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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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질 수도 있지.

중요한 건 꿈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기회를 준다는 거야"

('터널 103' 가제본 p41)



('터널 103' 가제본 표지)



'터널 103'은

제4회 창비 * 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대상 수상작이다.

'스위트홈'을 쓴 작가 김칸비가 강력 추천했다.



('터널 103' 가제본)

'터널 103'을 읽기 시작하면 밤을 새울지도 모른다.

우리의 밤을 새우게 만들 자신감이 있다는 작가의 편지가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크리처 스릴러

'크리처'란 단어가 생소해서 검색을 해보니, 주로 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상상 속 피조물, 괴물, 몬스터, 괴생명체 등등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터널 103'에도 '무피귀'라는 괴생명체가 나온다. 이런 뜻에서 이 소설도 크리처 스릴러물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무피귀'는 글자 그대로 '피부가 없는 괴물'이다.

이 무피귀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두려움을 주는 괴물인지, 약점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가는 과정이 소설을 이끈다고도 볼 수 있다.

잠시도 쉴 수 없는 액션 장면들 - '무피귀'들과의 대결

만약 영화나 웹툰으로 만든다면 ..... 좀 장면들이 끔찍할 것 같다. 괴생명체의 생김새 때문에.

글로 묘사된 것과 영상으로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다.

그럼에도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액션 장면들은 긴장감을 준다. 계속되는 실패에 얼마나 아슬아슬한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등장인물들이 결국 살아남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이런 장면들을 영화처럼 구체적인 장면들로 볼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소설에서는 묘사만으로 이 모든 액션 장면들을 설명하고 있어서 대강은 알겠지만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려지지는 않아서 다소 아쉬웠다.

요즘 긴 글을 잘 안 읽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묘사들이 읽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읽는 사람의 요령이 필요하다.

선명하게 그려지진 않아도 대강 이런 흐름으로 무피귀와의 싸움들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면 된다.

너무 글자 한 자 한 자를 해석하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정말 재미있고 스릴 있게 읽을 수 있는 대결 장면들이다.

('터널 103' 가제본과 차례)

'터널 103'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세계

요즘 청소년들은 웹 소설과 웹툰을 보고 자란다.

'터널 103'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첫째 욕이 없다는 점이다.

소설 속에 '욕'을 사용해야 실감도 나고 스트레스 해소도 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

청소년들은 쉽게 모방한다는 점이다. 문제의식도 잘 못 느끼고. '터널 103'에는 욕이 없다!

웹 소설 못지않은 긴장감과 세계관이 있다.

완벽한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작가가 이런 상상을 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을까?

그리고 이런 불확실한 세계 속에 자신을 내던지고 모험을 하는 인물들이 정말 매력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 닮았으면 좋겠다!

공부에만 지쳐서 다른 상상을 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이 이런 용감한 인물들이 나오는 나오는 이야기를 읽고 자신들도 좀 더 용감해졌으면 좋겠다.

많은 웹 소설과 다르게 주인공들의 나이가 십 대 청소년인 점도 좋다.

정말 싫은, 그리고 왕 꼰대 인물인 '황필규' 이런 인물도 세상에 분명히 존재한다.

소설이라 선명하게 부각시킨 면도 있지만 이렇게 권위적이고 통제적이고 이기적인 윗사람 반드시 존재한다. 책으로 이런 인물들을 간접 체험해 보는 것도 분명 앞으로 인생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

이야기는 40여 년이나 갇혀 살았던 터널 속 바위 뒤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다형'의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괴생명체에 대한 진실과 '검은과부거미섬'에 갇힌 '생존자들'에 대한 비밀이 조금씩 밝혀진다. '터널 103'은 바로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오히려 더 소름 끼치는 결말, 기대되는 결말!

'무피귀'라는 괴생명체들과 싸우는 장면이 아니라 오히려 결말에서 소름 끼쳤다.

갑자기 추워지는 느낌!

마지막 '에필로그'가 제일 무서웠다.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갑자기 어디선가 '무피귀'가 나타날 것만 같은 고요함.

그러나 아쉽게도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났다!

말 그대로 아쉽게도!

다음 권이 정말 기대된다. '터널 103'의 지금까지 이야기는 그냥 '프롤로그'에 불과했고 이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찰나! 끝나버렸다.

'에필로그'에서 보여주는 한마을에 퍼져 있는 불안한, 고요한 침묵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터널 103' 가제본 내용 일부)

'터널 103'을 읽고 나서 `

처음 소설 한두 장을 읽었을 때는 영화 '시티 오브 엠버'가 떠올랐다.

어떤 이유로 지하 세계에서 집을 짓고 농사도 짓고 살고 있다는 설정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지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려는 건가? 싶었던 찰나!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무피귀'라는 존재가 설마 진짜 있는 존재인가? 의문스럽기도 했다. 지하세계로 사람들을 가두기 위한 속임수는 아닐까 싶기도 했다.

'터널 103'은 사람들 이야기다.

"그 사람의 인간성은 그 사람 먹는 밥에 소금을 넣어 봐야 안다"라고 한 어느 러시아 할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소설 '터널 103'도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성, 이기적인 사람, 겁 많은 사람, 용감한 사람, 희생하는 사람 등등.... 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나 같으면 이런 상황일 때 어떤 선택을 할까?

책을 읽으면서 이런 고민도 해 보고 지루하고 심심한 일상을 재미있는 상상으로 보냈다.

어렵지 않으면서 새로운 상상의 세계로 빠져 보고 싶은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소설로 권해본다.



('터널 103' 가제본 표지 앞뒤)

*창비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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