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드 - 빅뱅 직전의 우주
프랭크 클로우스 지음, 이충환 옮김 / Mid(엠아이디)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천진난만하게 자문했던 질문은, 빅뱅이 일어난 이래 우주가 약 140억 년 동안 팽창해 왔다는 사실(빅뱅이론)을 그 당시에 아무도 몰랐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훨씬 더 불가사의하다. 태양계나 지구도 팽창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를 구성하는 원자들도 팽창하고 있지 않지만,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면 커지고 있는 것이 바로 `공간 자체`라는 것이다. 이 사실을 감안하면, `공간이 무엇(어디)으로 팽창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나중으로 미뤄두고라도, 나의 원래 질문(모든 것을 제거하면 무엇이 남는가)에 `모든 것을 제거한다면, 공간은 아직도 팽창하고 있을까?`라는 종별부가 더해지게 된다. - pp.9~10

회전부가 빙빙 돌 수 있는 의자에 앉아 보라. 당신이 야외에서 맑은 밤에 이렇게 한다면 별들을 포함해 당신 위의 모든 것은 빙빙 돌 것이다. 자전하는 지구에서 볼 때 24시간 걸리던 것이 이번에는 단지 1초만 걸렸다. 은하들의 회전 속력은 당신이 재빨리 밀고 나가는지, 또는 더 강력하게 차는지에 달렸겠지만, 당신 근육의 강도가 전체 은하들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까? 분명히 그럴 수 없다. 또한 당신이 원심력을 느낄 때 회전하고 있는 것은 별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징후가 그렇게 즉각적으로 분명하지 않긴 하지만, 지구의 자전 또한 원심력을 경험한다. 지구는 그 지름이 극에서 극까지보다 적도를 통한 것이 더 클 만큼 적도 쪽으로 툭 튀어 나와 있다. 기상 시스템의 회전과, 코리올리 효과로 알려져 있는, `저절로` 동쪽으로 향하려는 운동의 경향성은 (지구 자전을 증명하는) 다른 예들이다.
푸코의 진자는 항성들이 상대적으로 자전과 가속을 드러내는 좌표계를 진짜 창조한다는 사실을 아마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다. 많은 과학박물관에서 지붕에 매달린 진자가 가령 북쪽에서 남쪽으로 흔들리는 광경을 볼 것이다. 몇 시간 뒤에 박물관을 떠날 때쯤에는, 누구도 그 방향을 바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자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 pp. 97~98

당신이 휘어진 표면에 살 때 다른 놀라움이 있다. 즉 모든 선들이 적어도 1차원에서 휘어져 있음에 틀림없을 때 직선이란 무엇인가?

평면에서 두 점 사이의 가장 짧은 거리, 즉 최단 거리는 직선이다. 아인슈타인은 근본적인 것이 바로 최단 거리의 개념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중력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에서 빛은 어떤 두 점 사이의 최단 경로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지구 표면에서 이 최단 경로는 대원(대권, great circles)으로 알려져 있다. 북위 55도의 런던에서 더 가까운 북위 30도의 로스앤젤레스까지 날아가기 위해 당신은 순진하게 남서 방향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할지도 모르지만, 대원을 따르는 당신의 항공기는 그린란드를 거쳐 북서쪽으로 떠날 것이다. 대원은 더 공신적으로는 축지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지구 디바이더`를 뜻한다. 삼각형 주변의 거리와 관련된 공식은 피타고라스 정리보다 더 복잡하고, 표면이 어떻게 휘어진 것인지, `미터` 길이는 어떻게 각도와 연관되는지, 즉 전문 용어로 `계량` 또는 `메트릭`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 pp.15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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