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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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단편은, 헤밍웨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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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법칙 - 글로벌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의 문제 해결법
톰 켈리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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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하며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할지, 그 아이템을 어떠한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지 항상 고민 중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에 따라갈 길도, 정해진 답도 없다. 소비자들의 숨겨진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인 터라, 정작 그 대상인 소비자 역시 답을 알고 있지도 않다. 어디에 물어도, 고민해도 쉽사리 나오지 않는 답. 달려 나가는 도중에도 이 방향이 맞을까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는 과정이 창업인 듯싶다. <창의성의 법칙>은 창업의 고민 과정에 도움이 되는 법칙을 담아내고 있다.


놀랍게도 <창의성의 법칙>은 창업에 대한 책은 아니다. 해당 책에서 다루어지는 기업인 아이디오는 디자인 컨설팅 그룹이다. 아이디오 (IDEO)를 짧게 소개하자면,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산업 디자인 대상’을 10년 연속으로 수상하며 ‘가장 혁신적인 기업 25’에도 선정된 미국의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그룹"이라 할 수 있다. 고객 관점에서 더 나은 디자인을 제시하고, 미래의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창의성의 법칙>은 아이디오에서 적용하고 있는 이노베이션을 위한 15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그 법칙은 아래와 같다.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법칙이라 서평 속에도 담아둔다.
법칙 1 - 창의성을 발휘하라
법칙 2 - 유쾌한 회사를 만들어라
법칙 3 - 이노베이션을 시작하라
법칙 4 - 브레인스토밍으로 실천하라
법칙 5 - 팀이 개인보다 강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법칙 6 - 살아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라
법칙 7 - 일하는 환경을 정비하라
법칙 8 -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라
법칙 9 - 눈앞의 문제를 뛰어넘어라
법칙 10 - 다양한 경험 안에서 발전하라
법칙 11 - 꾸준한 경쟁을 통해 깨달아라
법칙 12 - 때로 위험 속에서 성장하라
법칙 13 - 단순함에 집중하라
법칙 14 - 더 멀리 보고 준비하라
법칙 15 -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

언뜻 보기에는 단순하고, 전형적으로 읽히는 문구다. 하지만 클리셰적인 법칙들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다가온다. 아래 아이디오가 실제로 고민하고, 고안해낸 디자인 사례들을 담아내고 있는 덕이다.

제품 개발, 특히 디자인적 측면에 주목한 이노베이션 법칙들을 담아내고 있었지만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창업의 관점에도 똑같이 유효한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대중의 인식을 고려한 변화의 속도에 대한 내용과 아이디오가 제품을 대하는 관점은 마음에 와닿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 “일반 대중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받아들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기민한 관찰은 그런 변화의 사이클을 단축시키고, 또 사용자에게 그 변화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을 마련해준다.”
새로운 제품을 고민하기에 미래를 놓치지 않고 고민하되, 그 속도는 대중에 맞추어야 한다.

  • "우리는 이따금 명사가 아닌 동사의 관점에서 제품을 생각한다."
제품 역시 이상화한 명사로 보아서는 부족하다. 우리 옆에 살아숨쉬는 사람들, 잠재적인 고객들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사용할 지 동사로 상상해 보아야 한다.

실제 사람들과 함께할 미래의 모습을 꿈꾸되, 편안하게 받아드려질 수 있는 속도를 조절하기.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 일도, 그 미래를 생생하게 꿈꾸는 것도, 또 다가올 속도를 가늠하는 것도. 하나하나가 모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를 이룰 때야 진정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P. 47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제품들은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을 면밀하게 관찰한 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만든 물건이라는 점이다.
...
우리는 해당 제품을 사용할 소비자들과 직접 만난다.

P. 61
당신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고객 집단의 관심과 욕구를 진정으로 파악하고 싶다면, 그들을 관찰하고 공감하면 그들이 가진 미묘한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P. 128
대학의 미식축구 팀은 해마다 바뀌었지만, 선수들이 마음속으로 코치에게 던지는 질문은 늘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 질문은 다음의 세 가지였다.
  • 당신은 내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 나는 당신을 신뢰할 수 있는가?
  • 당신은 우리 팀의 성공을 약속하는가?

P. 161
신속하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한마디로 말해서 해답을 얻기 전에 미리 행동하는 것이다. 용감하게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며, 장애물을 극복하고 바른 길로 가는 것이다.

P. 167
이미 만들어진 시제품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여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손쉽게 수용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값비싸고 복잡한 특징을 제거하는 등 결정적인 선택을 하게 해준다.

