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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 ㅣ 인생그림책 34
나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5월
평점 :
표지에서부터 화려한 핑크빛의 고풍스러운 호텔 모습이 두 눈을 사로잡는, <에덴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를 읽었어요.
한 장을 넘기고 속지에 나와 있는 호텔의 기본 수칙을 보는 순간, 갑자기 호텔의 이름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에덴 호텔에 사는 동물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면서 화면 속 동물들의 치열산 삶을 동정하고, 약육강식의 피라미드 속에서 벗어나 여러 동물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동물들은 호텔에서의 삶을 천국이라고 표현하고 특정 시간이 되었을 때 몰려드는 관람객들의 모습은 아주 사소한 불편함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가끔 모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있지만 쓸데없는 생각, 향수병이라고 애써 넘기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부른데도 왜 자꾸 헛허싼 느낌이 드는 걸까.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처럼 뭔가 허전해."
라고 말하는 동물친구들.🐻🦁🐺
그러던 그들에게 새로 등장한 '악어 알'의 존재는 그들이 처한 현실을 한번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얌전한 악어가 과연 진짜 악어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생각들은, 결국 그들의 특별한 선택을 이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동물 친구들은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안락함에 안주하는 삶이 과연 진짜의 삶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어떤 삶이 바람직한 삶이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삶을 설계해야면 좋을지는 우리 모두가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에 실천해 나가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편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 않음'에 따른, 우리 마음 속에서 자라나는 초조하고 불안한 생각마저 속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동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생각의 변화들을 알아차리고, 자연스럽게 문제 의식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이후에 비로소 이런 문제들이 비단 책 속 동물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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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처음 걸음마를 했을 때처럼 나 자신을 믿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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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작가님의 글을 읽으니 마음에 더 와닿네요.😀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