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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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이 없을 때 우리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너무나 많다.

('가짜 노동' p12)

('가짜 노동' 띠지 일부)

우리는 모두 '벌거벗은 임금님'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노동'에서 우리 자신을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우리 사회의 '가짜 노동'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취재하고

인터뷰하고 조사하면서 이 책을 썼다.

임금님에게 벌거벗었다고 말한 소년처럼,

저자들도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 '노동'의 실체를 정직하게 되돌아보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보이지 않았던 '노동'에 대한 다양한 면들을 보게 되었고

저자들이 말하는 '가까 노동'이 뭔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노동'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다.

'가짜 노동'을 읽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다르게 생각하고,

노동의 변화, 삶의 변화를 욕망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가짜 노동'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가짜 노동' 표지)

'가짜 노동'을 읽기 위한 소소한 팁

특히, 제1장을 잘 읽어야 한다. 책의 첫 부분에 제일 어려운 이야기들을 했는데

'육체노동에 이어 사무직 노동자들이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한 역사'이다.

이 부분도 지적 만족을 주는데 혹시 어렵다면, 그냥 제2장으로 바로 건너뛰어도 된다.

제2장부터는 다양한 사례들과 자료들을 소개하면서 '가짜 노동'에 대한 여행이 시작된다.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라서 정말 재미있다.

그러니 제1장만 읽고 책을 포기하지 마시길!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다른 누구도 갖지 못한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멋진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공동 집필자

 
 

('가짜 노동' 표지와 책날개 일부분)

한 사람은 우파, 한 사람은 좌파, 그러나 '가짜 노동'에 대한 의견만큼은 서로 일치했다.

(누가 좌파일까? ㅎㅎ,

*유럽에서 우파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우리나라에 오면 아마 좌파라고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

''우리는 여전히 많은 것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지만,

'가짜 노동'의 세계에 들어가 본 이 여행을 통해 인류가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책 p23)

정치 성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가짜 노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부분 일치했다.

('가짜 노동' 띠지 중)

<게으름아, 안녕?> ; '지식 노동'의 실체를 까발리다.

궁극적으로 이런 대학과 경영 대학원 졸업생들을 위해 맞춤 제작된 많은 일자리가 특정 학문의 자질과 지식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과거의 일자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 (중략)..... "대단한 '지식인'이 되리라 기대했던 자신이 일개 '직원'일뿐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가짜 노동' p57)

사회의 진보, 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됨을 뜻했다.

즉, 과거 하루 4시간 노동 혹은 주 15시간 노동의 미래가 올 거라고 믿었던 옛날이 있었다.

그러나 종교 개혁이 자본주의 발달과 맞물려 신은 게으른 자를 구제하지 않는다고 믿게 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신을 믿는 자가 할 일이다. 따라서 게으름은 경시되었고 오늘날 30년 전 노동시간의 단축을 끝으로 더 이상 노동 시간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뭔가 바쁘게 할 일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구원이다.

그럼, 사무직 노동자들은 왜 바쁜가? 그들이 하는 일은 도대체 무엇인가?

지금껏 육체노동을 대신하는 많은 새로운 기술적 진보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사무직 노동자가 어떻게 생겼으며 결과적으로 사무직 노동자가 육체 노동자를 관리하는 체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지 그 과정을 읽는 일은 정말 흥미롭다.

여기서, 좀 더 솔직하고 용감하게 '우리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소리친 경제학자가 있었다.

프랑스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코린느 마이어'가 폭로했다. 사무직 노동의 모습을!

"그는 프랑스 전력 공사에서 낭비하며 보낸 수많은 시간을 가차 없이 폭로했다. 그는 그 회사에서 보낸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없었는지,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멍청하고 무의미했는지 정확하고 잔인한 용어로 냉혹하게 묘사했다. 2004년 <게으름아, 안녕?> 을 발표하면서. "(책 p66)

 
 

('가짜 노동' 표지)

'노동'을 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하는 < 가짜 노동 >

사무직 노동자들이 말한다.

"출장과 회의를 발명해야 했다."

('가짜 노동' p125)

 
 
 

('가짜 노동' 내용 일부들)

< 업무 시간에 이루어지는 비밀 업무 >

인터넷 쇼핑몰 방문 시간이 가장 많은 때는? 월요일에서 금요일, 9시에서 5시 사이!

이는 고용주가 기대하지 않는 업무.

