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58그의 이름은 자코메티예요. 다음 달에 뉴욕에서 그의 많은 작품이 전시될 거예요. 그가 성공을 거둔 지 그리고 초현실주의에 영감을 받은 조각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지 20년이나 됐어요. 돈 많은 속물이 그에게도 피카소에게처럼 엄청난 액수의 돈을 지불했지요. 갑자기 그는 자신이 어디에도 가지 않고 자신을 소모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속물들에게 등을 돌리고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팔지 않고 홀로 예술을 추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더러운 옷을 벗지 못하고 무척 가난하게 산답니다. 게다가 저는 그가 더러움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에게 목욕한다는 건 너무 큰일이지요. 얼마 전 베르나르 뷔페전을 다녀왔는데, 특히 사강과의 연결이 흥미로웠다. 아내인 아나벨 뷔페와 사강이 함께 찍은 사진도 매력적이었고 아나벨의 소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뷔페의 사람 그림은 자코메티 조각과도 비슷하기도 하다. 여하튼 같은 예술가이긴 하지만 소설가와 미술가의 만남이 신기한데 보부아르와 자코메티와의 관계도 그렇다. 또 피카소는 뷔페와 식당에서 자녀들이 뷔페의 사인을 받으러 가자 질투심에 식당을 뛰쳐 나갔다는데 피카소와 채플린, 사르트르 등의 식사 자리에서도 채플린에게 관심이 쏠리자 노여워했다는 작은 사건도 재밌었다.『아주 편안한 죽음』을 집필할 때의 편지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편지에는 짧게 써있지만, 어머니의 죽음 전후로 보부아르의 편지가 뜸했던 것을 보니 그 기간이 고통스러웠고 그것을 넘기기 위해 결국 글을 쓰는 방식을 택한 것처럼 느껴졌다. 소피 카르캥의 『글쓰는 딸들』의 보부아르 이야기만 조금 읽어봤는데 시몬의 동생인 엘렌도 ‘언니에게 글쓰기는 치유의 수단이 될 것이다’라고 한다.P. 417저의 에세이는 『제2의 성』이라고 부를 거예요. 프랑스어로 듣기가 좋아요. 또 여자들이 두 번째에 온다는 것과 남자들과 동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 남자 동성애자들을 항상 ‘제3의 성’이라 부르기 때문이지요. 서열은 은연중에 암시되어 있어요. 참으로 두꺼운 책이 될 거예요!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아직 『제2의 성』은 읽지 않았지만 다음 보부아르의 작품은 『제2의 성』이 되지 않을까? 제목은 익숙하게 알고 있었으나 제목의 의미조차 몰랐는데 알게 되었다. 보부아르가 말하는 여성에 대한 이해도 좋았다. P. 939안녕, 내 사랑. 우리의 인사가 마지막 작별 인사가 아니었기를 바라요. 보부아르는 마치 미래를 내다보는 것처럼 초반의 편지에도 안녕이라는 말이 작별 인사가 될까봐 두려워했다. 후반의 편지의 안녕은 거의 작별 인사나 다름 없었다. 얼마 전 본 행복해지는 여러가지 일 리스트에 '편지를 받는 것'이 있었다. 근데 쓰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은 쉽지 않지 않을까. 이렇게 많은 편지를 받은 올그런은 행복했을까? 그가 보부아르에게 쓴 편지도 궁금해진다.*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