P. 321
"실패를 겪어야 결국 성공한다" 위험부담의 양면은 성공과 실패이다. 위험부담을 안지 않는다면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그것은 아이디오가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배운 교훈이며 해야릴 수 없이 많은 클라이언트를 통해 보아온 진리이다.

P. 347
제품에 너무 많은 특징이나 기능을 넣으려고 하는 것은 제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수정할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
창업을 시작한 이래로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비즈니스 모든 일이 창업의 과정과 닮아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상 본질적으로 똑같은 일이다. 차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짊어지냐의 문제일 것이다.

디자인 기업의 문제 해결 방식 역시 창업의 것과 몹시 유사하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고, 우리가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고 있는 이 경험이 큰 자산이 되주리라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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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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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한 줄 평을 하자면 '오웰이 바랐고, 솔닛이 쓴. 아름다운 글쓰기를 보여주는 책'이다.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한 솔닛 만의 답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나 역시 책을 곱씹으며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 내가 글을 쓰는 의미란 무엇인가?'를 자문하고 짧은 생각을 남긴다.

1/ "1936년 봄,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장미를 심은 작가는 에릭 아서 블레어, 다르게는 '조지 오웰'이라 불린다.
오웰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1984, 동물농장 등의 키워드는 장미와는 거리가 멀다. 도리어 죽음의 이미지를 가진 흰 국화라면 모를까. 빅브라더의 냉혹함은 장미와는 정반대에 있을 듯하다.
그러나 솔닛은 오웰과 장미를 잇는다. 그녀의 글은 오웰이 심은 장미를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2/ 솔닛이 만들어낸 기묘한 조합은 300여 페이지에 걸쳐 변화하고, 또 변화한다.
<오웰의 장미>에서 장미는 쉴 새 없이 모습을 바꾼다. 솔닛은 오웰의 정원에서 발견한 장미를 일상 속 아름다움의 은유적 표현으로, 여성 운동의 구호로, 독재자의 억지로, 국제적 노동 착취의 표상으로 변주한다. 여성, 노동, 환경까지 수많은 키워드에 관심을 잃지 않는 그녀에겐 장미마저 다양하게 보이는 것일까.

숨 돌릴 틈 없이 계속되는 변화에 혹자는 에세이 단편집이라고 생각할 법하다. 나 역시 책을 읽어가며 낯선 장미의 이미지가 몰아쳐 와 당혹감을 느꼈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는 <오웰의 장미>가 하나의 마무리를 향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오웰의 장미>는 솔닛의 오묘한 변주가 빚어낸 하나의 교향곡이다. 각 악장이 유사하면서도, 또 다르게 펼쳐지는 연주와 똑 닮아있다.
책은 일곱 장에 걸쳐 진행되는 데, 각 장이 앞뒤의 것과 오묘하게 연결된다. 가령, 2장 속 탄광의 노동자는 3장의 여성 노동 운동으로 이어진다. 노동자가 외친 심미적 아름다움이 우생학에 접목될 때 스탈린이 등장한다. 권력자의 정원을 둘러싼 인클로저 울타리가 더욱 높아져, 우리에게서 장미 공장을 숨겨버리는 흐름은 절묘하다.

여섯 장에 걸친 변주들은 마지막 장 속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는다. 그렇기에 <오웰의 장미> 속 솔닛이 가장 마음을 쏟은 장미의 모습 역시 7장에 담겨있다.

4/ 솔닛이 우리에게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장미에 담긴 의미는, 단연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정치적인 의도' 속에서야 발견된다.
흔히 아름다움이라 하면 심미적인 예술 혹은 유희를 떠올린다. 그러나 오웰이 외친 아름다움은 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정치적인 글쓰기가 예술이 되기를 바랐고, 또 그렇게 쓰고자 노력한 자다.

솔닛 역시 오웰을 언어의, 진실의 수호자로 바라본다. 그녀는 한나 아렌트와 오웰의 유사성을 찾아낸다. 전체주의는 사실과 허위의 구분이 없어질 때 생존하기에 오웰은 "그 구분을 찾아내어 기록"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결국 솔닛은 오웰의 연대기를 통해 "명징성, 엄밀성, 정확성, 정직성, 진실성"이 아름다움임을 역설하고자 한 것이다.

5/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써야 하는가? 다시 말해, 진실은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 1900년대와 달리 오늘날의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과잉이다.

