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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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될까, 응?" - p. 7

"그냥 조심만 해. 그게 다야. 알렉스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더 많이 알고 있어." 그리고 그는 매우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의자를 여전히 흔드는 채로 말했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게냐? 우리는 이 문제를 연구하고 있고, 제길, 거의 한 세기 동안 연구해 왔지만, 더 이상 진전시킬 수가 없어. 너는 좋은 집에, 사랑을 주는 부모에, 또 그다지 나쁘지 않은 머리를 가졌는데 말이야. 네 속에는 악마라도 들어앉아 있니?" - p. 50

"착하게 되는 것이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 6655321번. 착하게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일 수도 있어. 말하고 보니 자기모순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번 일 때문에 며칠 동안 잠 못 들어 할 거야. 신은 무엇을 원하시는 걸까? 신은 선 그 자체와 선을 선택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을 원하시는 걸까? 어떤 의미에선 악을 선택하는 사람이 강요된 선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을까? 심오하고 어려운 질문들이구나, 6655321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언젠가 훗날에 네가 지금 이 순간을 되돌아보고 신의 종복 중에서 가장 낮고 미천한 나를 기억하게 되면, 너에게 일어날 일에 내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되어 있다고 해서 제발 나를 나쁘게는 생각하지는 말아다오. 그리고 기도에 대해서 말하자면, 너를 위한 기도가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슬프게도 깨달았다. 넌 지금 기도의 힘이 닿지 않을 곳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란다. 생각만 해도 아주 끔찍한 일이군.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윤리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제거당하겠다는 선택을 내릴 때, 넌 진짜로 선을 선택한 것이겠지.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구나. 신이 우리 모두를 돌보시겠지, 6655321번,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 p.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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