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중심에 서다 >
세상을 이렇게 바라본 적이 지금껏 없었다.
한국인인 중심이 되어, 한국인의 세계관으로 미국이라는 낯선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이 어떤 일인지 읽어 본 적 없는 소설이다.
이민진의 소설에서 한국인은 그저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한 인간일 뿐이다.
현대 사회에서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한 인간. 인종 차이, 민족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인이라고 하는 특성 또한 한 개인의 여러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다.
오히려 갈등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고집하면서 타문화를 못 받아들이는 세대들, 그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소설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미국인인지 한국인인지에 대한 구분이 전혀 안 느껴진다는 점이다.
미국이라는 낯선 나라를 살아가는 이민자이지만 그전에 한 인간이다.
굳이 한국인이냐 미국인이냐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사랑을 찾고 인생의 의미를 찾으면서 열심히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다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결국 한국인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소설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의 삶, 인생에서 한국인이라는 문화를 가진 사람이 어떤 갈등을 하고 사람들과 살아가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개성을 가진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보편성을 지닌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 보편성이 신선하다.
결국, 구별 짓기와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강자의 논리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세계적이다. 이민진이 세계 작가란 이름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다문화인들이 있다. 그들 또한 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 인간들인 셈이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 속에 다문화인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