상호 신뢰가 결여되면,

직원은 '업무를 제대로 하는 것과 아무 관계없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한다'(책 p165)

이것이 다양한 '가짜 노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예를 들면,

1. 의료 가짜 노동의 예

"최근에 나는 손 씻기 수업을 듣고 수료증을 얻어야 했어요. 외과의로 30년을 일했어요. 제대로 손 씻는 법도 몰랐다면 오래전에 일을 그만두고 죽었을 겁니다. "(책 p165)

2. 프런트 비용

"회사가 종이와 네트워크 프린터 비용을 추적하길 원했기에 그녀는 네트워크 프린터를 써야 했다. 이 규정에 완전히 질린 그녀는 포기하고 자기 돈으로 프린터를 사서 사무실에 설치했다. 그리고 연말에 자신이 500장짜리 종이 묶음을 몇 개 썼나 셌다. 350 크로네 (약 6만 3천 원)에 산 값싼 프린터 덕분에 3.5일이 절약되었다. "(책 p180)

< 이외에도 책은 >

'가짜 노동'의 다양한 사례들을 전한다.

어떤 것들이 가짜 노동이 되고 어떤 환경이 가짜 노동을 부추기는지도.

우리 삶을 편하게 바꾼 디지털화 즉, 컴퓨터의 사용도 의외로 가짜 노동을 부추기기도 한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했다.

가짜 노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

무위는 고립을 가져온다.

('가짜 노동' p281)

"바빠야 한다"

그래야 내가 유능하고 멋지고 많은 임금을 받을 만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니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가짜 노동'을 하는 편이 낫다고 느낀다.

< 기업 오너들에 의한 악용의 여지 >

정말 조심스러운 이야기들이다.

잘 모르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익에 빠른 기업 사장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주 15시간 노동이 아니라,

사무직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였다.

이것은 남아있는 사무직 노동자들에게는 '업무의 과다'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엉뚱한 곳에 뿌려져 비참하고 위태로운 노동 조건을 영위해야 하는 주변화된 사회 집단을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책 p385)

그러니 다양한 방식으로 현 '노동'의 실제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드러내고 합의해 내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노사 간 상호 신뢰가 정말 중요하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덴마크의 두 학자가 우리의 두 눈에 감긴 붕대를 풀었다.

보기 싫은 진실이라면 다시 두 눈을 가리면 된다. 그러나 얼마나 오래 감고 있을 수 있을까?

아마 전 세계 기업, 일하는 시스템이 조금씩 달라질 것이고 그것이 결국 우리에게도 닥쳐올 것이다.

계속 눈 감고 못 본척한다면...........

<서서히 '가짜 노동'에 눈 뜨게 된다면?>

우리에게 대안은 있는가?

저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대안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눈뜨는 것이 먼저다. 책도 그것에 맞춰져 있다.

 

('가짜 노동' 표지와 내용 일부)

'일에 더 많은 자유'를 가지고 있는가?

('가짜 노동' p327)

사실, 가짜 노동을 줄인다면, 우리 삶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옛날 신분 사회에서 '여유'는 유한계급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요즘 현대 사회에서 '여유'는 심하게 말하면 '무능함'을 떠올리게 한다. 서양에서는 기독교 사상과 맞물려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고.....

임금의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기에 '가짜 노동'은 쉽게 인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짜 노동'에 대한 문제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는 증거일 뿐이다.

상호 신뢰로 "미래에는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사장과 직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책 p274)을 저자는 가져본다.

그 대안은 우리들이 삶에서 노사 간에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특히, 공무직과 사무직에서 '가짜 노동'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본다.

'가짜 노동' 차례

 

('가짜 노동' 차례)

보기 드문 '차례가' 친절한 책이다.

배경지식이 있다면(이 분야에 대해), 차례만 자세히 보아도 책의 내용을 대강 짐작할 수 있고,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책을 다 읽고 핵심 내용을 정리할 때 차례를 참조할 수 있을 만큼,

차례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가짜 노동'을 읽으며

현대 사회는 '노동'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회이다.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강조하고 사교육도 마다 않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핵심인 '노동'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관계, 위치, 내용들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아 너무 안타깝다.

가장 쉽게 학생들이 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바'가 있는데 그 권리조차 모른다.

고 3학생들을 위한 위탁 교육은, 교육이란 이름의 저임금, 무임금 노동으로 변질되어 위험한 일을 고3 학생들에게 시키고 그래서 해마다 목숨을 잃는 일이 뉴스에 나온다.

가장 먼저 책을 읽으면서 부러웠던 것은 '가짜 노동'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노동의 본질을 꿰뚫고 인터뷰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노동에 대한 논의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 이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부럽던지~

그래서 이 책을 꼭 많은 일 하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고등학생 이상 기업의 사장들, 이 책의 핵심층인 사무직 노동자들 모두 말이다.

특히, 고위직 공무원들이 꼭 읽으면 좋겠다.

('가짜 노동' 표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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