영국 귀족은 울타리로, 빅브라더는 제도로, 국제 자본은 거리로 이를 지우려한다. 진실은 나와는 다른 일이라는 경계선이 그어지고, 그를 지칭하는 언어가 없어지고,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져 버릴 때 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과 우리가 떨어트려져 괴리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진실을 숨기는 방법에는 배제만 있지는 않다.

진실은 지나치게 우리와 가까울 때 지워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진실을 가장 강력하게 지우는 법이 바로 지나친 가까움, 과잉이라 본다. 타이타닉의 로즈는 목걸이를 바닷 속에 던져버렸다. 하지만 나라면 수많은 보석 모조품을 만들겠다. 그래서 그 속에 푸른 다이아몬드를 던져넣겠다.

바닷 속의 목걸이는 그 자체로 고통스럽다. 누군가가 발견할 수 있다는 미약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99%의 확신. 1%의 의심은 영원한 고통을 준다.
그러나 모조품 속에서 보석은 안전하다. 사람들이 모조품이 진실이라 믿는 순간, 아무도 목걸이를 찾고자 노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되려 그 미약한 가능성조차 사라진다. 자신의 모조품에 눈이 팔린 수많은 사람 속에서 다이아몬드는 안전할 것이다.

6/ 그렇기에 우리는 난무하는 글과 이슈 속에 진짜 푸른 다이아몬드가, 진실이 묻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웰이 이야기한 '아름다운' 글쓰기가 필요하다. 메리 비어드의 말처럼 '모든 것은 정치적'이기에 펜을 드는 사람이라면 응당 이를 의식해야 하는 것이다.

솔닛과 오웰은 스스로의 펜 속에 깃든 정치성을 의식하는 자는 모름지기 '정치적인 의도 속에서 정확한'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실을 위해서는 이곳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매력적인 글쓰기가 필요하다.

주목해야 할 의미가 있는 진실에 눈을 맞추고, 그를 적확하게 기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땅에 뿌리 내린 장미가 전해주는 교훈이자, 우리가 지향해야 할 쓰기다. 낱말의 숫자가 줄어드는 <1984> 속 신어와는 다르게, 오늘날의 사전은 계속해서 두꺼워지고 있다.

결국 수많은 글과 말 속에서 의미있는 진실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으로 쓰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누구도 진실에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정치적 글쓰기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하지만 감별사의 눈에만 아름다운 보석은 큰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은 만인의 눈을 사로잡았기에 가장 귀한 보석이다. 장미 역시 그렇다. 우리가 수많은 꽃 중 장미와 아름다움을 연관 짓는 이유는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장미의 심미적 아름다움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또 한번의 전환이 필요하다. 솔닛이 빵에서 장미로, 다시금 빵으로 돌아오는 회귀하는 글쓰기를 했다면, 우리는 그 곳에서 한 발작 더 나아가 또 다시 장미로 향하는 것이다.


+)
오웰이 심어야 했던 꽃은 흰 국화가 아니었을까.
흔히 장례식장을 연상시키는 하얀 국화의 꽃말은 성실과 감사, 그리고 진실이다.
냉철하다 못해, 냉혹한 글을 썼던 오웰의 통상적인 이미지도, 그가 숭상했던 가치도 잘 보여주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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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조직은 무엇이 다를까 - 번아웃 전문가가 밝히는 단단하고 오래가는 조직을 만드는 법
제니퍼 모스 지음, 강유리 옮김 / 심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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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당첨이 되어 '잘나가는 조직은 무엇이 다를까 (제니퍼 모스)'를 읽게 되었다.

에 대한 고찰이 담긴 책이다.

창업을 해 팀빌딩을 그려보게 되며, 조직 문화는 항상 고민하게 되는 사안이다.


0/ 번아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시적인 복지 제도, 상담 프로그램을 넘어서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은 통찰, 전략, 리더로 연결되는 3부에 걸쳐

1. 왜 번아웃이 생기는지 통찰하고, 2. 번아웃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을 제시하고, 3. 번아웃을 바라보는 관점을 리더에게 제시한다.


1/ 좋은 조직 문화는 잘나가는 조직의 필수 조건이다.

‘잘나가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훌륭한 음식은 좋은 재료를 잘 조합할 때 만들어진다.

조직도 그렇다. 좋은 팀원을 적절한 문화로 이끌어 나갈 때, 훌륭한 조직이 만들어진다.

저자 제니퍼 모스는 잘나가는 조직을 만들어 가는 요소로 문화에 집중한다.


