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창비청소년문학 119
정은숙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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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투가 매력적인 청소년 문학 신간

창비 신간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은 정말 재미있다.

재미와 감동 둘 다 잡은 청소년 문학이다.

역시, 베테랑 작가의 글솜씨가 돋보이는 명작!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책날개 일부)

이미, 창비 청소년 문학으로 위의 사진에서처럼 세 권의 책을 출간한 이력이 있다.

그간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그의 팬이 될 것 같다.

글솜씨가 진짜 청소년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다.

표현이 너무 과장되지 않고 쿨하다.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분명 어려운데도 진부하거나 신파로 다루지 않는다.

작가의 글쓰기 자체가 꼭 10대 청소년들을 닮았다.

이번 책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도 글투에 반해 계속 읽게 될 것이다.

누군가 '태도가 본질'이라고 했다던데, 이 책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을 읽으면서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표지)

올여름 방학 10대 청소년들에게

우리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필독서

작년 올해, 우리나라 젊은 층뿐만 아니라 많은 서민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사건!

바로 전세 사기!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있는지 정말 안타깝다.

이야기를 그렇게 시작된다.

선빈네도 전세 사기까지 당해 결국 반지하 방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그전까지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선빈은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주인공 선빈은 담담하다.

바로 이 점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선빈은 가족이 위기 상황일 때

어떤 태도를 취할까?

이 모습, 이 삶의 태도가 바로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의 진짜 메시지이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빈처럼 솔직하고 안정감 있고 쿨한 삶의 태도를 또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가 '주민하'이다.

주민하는 선빈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 한마디로 묻는다.

"남자 문제야, 가족 문제야?"(책 p108)

세상에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나 고민이라도 결국은 이 둘뿐이라는, 별거 아니라는 당당한 주민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주민하 또한 만만찮은 가족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이들이 사는 모습, 솔직한 삶의 태도가 건강해서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그전까지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선빈 가족이 그렇게 몰락했을 때, 얼마나 참담하고 자존심 상하고 속상했을까? 하지만, 작가는 그런 감정을 너무 과장되게 절망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주어진 조건 아래서 다시 차근차근히 적응해 나가는 선빈의 모습은 오히려 멋지다.

그렇게 선빈은 세상과 새롭게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내용 일부)

인간이 가진 위대한 능력

아동 학대의 90%는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누군가에게 가족은 끔찍한 학대자 들일 수 있다. 단지 피를 나누었다고 이들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극단적인 질문은 이제 진부한 물음이 되어 버렸다.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가족을 사랑하듯이 이웃도 사랑하는 일이 더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일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류 진화에서도 동시대를 살았던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중 호모 사피엔스 종만 살아남았다. 이 두 종족의 많은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네안데르탈인은 가족 단위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호모 사피엔스는 공동체의 영역이 더 넓었다. 단지, 이 사실이 멸종을 설명할 수는 없을지라도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내용이다.

또, 어떤 책 소개에서 다음 내용을 언뜻 읽은 적 있다.

침팬지들이 커피숍을 운영하는데 다른 동네에 사는 침팬지가 커피를 마시러 왔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 거라고 한다. 동물들은 자기 족속이 아니면 배척한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 사회가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퍼져서 살 수 있는 것은

다른 동네에 사는 인간이 우리 지역 커피숍에 와도 안전하게 커피를 마시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의 테두리를 벗어난 인간들을 받아들이는 능력!

이건 인간만이 가진 정말 위대한 능력이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차례)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내용 일부)

선빈, 그 주변 인물들

선빈도 완전히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된다.

새로 적응해야 하는 두려움과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 이 두 가지가 선빈에게 있었을 것이다.

선빈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무사히 10대 청소년 시절을 마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지, 선빈의 노력만으로 될까? 아니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은 유쾌하면서 따듯하게 선빈의 주변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선빈이 이사 간 동네는 남다르다. 어려워진 선빈네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인 주인집 할머니 덕분에 그 동네로 이사 간 것이기도 하지만.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낯선 이를 만나면 이것도 다 '인연이다'라는 말을 한다.

불교에서 인연은 불가능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잠깐 생기는 관계를 말한다. 생각해 보면, 이것은 결국 '우연'이란 말이다. 인연이란 우연이다.

살면서 만날 수 있는 관계가 그렇게 많지 않다. 우연히 만나는 관계를 아름답게 가꿔 진짜 인연을 만드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서로 안부를 걱정하고 어려움을 기꺼이 함께 한다면 피를 나누지 않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은 그런 가능성을 우리 청소년에게 보여주는 책이다.

경쟁하고 1등 하기 위한 삶이 아니라 같이 함께 걸어가는 삶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 10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표지)

경력 단절 여성의 삶, 전세 사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이야기 등등......

현재 한국 사회 이면을 말하지만,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단지, 작품 안에서 등장인물들의 삶으로 보여준다.

뉴스로도 이제는 잘 보도되지 않는 문제지만, 아직도 삶에서 그 피해를 그대로 겪으면서 한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그들의 일상이 어떨까?

그 일이 내게 벌어진 일이라면!

작가는 한국 사회 문제를 삶의 문제로 다루면서 청소년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했다.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이다!

10대 선빈의 마음을 그대로 살린 작가의 글솜씨!

읽는 맛이 난다.

그것이 이 책을 빛나게 한다.

아마 10대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누가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대신 썼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또한, 그때 자신의 마음이 실은 이랬구나라고 알 수도 있고.

자신의 마음을 아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이렇게

책을 읽는 일이 삶의 태도를 배우고 익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드문 수작이다.

그래서 읽다 보면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다!

선빈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를 서술한 내용 즉, 글이 더 궁금해진다.

그래서 이상한 책이다.

스토리가 중요한 현시대에 이런 독특하지만 멋진 책이 청소년 문학으로 출간되어 정말 기쁘고

많은 청소년들이 꼭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표지)

*창비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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