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천천히 읽기 9

소로의 경제학에는 흔한 공식 하나 없다. 잉여, 즉 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를 논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로에게 중요한 것은 그 잉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돈 좋아하는 사람은 이의를 제기한다. ˝자발적 가난이니 뭐니 하는 건 옛날이고, 요새는 현자들이 더 부자인뎁쇼? 머스크니 주커버그니 마윈이니 하는 사람들을 보시라고요.˝ 물론 그들은 돈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돈을 버는 목적이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거나 냉난방이 빵빵한 대저택에 살기 위해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이런 지적은 포인트가 살짝 빗나갔다고 할 수 있다.
돈 자체가 목적인 사람은 별로 없다.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돈을 벌다 보면 어쩐지 돈 버는 기계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무엇인가, 즉 돈을 벌어 마련한 잉여자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싶다. 잠들기 전에 일기를 쓰고, 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그것들도 마음껏 쓰고 싶다. 중1 과정부터 수학을 다시 공부해보고 싶고 밤하늘의 별을 들여다보고 싶다. 큰 돈 들어갈 일은 별로 없다. 쥐똥만큼의 돈과 넉넉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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