2/ 오늘날 번아웃은 조직 문화의 가장 큰 위협 요소다.

물론 조직 문화가 추구해야 할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 오늘날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바로 ’번아웃’이다.

현대인은 더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노동한다. 잠과 휴식 시간까지 줄인다. 바야흐로 ‘과잉 노동 사회’다. 긴 노동시간에 더불어 코로나 이후 회사 구성원 간 관계가 단절되면서 번아웃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3/ 무엇보다 번아웃은 리더와 팀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

흔히 리더는 조직원의 번아웃을 관리하는 자로 그려진다. 다시 말해 번아웃의 잠재적인 위험 대상에서 리더는 배제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추후 창업팀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번아웃을 관리하는 법을 알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자는 리더에게도 집중한다. 책 전반에 거쳐 리더에게도 심각한 수준의 번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4/ 번아웃을 유발하는 원인을 생각하면 리더 역시 번아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번아웃의 원인은 6가지다. ‘과도한 업무량, 통제력 상실, 보상 또는 인정 부족, 빈약한 인간관계, 공정성 결여, 가치관 불일치.’

첫째,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에 놓일 때 체력적인 한계는 번아웃을 가져온다.

둘째, 직장에서의 인정과 역할이 부족하면 번아웃이 시작된다. 통제력 상실과 가치관 불일치가 이에 해당한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가 속한 그룹에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 이런 기대가 좌절될 때 번아웃에 취약해진다.

셋째, 객관적인 대우가 부족해도 위험하다. 보상 또는 인정이 부족하거나 공정성이 결여될 경우다.

이는 직원들이 회사 문화에 만족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이에 미달될 경우 조직에 불만족하며, 심지어는 떠날 각오를 한다.

마지막으로 빈약한 인간관계로 대변되는 직장 내 관계가 영향을 미친다.

직장 내 상호 교류하고 의지하는 관계는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동기가 된다.

단순히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서, 회사에 진심을 다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5/ ‘과도한 업무량’은 번아웃을 유발하는 제일의 이유다.

리더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번아웃은 조직 관리의 측면에서 올 수 있지만, 개인의 태도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번아웃을 경험해 본 적 있다. 한참 대학원에 전념할 때였다.

이전 학기에 배운 수치 해석 및 최적화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화근이었다.

내가 관심 있었던 주제를 선정했기에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논문을 읽고, 코드를 짜는 시간 외 모든 것을 줄였다. 잠도, 밥 먹는 시간도, 휴식 시간도 없어졌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안 돌아가는 코드를 앞에 두고 눈 뜬 밤을 새는 날이 빈번했다.

학기 말쯤 되니 과호흡 증상이 왔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다 이유 없이 토를 했다.

돌이켜보면 대학원을 준비하며 막 학년부터 무리했던 컨디션에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서 였던 것 같다.

항상 스스로를 몰아치고 ‘한 걸음 더’를 외쳤었는데, 그때는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멈춰 섰다.


6/ 업무량에서 비롯된 번아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사실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번아웃의 위험을 느낀 후부터는 꼭 수면 시간은 확보하려 한다.

나름대로 스스로를 실험해 보니 나는 장기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6시간, 취침 전후 준비를 포함해 7시간은 필요했다. 숏 슬리퍼가 아닌 스스로가 안타까우나, 그래도 2시면 침대에 눕는다.

적어도 하루에 한 끼는 꼭 제대로 된 밥을 먹는다.

아침과 밤이면 좋아하는 책과 신문도 꼭 읽는다. (다행히도 취미가 독서와 신문 읽기라 나름 일에 도움이 되는 글들로 찾아 읽고 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꼭 걷는 시간을 가진다.

나름의 노력으로 찾아낸 해결책들은 책 속의 조언과 신기하게도 닮아있었다.

저자 제니퍼 모스 역시 ‘지침을 만들어라 - 프랑스는 전자 기기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다’, ‘책상에서 점심을 먹지 말라’, ‘매일 산책을 장려하라’ 등을 추천 방법으로 제시한다.

사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어떻게 해야 번아웃을 탈출하고,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7/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조직을 이끌 것인가’라는 조직 문화에 대한 고민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리더와 팀원 모두의 번아웃을 고려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조직 문화는 중요하다.

우선, 팀원에게 동기를 주기 위해서다.

