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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원주민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평점 :
상상만으로만 가봤던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실제 원주민이었던 작가가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옛이야기를 소설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족장을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이 원주민들은 혹독한 겨울을 맞게되고, 앓는소리만 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두 늙은 여자를 버리고 떠나기로 결정한다.
여든 개의 여름을 본 '칙디야크'는 자신을 버린 딸에게 충격을 받게 되고, 일흔다섯 개의 여름을 본 '사'는 친구를 다독이며 "뭐든 해보고 죽자"고 자신도 함께 다독인다.
예전같지 않은 체력과 뼈마디가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했지만 슬픔과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서로 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서로를 사랑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으며 외로움을 덜어낸다.
두 늙은 여자는 버려진 존재에서 결국은 한계를 뛰어넘은 지혜로운 존재로 스스로를 증명하게 된다.
한 편의 따뜻한 옛 동화를 읽은 기분이다
백세인생에서 1/3도 채 살지 못했음에도 나는 나의 가능성의 문을 어느샌가 점점 닫고 있었다.
마침 어제 정년퇴임을 하신 분께서 이런말씀을 하셨다.
"시원하고 뿌듯하다는 기분보다는, 삶의 궤도에서 막 떨어져나갔다는 기분이 든다."고.
그 말을 들은 우리는 어느정도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이 멋진 두 할머니를 보며 나라는 존재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내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 삶을 기대해본다
- 그녀의 친구는 여든 개의 여름을 보았고, 자신은 일흔 다섯 개의 여름을 보았다.
- "우리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우리가 가려는 곳에 가까워지는 거야.
오늘 나는 몸이 좋지 않지만, 내 마음은 몸을 이길 힘을 갖고 있어.
내 마음은 우리가 여기서 쉬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해.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 다구는 자신이 지난겨울 잃어버린 내면의 힘을, 한때 아무 대책 없이 나약하다고 생각했던 이 두 여인 덕택에 되찾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왠지 몰라도 그는 이제 다시는 자기 자신을 늙고 약한 존재로 치부하지 않으리라.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
-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많은 것을 증명했어."
- 어느 날, 칙디야크가 땔감을 모으고 있는데, 그녀 뒤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 손도끼를 찾으러 왔어요."
* 출판사 제공도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