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번아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시적인 복지 제도, 상담 프로그램을 넘어서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은 통찰, 전략, 리더로 연결되는 3부에 걸쳐
1. 왜 번아웃이 생기는지 통찰하고, 2. 번아웃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을 제시하고, 3. 번아웃을 바라보는 관점을 리더에게 제시한다.
1/ 좋은 조직 문화는 잘나가는 조직의 필수 조건이다.
‘잘나가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훌륭한 음식은 좋은 재료를 잘 조합할 때 만들어진다.
조직도 그렇다. 좋은 팀원을 적절한 문화로 이끌어 나갈 때, 훌륭한 조직이 만들어진다.
저자 제니퍼 모스는 잘나가는 조직을 만들어 가는 요소로 문화에 집중한다.
2/ 오늘날 번아웃은 조직 문화의 가장 큰 위협 요소다.
물론 조직 문화가 추구해야 할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 오늘날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바로 ’번아웃’이다.
현대인은 더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노동한다. 잠과 휴식 시간까지 줄인다. 바야흐로 ‘과잉 노동 사회’다. 긴 노동시간에 더불어 코로나 이후 회사 구성원 간 관계가 단절되면서 번아웃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3/ 무엇보다 번아웃은 리더와 팀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
흔히 리더는 조직원의 번아웃을 관리하는 자로 그려진다. 다시 말해 번아웃의 잠재적인 위험 대상에서 리더는 배제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추후 창업팀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번아웃을 관리하는 법을 알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자는 리더에게도 집중한다. 책 전반에 거쳐 리더에게도 심각한 수준의 번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4/ 번아웃을 유발하는 원인을 생각하면 리더 역시 번아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번아웃의 원인은 6가지다. ‘과도한 업무량, 통제력 상실, 보상 또는 인정 부족, 빈약한 인간관계, 공정성 결여, 가치관 불일치.’
첫째,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에 놓일 때 체력적인 한계는 번아웃을 가져온다.
둘째, 직장에서의 인정과 역할이 부족하면 번아웃이 시작된다. 통제력 상실과 가치관 불일치가 이에 해당한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가 속한 그룹에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 이런 기대가 좌절될 때 번아웃에 취약해진다.
셋째, 객관적인 대우가 부족해도 위험하다. 보상 또는 인정이 부족하거나 공정성이 결여될 경우다.
이는 직원들이 회사 문화에 만족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이에 미달될 경우 조직에 불만족하며, 심지어는 떠날 각오를 한다.
마지막으로 빈약한 인간관계로 대변되는 직장 내 관계가 영향을 미친다.
직장 내 상호 교류하고 의지하는 관계는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동기가 된다.
단순히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서, 회사에 진심을 다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5/ ‘과도한 업무량’은 번아웃을 유발하는 제일의 이유다.
리더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번아웃은 조직 관리의 측면에서 올 수 있지만, 개인의 태도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번아웃을 경험해 본 적 있다. 한참 대학원에 전념할 때였다.
이전 학기에 배운 수치 해석 및 최적화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화근이었다.
내가 관심 있었던 주제를 선정했기에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논문을 읽고, 코드를 짜는 시간 외 모든 것을 줄였다. 잠도, 밥 먹는 시간도, 휴식 시간도 없어졌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안 돌아가는 코드를 앞에 두고 눈 뜬 밤을 새는 날이 빈번했다.
학기 말쯤 되니 과호흡 증상이 왔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다 이유 없이 토를 했다.
돌이켜보면 대학원을 준비하며 막 학년부터 무리했던 컨디션에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서 였던 것 같다.
항상 스스로를 몰아치고 ‘한 걸음 더’를 외쳤었는데, 그때는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멈춰 섰다.
6/ 업무량에서 비롯된 번아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사실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번아웃의 위험을 느낀 후부터는 꼭 수면 시간은 확보하려 한다.
나름대로 스스로를 실험해 보니 나는 장기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6시간, 취침 전후 준비를 포함해 7시간은 필요했다. 숏 슬리퍼가 아닌 스스로가 안타까우나, 그래도 2시면 침대에 눕는다.
적어도 하루에 한 끼는 꼭 제대로 된 밥을 먹는다.
아침과 밤이면 좋아하는 책과 신문도 꼭 읽는다. (다행히도 취미가 독서와 신문 읽기라 나름 일에 도움이 되는 글들로 찾아 읽고 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꼭 걷는 시간을 가진다.
나름의 노력으로 찾아낸 해결책들은 책 속의 조언과 신기하게도 닮아있었다.
저자 제니퍼 모스 역시 ‘지침을 만들어라 - 프랑스는 전자 기기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다’, ‘책상에서 점심을 먹지 말라’, ‘매일 산책을 장려하라’ 등을 추천 방법으로 제시한다.
사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어떻게 해야 번아웃을 탈출하고,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7/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조직을 이끌 것인가’라는 조직 문화에 대한 고민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리더와 팀원 모두의 번아웃을 고려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조직 문화는 중요하다.
우선, 팀원에게 동기를 주기 위해서다.
동기-위생 이론이 있다. 프레더릭 허즈버그는 1960년대 초 조직 위생 이론을 제안했다. 기본 욕구를 넘어서 ‘동기’가 충족되어야 직무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동기’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motivation을 의미한다. 해야 하니까 하는 movement와 상이하다. 목적의식과 열정을 느낄 때 동기가 생겨날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팀원은 전부다. 팀원이 성장하지 않는 스타트업은 성장은커녕 생존할 수 없다. 그들에게 진심을 다하게 하는 ‘동기’를 불어넣는 문화가 필요하다.
나아가 리더에게 역시 중요하다.
벗 아웃의 위험은 리더에게도 동일하게 도사리고 있다. 오히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과로하고 있는지 그저 일이 좋을 뿐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리더 역시 건강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