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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회의론자 -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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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우리 스스로 얻는 거예요. 매일 하는 힘든 일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얻죠.” 그는 이렇게 말하며 사람들의 행동을 촉구한다. “희망을 빌리지 마세요. 우리와 함께 희망을 얻어요.” p.332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며 자란 세대로 ‘희망’을 생각하면 판도라가 열어 버린 상자 속에 남은 유일한 것이 떠오른다. 어릴 때 판도라의 행동을 보며 복창이 터지는 답답한 느낌을 느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판도라에 대한 해석이 달라졌다. 영원히 갇혀 있었을 나쁜 모든 것들이 빠져 나온 것은 안타깝지만 상자를 열지 않았더라면 희망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희망은 문제에 대응하고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다는 분별 있는 믿음이다”라고 표현하면서 낙관과 희망을 구분하는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냉소주의가 사람 간에 전파될 수 있는 것처럼 회의주의도 전파될 수 있다. 서로 의견 차이가 심하게 나는 상황에서도 한 사람이 열린 마음을 보여주면 이를 매개로 다른 사람들이 안전감을 느끼면서 마음을 여는 것이다. P.81

이 책을 읽으면서 <다정한 것이 살아 남는다>와 비교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연대의 중요성과 신뢰를 구축하게 되는 것은 비슷하게 느껴졌지만 회의주의에서 달라지는데 마냥 다정한 사람보다는 희망찬 회의론자가 되고 싶은가 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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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그러진 만화 3 망그러진 만화 3
유랑 지음 / 좋은생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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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최애 캐릭터를 고른다면 망그러진 곰🐻
사실 옆에 햄스터를 더 애정합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스티커도 꾸준히 구매 중인데
책 표지에 투명 스티커까지 줘서 넘 좋았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로 만화도 챙겨보고 있었는데 실물 책을 소장할 수 있어서 기쁘다🥰 거의 다 봤던 내용이었는데 미공개 특별 에피소드가 있어서 재밌게 봤다. 페이퍼 토이는 열심히 만들어봤는데 망그러진 느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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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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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58
그의 이름은 자코메티예요. 다음 달에 뉴욕에서 그의 많은 작품이 전시될 거예요. 그가 성공을 거둔 지 그리고 초현실주의에 영감을 받은 조각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지 20년이나 됐어요. 돈 많은 속물이 그에게도 피카소에게처럼 엄청난 액수의 돈을 지불했지요. 갑자기 그는 자신이 어디에도 가지 않고 자신을 소모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속물들에게 등을 돌리고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팔지 않고 홀로 예술을 추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더러운 옷을 벗지 못하고 무척 가난하게 산답니다. 게다가 저는 그가 더러움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에게 목욕한다는 건 너무 큰일이지요.

얼마 전 베르나르 뷔페전을 다녀왔는데, 특히 사강과의 연결이 흥미로웠다. 아내인 아나벨 뷔페와 사강이 함께 찍은 사진도 매력적이었고 아나벨의 소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뷔페의 사람 그림은 자코메티 조각과도 비슷하기도 하다. 여하튼 같은 예술가이긴 하지만 소설가와 미술가의 만남이 신기한데 보부아르와 자코메티와의 관계도 그렇다. 또 피카소는 뷔페와 식당에서 자녀들이 뷔페의 사인을 받으러 가자 질투심에 식당을 뛰쳐 나갔다는데 피카소와 채플린, 사르트르 등의 식사 자리에서도 채플린에게 관심이 쏠리자 노여워했다는 작은 사건도 재밌었다.

『아주 편안한 죽음』을 집필할 때의 편지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편지에는 짧게 써있지만, 어머니의 죽음 전후로 보부아르의 편지가 뜸했던 것을 보니 그 기간이 고통스러웠고 그것을 넘기기 위해 결국 글을 쓰는 방식을 택한 것처럼 느껴졌다. 소피 카르캥의 『글쓰는 딸들』의 보부아르 이야기만 조금 읽어봤는데 시몬의 동생인 엘렌도 ‘언니에게 글쓰기는 치유의 수단이 될 것이다’라고 한다.

P. 417
저의 에세이는 『제2의 성』이라고 부를 거예요. 프랑스어로 듣기가 좋아요. 또 여자들이 두 번째에 온다는 것과 남자들과 동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 남자 동성애자들을 항상 ‘제3의 성’이라 부르기 때문이지요. 서열은 은연중에 암시되어 있어요. 참으로 두꺼운 책이 될 거예요!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

아직 『제2의 성』은 읽지 않았지만 다음 보부아르의 작품은 『제2의 성』이 되지 않을까? 제목은 익숙하게 알고 있었으나 제목의 의미조차 몰랐는데 알게 되었다. 보부아르가 말하는 여성에 대한 이해도 좋았다.

