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욕구 - 관심과 칭찬에 집착하는 욕망의 심리학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김지선 옮김 / FIKA(피카)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기본 욕구이자 본능이다. 지극히 정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과하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인정에서 벗어나거나 거리가 멀어졌을 때 자존감이 낮아져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생활을 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 여부까지 파고들며 심각하게는 생을 마감하는 길도 선택한다.

인정욕구에서 비롯된 행동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인정욕구가 꼭 필요하다고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SNS로 손쉽게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게 된 탓에 인정중독에 빠지고, 인정욕구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져 당연한 행위나 루틴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한다.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어 손쉽게 인정 욕구를 채울 수 있지만, 무서운 건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더욱 자극받는 일도 쉬워 중독에 빠지게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와 우울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즉 SNS로 인정욕구를 채우려고 하면 오히려 기분이 불안정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자아는 호감이 가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바람직한 이미지를 찾아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함께하는 사회에서 타인의 시선을 어느 정도 의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SNS로 사람들과 이어지게 되면 타인의 시선이라는 덫에 걸려 정신이 피폐해질 수 있기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인정받고 싶습니다. 인정욕구 없이 살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괴로워할 바에야 차라리 인정욕구를 내려놓는 편이 나을까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인정욕구를 ‘어떻게 없애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방법을 살짝 바꿔서 현명하게 다루면, 인정욕구는 우리 삶에서 강력한 아군이 되어줍니다.”

이 책에는 나를 지키며 배려하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인정욕구 이용하기, 답답함의 이면에 숨은 인정욕구를 깨닫기, 근거 없는 예측은 절대 하지 않기 등 인정욕구를 현명하게 다루는 법이 나와 있다.

지금껏 인정욕구에 휘둘리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했다면 이 책을 읽으면 ‘나’를 위한 책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칠리아인들에게는 남들처럼 사는 일은 어떤 삶일까? 그들에게 행복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이라고 하지만, 시칠리아에서 살아낸 그들에게 여행자라는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감동적인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린 눈물을 믿지 않아요. 이 땅, 시칠리아에 내일 따위는 없어요.“

인간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생존을 위해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으며 절망이 계속되는 삶 속에 인간성이라는 게 온전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저자와 마찬가지로 궁금했다. 무려 2,800년 동안 14번에 걸친 외지인들의 침략을 견뎌왔던 시칠리아를 두고 감히 아름다움을 논하는 것이 허세는 아닐까 생각하며 모든 섬의 여왕이라고 불렀던 괴테의 말이 떠올랐다. 그 어떤 섬도 시칠리아의 아름다움을 넘어설 수는 없다. 다 태워버려도 살아나고 다 잠겨도 일어나는 모진 풍파를 견뎌내며 솟아올랐다. 다양한 나라의 침략으로 다채로운 예술의 경지에 감탄이 밀려오는 건 아픔을 승화해 낸 시칠리아의 눈물과 한숨을 품은 역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하 소설가는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에서 삶과 정면으로 맞짱뜨는 야성을 잊어버리며 살았다고 시칠리아 여행으로 고백했다. 시칠리아는 그런 섬이다. 앞을 향해 질주하게 하며 살아내게 하는 섬이다. 많은 나라들이 시칠리아에 발자취를 남겨 유물과 사적을 간직한 섬으로 아름다움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 충돌의 흔적으로 인해 독특하지만 낭만이 있다. 

시칠리아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거나 독자적인 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했고, 모든 과거의 기념비들은 침입했던 외부의 점령자들이 남긴 것이라는 말과 함께 수탈의 역사를 나열하며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이 책은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외부의 것이라면 무조건 경계하고 증오하지만,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들의 정신은 과거의 망령에 지배당하고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은 스스로 말한다. 20살이 되기 전에 빨리 섬을 떠나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유령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그러나 누구도 쉽게 섬을 떠날 수 없다. 시칠리아의 과거는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이며, 피할 수 없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시칠리아가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박물관 같은 섬,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풍성한 식탁까지, 한국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칠리아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칠리아는 슬픔의 땅이며 지금도 여전히 그 땅은 정치적으로 무시당하고 있고, 극심한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작열하는 태양 아래 눈물샘마저 말라버린 섬이라고 저자는 말했나 보다.