동기-위생 이론이 있다. 프레더릭 허즈버그는 1960년대 초 조직 위생 이론을 제안했다. 기본 욕구를 넘어서 ‘동기’가 충족되어야 직무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동기’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motivation을 의미한다. 해야 하니까 하는 movement와 상이하다. 목적의식과 열정을 느낄 때 동기가 생겨날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팀원은 전부다. 팀원이 성장하지 않는 스타트업은 성장은커녕 생존할 수 없다. 그들에게 진심을 다하게 하는 ‘동기’를 불어넣는 문화가 필요하다.

나아가 리더에게 역시 중요하다.

벗 아웃의 위험은 리더에게도 동일하게 도사리고 있다. 오히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과로하고 있는지 그저 일이 좋을 뿐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리더 역시 건강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타 느낀 점>

+) 수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17~19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은 사람의 수향 능력은 혈중알코올농도 0.05퍼센트인 사람의 수행 능력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떨어졌다.”

수면이 부족하면 생각하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실제 수치로 보니 놀랍다.

참고로 북미와 유럽 대부분 지역의 음주 운전 기준치는 0.08퍼센트이고, 이보다 더 낮은 곳도 있다고 한다.

아예 밤샘을 하면 법적으로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 사람들은 더 많은 타인과 연결되어야 한다.

언급된 여러 요인 중 ‘빈약한 인간관계’과 번아웃은 어색해 보인다. 인간관계의 정도가 번아웃으로 연결된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되기 어렵다. 그러나 관계는 몹시 중요하다.

“우리에게 장소 감각, 목적의식, 소속감을 주는 집단은 심리적으로 유익하다. 단단히 자리 잡은 느낌을 주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이 특별하고 유능하며 성공한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또 더 나은 성과를 보이기 위해 친구를 필요로 한다. 단순히 곁에 있는 동료를 넘어서, 신뢰하고 마음을 줄 수 있는 친구 말이다. 코로나로 원격근무가 확산되고, 만남이 어려워지며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역시 한 몫을 한다.

+++) 건전한 관계는 대단히 중요하다.

마틴 셀리그먼에 따르면 행복은 다섯 가지 중요한 구성요소 PERMA로 만들어진다.

긍정 정서, 몰입, 관계 -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되는가 -, 의미 -존재의 목적-, 성취.

셀리그먼은 PERMA 이론을 내놓은 후로 ‘R’이 행복과 웰빙에 가장 중요한 기여 요인이라는 점을 더욱 확신했다.

슬픔, 고통에 공감해야 하고. 그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온전히 이해해야 하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진심으로 소통해야 한다.

++++) 리더를 향한 질문

  • 리더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사명에 집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 번 씩 아래의 질문들을 되물어보고자 한다.

    • 업무의 어떤 면이 의미를 주는가?

    • 의욕 상실을 느낄 때 어떤 방법으로 돌파하는가?

    • 리더라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 어떤 방식으로 팀원들의 목적의식을 고취하는가?

    • 직원들이 일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기 바라는가?


기록해두고 싶은 문구들

163P

‘사랑하는 일을 하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오래된 격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가장 힘든 장애물은 나 자신을 벗어나 나의 보스가 되는 일이었다. 어떤 과제에 한참 몰입한 상태에서는 자기 인식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도구와 알림을 사용해 자신을 일에서 분리할 필요가 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과로하고 있는지 그저 일이 좋을 뿐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171P

진심 어린 공감이 문제다.

이 경우에도 황금률 2.0을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이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하지 말고, 남이 자기 자신을 대하는 대로 남을 대해야 한다.

216P

좋은 의도가 빗나간 사례를 분석해보면 한 가지 근본적인 결함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진정성 있는 공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226P

너와 나, 그리고 단돈 5달러.

대다수 사람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그게 전부인데도 인간은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

문화는 사소한 데서 번성한다.

직접 만나. 커피를 마시며 우정을 다질 때, 굳이 애쓰지 않아도 소속감이 느껴질 때, 내가 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진정성 있고 의미 있어서 일과 사랑에 빠질 때.

243P

일과 지신을 너무 동일시하면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없다.

다시 말해 일이라는 맥락 밖에서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놓치게 되며, 자신을 직책으로 규정하게 된다.

257P

직원들이 호기심을 추구하도록 돕지 않는 것은 성장을 멈추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회사가 번창하기 바란다면 직원들이 먼저 성장해야 한다.

259P

지노의 연구에 따르면 결정적으로 호기심은 공감 능력을 높여준다.

이는 번아웃을 낮추는 것으로 인정된 리더십 능력이다.

호기심 많은 문화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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