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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나가다 ㅣ 소설, 향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평점 :
‘미래에 꺼내 쓸 빛을 품은 소설’ p.4
Cephaz란 가수의 <On a mange le soleil>라는 노래가 경쾌해서 요즘 자주 듣고 있다. 우리는 태양을 먹고, 별을 먹고, 하늘을 먹는데 나중에 꺼내 쓸 희망을 품기 위해서라는 내용이다. 서문을 읽는데 딱 이 노래가 떠올랐다. 태양, 별, 하늘처럼 이 소설도 내게 그런 자양분이 되길 바라며 읽었다.
존재의 형태가 바뀌었을 뿐, 사라진 건 없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녹은 눈과 얼음은 기화하여 구름의 일부로 소급될 것이고 구름은 다시 비로 내려 부지런히 순환하는 지구라는 거대한 기차에 도달할 터였다.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 것, 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 이번 겨울에 나는 그것을 배웠다. p.132
누구나 언젠가 겨울을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 겨울의 길이나 혹독함, 차가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비교적 쉽게 넘어갈 수 있어도 어떤 누군가는 아예 넘어서기 힘들기도 하다. 이 소설의 인물들도 그랬다. 스물 다섯의 고독한 다현이의 죽음이 가장 마음 쓰였다.
부모님이 어릴 때 겪었던 가장 힘든 시간, 잠든 어린 소녀의 곁으로 다가가 쓰다듬어 주고 싶은건 다 비슷한 마음이구나를 느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