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별의식 - “나는 왜 살아야 하나?”에 답하는 한 자살 생존자의 기록
김세연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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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이 지겨웠다.

('세 번째 이별의식' p265)

죽음.....

받아들일 수 없는 상실은 우리의 삶을 죽게 만든다.

저자 김세연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으로 삶이 어지러워졌다.

길을 걷다가 알 수 없는 구덩이 빠져 버린 것처럼.

다음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그 자리를 계속 맴도는 것처럼.

벗어나고 싶지만 다시 그 자리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처럼.

그냥 그렇게 삶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시간들을 보냈다.

그 시간들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런 시간을 10년을 보냈다.

겨우 자신의 트라우마를 인식하고 그것을 치료하는데 또 10년.

그렇게 20년의 삶을 책에 담았다. 그리고 저자의 치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나는 저자 김세연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 그것만으로도 치료라고 믿는다.

 

('세 번째 이별의식' 표지)

생각들이 떠오를 때마다 기록했고

기록을 통해 겨우 내 존재의 의미를 세워 나갈 수 있었다.

('세 번째 이별의식' p44)

'세 번째 이별의식' - '죽음' 이후 20년의 기록

이 책은 ..............

어머니의 자살을 열일곱 살에 목격하고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기억하기 위해서, 또는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하는 기록(책 p142)'이다.

그럼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지우려 할까?

그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읽는 이가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20년의 기록을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성장하고, 내면의 감정을 좀 더 섬세하게 인지하는 저자의 마음을 본다.

 
 

('세 번째 이별의식' 표지)

나 자신을 만나는 노력을 통하여 그것을 건강하게 극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스스로를 조금 더 편하게 느끼기를 바라며, 내면의 내가 중심이 되어 자신을 돌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세 번째 이별의식' p167)

일기 형식의 솔직한 글들

('세 번째 이별의식' 차례)

책은 저자의 솔직한 내면을 그대로 보여 준다.

어떻게 이렇게 내밀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을까?

그 처절한 마음과 용기에 감탄했다.

'그날' 이후 저자는 20년의 기록을 일기로 남겼다.

트라우마는 저자의 삶에서 계속 반복된다. 어떤 날은 좀 더 용기를 내려고 하나 어떤 날은 밀려오는 혼란함과 원망으로 삶의 의지가 꺾이고 또 어떤 날은 다시 희망을 본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저자가 상처를 인지하지 못했던 시간들과 드디어 용기를 내고 '사건'을 마주 보고자 한 시간들,

그러나 상처의 치유 또한 쉽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저자의 섬세한 마음을 따라 20년의 세월을 같이 하다 보면,

우리 또한 인생에서 겪었을 상처, 상실감, 트라우마, 좌절감... 등등이 떠오른다.

그럴 때 우리도 어떤 때는 용기를 내지만 또 좌절하기도 하고 상처받지만 또다시 삶의 의지를 다져보기도 한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처절하게 생의 이면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김세연은 기록했고 우리와 그 삶을 지금 나누고자 한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처 앞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이 되어 가는가?

'아픔을 아픔으로 느끼지 못한 사람, 아픔이라 말하지 못한 사람은 아픔을 겪어 내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책 p91)

너무 큰 상처는 받아들일 수 없다. 어떻게 정의하고 내 삶으로 끌어안아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저 그렇게 현재 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간다.

어지러웠던 10년의 시간들을 김세연은 어떻게 보냈을까?

일기를 보면 그 시간들에 대한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용기, 그리고 그 이후

드디어 저자는 용기를 냈다.

상처를 마주 보기로.

상담을 받고 가족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생의 의지를 찾는 모습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는 긴 세월 동안 저자의 삶 속에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치유하는 그 과정, 10년을 또한 기록하고 있다.

상담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느끼고 경험했던 것,

일상에서 다시 드러나기는 상처들, 그러나 또한 일상에서 받는 위로와 공감들.......

그 구체적인 과정과 마음과 행동들이 잘 나타나 있는 책이다.

 

('세 번째 이별의식' 내용)

불행과 상처에 대한 남다른 통찰 ; 온몸으로 겪어 낸 '세 번째 이별 의식'

불행을 나눈다는 건 어쩌면 함께 나락으로 들어가 보지 않겠냐고

상대를 부추기는 뻔뻔하고 무모한 용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 번째 이별의식' p197))

그러나 그 용기가 '고통을 진정시키고,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었다'(책 p197)

불행, 상처, 무력감... 등의 감정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껴본 사람이기에 그에 대한 성찰과 고백도 더 깊다. 지금 위로가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이별의식' p206)

 

('세 번째 이별의식' 표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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