P. 939
안녕, 내 사랑. 우리의 인사가 마지막 작별 인사가 아니었기를 바라요.

보부아르는 마치 미래를 내다보는 것처럼 초반의 편지에도 안녕이라는 말이 작별 인사가 될까봐 두려워했다. 후반의 편지의 안녕은 거의 작별 인사나 다름 없었다.

얼마 전 본 행복해지는 여러가지 일 리스트에 '편지를 받는 것'이 있었다. 근데 쓰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은 쉽지 않지 않을까. 이렇게 많은 편지를 받은 올그런은 행복했을까? 그가 보부아르에게 쓴 편지도 궁금해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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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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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 형님, 저는 형님의 참동생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로지 당신의 노력의 선물입니다. 이로써 내 앞에는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싸우는 문이 열리었습니다. 다시 만날 동안 길이 행복하소서.‘ p.50

김말봉 작가의 이름을 처음 들어봐서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검색해 보니 작품이 상당히 많이 떴다. 소설을 잇다 시리즈의 두 작가를 잇는 기준이 뭘까 궁금했었는데, 김말봉 작가의 이름이 ‘끝뫼’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이런 기준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선생은 무엇 때문에 소설을 쓰십니까?”라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쓰지”하고 답했다는 김말봉 작가처럼 박솔뫼 작가도 같은 대답을 할까? 박솔뫼 작가는 회사를 다니면서 소설을 쓴다고 알고 있는데, 그에게도 소설은 같은 의미일까?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사실, 질문 자체도 거창한 것 같다. 특히 문학처럼 예술 앞에서는 거창한 의미가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저런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박솔뫼 작가가 쓴 <기도를 위하며>는 <망명녀>를 잇는 작품이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하나의 소설을 잇기로 결심했다면, <고행>이나 <편지>를 골랐을 것이다. 최근 <나혼자 산다>를 보며 비욘세 안무가이자 댄서인 카니가 K-막장 드라마의 “잤니? 잤어? 잤냐고?” 대사를 외치며 좋아했던 것처럼 불륜 스토리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고행>은 해설을 읽고나니 더 재밌게 느껴졌고 특히 <편지>는 오독할 뻔 했는데, 나는 남편의 불륜 대상이 남자였구나(!)로 이해하고 말았다. 아마 <편지>를 이어쓴다면 오해를 잇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박솔뫼의 <기도를 위하여>를 읽으며, <망명녀>를 이어 쓴 것이 가장 잘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서는 김말봉의 인생과 윤숙의 캐릭터를 겹쳐보이며 이어 썼고 에세이에서는 김말봉이 지냈던 교토와 부산을 떠올리며 옛 시대의 작가를 떠올린다는 것이 좋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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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2 - 2세의 귀환 유정천 가족 2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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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책임이 있어. 계획성 없이 사는 망나니랑 세상을 등지고 우물에 틀어박힌 녀석하곤 다르다고. 난 내 방식대로 할거다." p.211

너구리를 떠올리면 귀엽기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음흉한 구석이 있을 것 같은 동물이기도 하다. 겉은 보들보들하지만 안에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책은 판타지라서 너구리들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너구리들은 사실 사람들과 닮았다. 일본은 사토리 세대라고 표현하지만 일본의 10년 뒤 모습이 우리나라와 닮았다는 말이 있듯이, 요즘 한국 젊은이들과도 미묘하게 닮은 점이 있었다. 특히 히키코모리인 둘째나, 욜로를 지향하는 것 같은 야사부로가 그렇다. 장남이라고 나름 책임감이 있는 첫째도 사람과 비슷하다. 낙천적이긴 하지만 '즐거우면 됐지'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던 야사부로가 이 책에서는 뭔가 노력하려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야사부로가 어머니와 함께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지금은 청년이 노력할 장면이니까.' 우리 위대한 할머니는 무엇을 노력하라는 걸까. (중략)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노력할게요." p.208

온천과 연결되는 지옥의 모습도 재밌었다. 너구리들이 등장하는 것도 판타지지만 배경이 바뀌니 더 판타지를 읽고 있는 것 같았다. 또 최근 재밌게 봤던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도 떠올랐다. 드라마에서 잠깐 보여준 지옥의 장면이 겹쳐졌다. '죽음'을 하찮게 수단으로 생각한 주인공 이재가 괘씸하여 '죽음'은 이재에게 벌을 내리지만, 결말을 보고나니 '죽음 혹은 신이 이재를 정말 아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야사부로도 비슷한 의미로 주변인들이 꽤 아끼고 있는 너구리같이 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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