”시칠리아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숨이 멎도록 처절한 고통이 계속된 땅,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삽화와 자연과 건물 등으로 시칠리아의 곳곳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시칠리아의 어느 어촌 마을에서 고기잡이를 마치고 항구로 돌아온 한 어부를 찍은 사진은 인상적이다. 공포에 질린 섬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이미지로 저자는 이 책을 그 어부에게 바친다며 공포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한 인간의 진정한 용기를 보았다는 말을 전했다. 책 표지에도 있는 사진으로 저자의 동생인 김도근 작가의 작품이다. 이 사진의 주인공을 다시 만나기 위해 시칠리아를 방문했지만 이미 2년 전에 임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책 표지의 어부 사진을 다시 보았다. 핏기 없는 눈이 아닌 핏발 세운 눈에 처진 주름마져 솟아오르게 보이는 어부의 모습이 인생의 굴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슬프면서도 강인하게 보였다.

시칠리아인들에게는 남들처럼 사는 일은 어떤 삶일까? 그들에게 행복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이라고 하지만, 시칠리아에서 살아낸 그들에게 여행자라는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이러한 기술에 의한 통제는 단순히 탐욕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그 이상일까? 라고 말했지만 다르게 묻고 싶다. 이러한 기술은 탐욕일까 아니면 이상을 찾아 나서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관계를 맺을 때 소통을 우선시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통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오늘날은 가만히 앉아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소통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즉각적이라는 면에서 큰 장점도 있지만, 화면중독으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는 심각하다. 전 세계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어 좋으나 대면 상호 작용이 주는 감각의 언어들은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검색 한 번이면 지식이 쏟아지기에 생각할 자유라는 말이 구시대적인 발언이 될 만큼 주입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정신 건강을 해치는 기술 중독은 디지털 세뇌와 행동 수정으로도 이어져 진정한 소통에 장애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처럼 모든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허함은 기술 발달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잘 짜여진 생활, 즉각적인 소통, 손쉽게 얻어지는 정보로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다양성을 추구하며 이롭게 산다고는 하지만, 손안에 잡히는 작은 도구로 실행되는 모든 일에 가장 중요한 무엇하나 빠진 듯한 공허함은 채울 수 없는 빈자리를 남긴다.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기 수십 년 전에는 길을 잃고 공허함을 느낀 사람들이 소속감과 목적의식을 찾기 위해 사이비 종교 집단에 발을 들이기도 했지만, 그 시절의 공허하고 길 잃은 영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에 불과했고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공허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그 중심에 소셜 미디어가 있다. 우리 사이에 만연한 이 외로움과 공허함은 문화적으로 그리고 디지털식으로 증폭되었고 우리를 현대의 광신적 집단인 ‘거대 기술기업 교회’로 이끌었다는 저자의 말에 소름이 돋았다. 깊은 산속에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소셜 미디어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포기가 되었다. 자연인으로 사는 일마저 소셜 미디어를 위한 목적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저자가 말한 거대 기술기업 교회의 신도로써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 같아 무섭기까지 했다.

남의 삶을 엿보거나 알고리즘의 끌어당김에 넘어가 소셜 미디어를 하다 보면 한두 시간은 금방이다.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난 후의 공허함은 우울로 이어지고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외로움마저 극대화한다. 이 책에서는 지나친 기술 세계에 해독제로 철학을 꼽았다. 

“철학은 이성을 사용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중요한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연과 함께하고, 늘 끊임없이 성장하려 하는 인간의 능력을 되찾게 한다.”

스크린 중독이라는 시각적 포위망에서 벗어나는 일에 망설이는 걸 보면 이미 우리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생각의 굴레를 파고드는 철학적 사유나 여유를 찾아 나서는 명상과 적절히 함께한다면 스크린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에 의한 통제는 단순히 탐욕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그 이상일까? 라고 말했지만 다르게 묻고 싶다. 이러한 기술은 탐욕일까 아니면 이상을 찾아 나서는 것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