후군도 감정을 느낄 수 없어서 가까운 가족을 타인이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세기에는 감정보다 이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점점 감정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단서들을 찾을 수 있는 책이 더 많아지고 있다.

< 뇌 기능은 한 쪽만 작동하지 않는다 >

지금까지 뇌는 우반구 좌반구로 나누어져 있고, 뇌가 담당하는 영역이 나누어져 있다고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그림은 우반구가 주로 담당하고 계산은 좌반구가 담당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니라고 한다. 인간의 뇌기능은 양쪽 반구 모두 거의 '동등하게 사용' 된다고 한다.

오히려, 뇌 기능 서로 간의 '소통' '연결'이 잘못되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평소 '뇌과학'에 관심을 가진 분이 읽는다면 더 풍부하게 뇌 기능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치료하고 싶지 않은 '뇌 이상' 사례

정말 영화 같은 다양한 사례들 중에 마음을 짠하게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매일 저녁 수년 동안 아들 둘이 어머니를 찾아왔다. 어머니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일상 대화를 나누었다. 일주일에 서너 번. 정말 효자들 아닌가? 그것도 둘 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방문한 것이 아니라 농담도 하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아들들은 잘 있으니 어머니께 자기들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어머니의 두 아들은 이미 아주 오래전, 한 명은 십 대 일 때, 또 다른 한 명은 서른 쯤에 목숨을 잃었다.

순간, 어머니에게서 아들들에 대한 강한 그리움이 느껴져서 정말 마음이 짠했다.

이를 '사별환각'이라고 했고 '슬픔에서 비롯된 지각 장애'라고 보았다.

'장애'일지라도 이런 환각은 깨고 싶지 않을 듯하다.

책에서 저자는 '환시'와 '지각'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놀라운 이야기다. 진짜는 아니지만 앞어머니 사례처럼 어머니에게만은 진짜처럼 느껴지고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이다.

"뇌의 모든 기능을 활용하라!"

('뇌의 흑역사' p297)

인간의 뇌는 경이로운 유기적 기계이지만, 모든 기계가 그러하듯 언젠가는 고장 나기 마련이다. 그러니 할 수 있을 때 뇌의 모든 기능을 활용하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즐거움을 탐닉하고 (절제하는 연습도 하고), 깊이 생각하고, 몸을 움직이자.

뇌가 허락하는 모든 일을 해 보자.

('뇌의 흑역사' p297)

오늘 하루 내가 오감을 느끼고

말하고 사고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면,

먼저, 뇌에게 감사해야 한다.

하루 종일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뇌의 흑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나의 뇌'가 나를 위해 이렇게 잘 작동해 주고 있는 일이 새삼 고맙다.



('뇌의 흑역사' 표지)

* 부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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