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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김영희 지음 / 달 / 2021년 7월
평점 :
최근에 비도 잘 안오고 놀이터에 흙냄새도 못 맡는 것 같아서 아쉽다. 어릴땐 비오는날 밖에 나가서 우산집(?)를 만들고 놀았고 놀이터에서 두꺼비집을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어른이 될수록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없어진 기분이라 책을 읽으며 작가님이 부러웠고 질투가 났다.
단지 글을 읽었을 뿐인데, 꽃향기를 상상하고 나무가 흐트러져서 나는 냄새도 상상하고 숲속에 누워있는 기분이였다랄까. 도시에서 캠핑하고 있는 기분! 이 책을 읽은 후에 그냥 지나치던 꽃들과 나무들에 관심이 생겼고 찾아보는 행동으로 바뀐 나를 발견했다.
작가님은 숲에서 걷는 것을 좋아하고 풀과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을 즐깁니다. 직접 본 식물을 잊어버리는 일이 거의 없어서 길을 찾을 때도 나무와 꽃으로 찾는다는!!(이런 재능이!)
p.6.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애정도 함께 있어야 원하는 꽃을 만날 수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존재도 모를 작은 꽃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 주변도 함께 눈에 담아야 한다.
p. 37. 꽃향기를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은 아주 귀한 행운이었다. 그 향기를 기억하는 것 또한 그렇다. 그 향기가 그리워질 때면 찾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p. 59. 숲은 늘 조용하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오직 지나가는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와 한창 새끼를 키우고 있을 새들이 우짖는 노랫소리, 가까운 곳에서 쉼 없이 흐르고 있는 물소리뿐이다. 변함없이 평화로운 이 숲속에서 나는 오늘도 비교적 행복하다.
p.90~91.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면서 초록색 숲속에 혼자 들어앉고 싶다. 그 속에서 시원한 스커트 차림으로 편하게 앉아 양말 벗고 발가락 사이로 간지럼 태우는 꼬마 바람을 느끼고 싶다. 그러면 나는 고 녀석의 장난에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낄낄거리고 맞장구를 쳐줄 수 있을 텐데.....
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으신 분!
잠깐 자신의 속도를 숲속에서 느껴보고 싶으신 분!
숲과 나무, 꽃을 상상만으로 느껴보고 싶으신 분!
우렁이 엄마 시집가는 이야기 듣고 싶으신 분!
느티나무가 노란색인 것을 모르시는 분!
*달출판사에서 주신 책으로 고마움을 느끼며 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