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병아리 인생그림책 44
장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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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병아리>🐥는 생명력과 성장에 관한 책을 주로 쓰셨던 장현정 작가님의 책이에요.

이 작품은 먹과 노란색 물감을 주로 활용해서 이야기를 표현을 내고 있는데, 검정색과 대비되는 노란 빛깔 덕분에 병아리의 찬란했던 생명력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반려동물로 귀여운 노란 병아리를 맞이하게 된 어린이는 너무나도 신이나서, 온 마음을 다해 병아리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합니다.


다정하게 대해주고,
놀아주고,
씻겨주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서툴렀던 아이의 사랑은 오히려 병아리에게 독이 되고 슬픈 결과를 맞이하고 맙니다.

이별의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아이는, 한참동안 생각을 되짚어보다 결국 자신의 서툴렀던 행동들을 반성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에 한번쯤 겪었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러한 이별 속에서 느꼈던 상실감들이 다시 한번 떠올랐어요.

그리고 마냥 좋기만 해서,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나의 감정만 표현했던 순간들.
나의 호의가 타인에게는 불편함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를 그 시간들을 떠올리며 나의 행동을 돌아보게 됩니다.


아이들과 이 책을 읽을 때는 상실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다른 대상과의 관계 형성과 그 과정에서의 갈등, 그리고 화해에 이르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이 책을 읽고 상대방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뭉클하고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책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아쉽습니다. 작가님의 평안함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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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 인생그림책 34
나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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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화려한 핑크빛의 고풍스러운 호텔 모습이 두 눈을 사로잡는, <에덴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를 읽었어요.

한 장을 넘기고 속지에 나와 있는 호텔의 기본 수칙을 보는 순간, 갑자기 호텔의 이름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에덴 호텔에 사는 동물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면서 화면 속 동물들의 치열산 삶을 동정하고, 약육강식의 피라미드 속에서 벗어나 여러 동물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동물들은 호텔에서의 삶을 천국이라고 표현하고 특정 시간이 되었을 때 몰려드는 관람객들의 모습은 아주 사소한 불편함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가끔 모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있지만 쓸데없는 생각, 향수병이라고 애써 넘기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부른데도 왜 자꾸 헛허싼 느낌이 드는 걸까.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처럼 뭔가 허전해."
라고 말하는 동물친구들.🐻🦁🐺


그러던 그들에게 새로 등장한 '악어 알'의 존재는 그들이 처한 현실을 한번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얌전한 악어가 과연 진짜 악어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생각들은, 결국 그들의 특별한 선택을 이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동물 친구들은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안락함에 안주하는 삶이 과연 진짜의 삶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어떤 삶이 바람직한 삶이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삶을 설계해야면 좋을지는 우리 모두가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에 실천해 나가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편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 않음'에 따른, 우리 마음 속에서 자라나는 초조하고 불안한 생각마저 속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동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생각의 변화들을 알아차리고, 자연스럽게 문제 의식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이후에 비로소 이런 문제들이 비단 책 속 동물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것 같아요.


*
"우리 모두, 처음 걸음마를 했을 때처럼 나 자신을 믿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기를."
*

책을 다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작가님의 글을 읽으니 마음에 더 와닿네요.😀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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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씨의 첫 손님
안승하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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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씨의 첫 손님

“다정함, 용기, 믿는 마음”
“세 친구가 전하는 우정의 언어”


새로운 장소에서 낯설어 하던 길고양이인 ‘나’와
라일락 꽃 향기와 반쪽 달이 뜨던 날, 만난 ‘반달 씨’
그리고 ‘달빛처럼 웃는 아이’

이 책은 서로 다른 이 세 명의 존재들의 만남과 관계에 대해 그려내고 있어요.


꿀을 얻기 위해 나무 인형을 만들어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하는 반달 씨는, 자신의 본 모습이 드러났을 때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알고 있기에 늘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지내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이를 만나게 되고 서로 마음을 열고 관계를 쌓아가게 되는데,
수박을 나눠 먹다 자신이 진짜 곰이라는 정체를 들키게 된 반달 씨는 위협받던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다시 떠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위축된 반달 씨의 심리를 “마음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밤”이라고 표현한 구절이 나오는데,
흔들리는 관계 속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슬픔,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와 닿았어요.

그리고 다음 날 나타난 아이의 손가락을 보고 정말 마음이 뭉클해졌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가족의 울타리에서 한 걸음 나아가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해나가는 시기가 되었을 때 제일 먼저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과정에서 겪게 되는 반가움, 기다림, 조심스러움, 불안함 등과 같은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들을 세 인물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어서 친구 관계에 눈을 뜬 아이들과 읽기에 참 좋았어요.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내고 비밀을 지켜주면서 소중한 우정을 지켜나가는 모습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에게도 다시 한번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좋은 친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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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믿는마음
#진정한우정의의미
#반달씨의첫손님 #창비그림책 #창비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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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음, 보담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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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작가님의 이번 신간은 아침시간에 가볍게 읽기 좋은 시들이 수록되어 있는 필사집이에요.

책의 부제가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이라고 돼 있는데, 책을 펼쳐보니 정말 그 말에 꼭 맞는 책이란 생각에 들었어요.

시가 실린 페이지 하단에 작가님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어서, 시와 관련된 작가님을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았어요.😀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며 읽었을 때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산뜻한 기분으로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책이라 더 좋았고, 책을 읽는 동안 매일 아침 함께 맞이할 평온함이 기대되는 책이었어요.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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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커다란 초록 손
매슈 그레이 구블러 지음, 심연희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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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_커다란_초록손
#매슈_그레이_구블러

주인공 레노어는 자신의 초록손을 컴플렉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고 시선들을 의식하면서 사춘기 아이들이 겪을 법한 복잡한 감정들은 표현하고 있어요.


"이 커다란 초록 손만 없다면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살 텐데."

라는 레노어의 말은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느껴보았던 신체적 혹은 비교에서 오는 결핍감을 너무 잘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에 확 와닿았어요.

내가 생각하는 아쉬운 점이 사라지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뭔가 드라마틱한 변화를 상상해보지만,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을 깨닫고는 다시 좌절하는 모습들.

그런 감정들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공감도 많이 됐고, 정말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몰입해서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척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현재의 상황들을 바라보고,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에서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페이지 마다 담긴 삽화도 참 귀엽고, 함께 실린 문장들도 마치 대사를 읊는 것처럼 잘 짜여 있어서 소리내 읽다보니 어느 새 한 권을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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