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흔들리고 있어
최은주 지음 / 지구불시착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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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에 살고 돈 안 되는 일은 잘하는 최은주 작가의 백수일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한 작가의 일상과 생각을 눈으로 쫓는 것이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다.

공황장애때문에 만족스럽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백수의 삶을 가꾸어나가는 양수리 감성돈.
조금 짠내가 나지만 주어진 상황을 즐길 줄 알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소소한 행복을 얼마든지 찾아내는 그녀에게서 희한하게 위로를 받는다.

감추는 것도, 센 척도 없는 행복한 백수 최은주 작가님에게 돈 되는 일도 자꾸 생겨났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글 원없이 쓰시고 또 나도 읽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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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로러 아카데미 1 - 네뷸러의 비밀 ㅣ 익스플로러 아카데미 1
트루디 트루잇 지음, 스콧 플럼 그림, 권가비 옮김 / 매직사이언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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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학무식자도 푹 빠져서 읽게 되는 너무너무 재미있는 SF소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해리포터가 있었다면 지금은 <익스플로러 아카데미>다.
해리포터에 마법이 있었다면 <익스플로러 아카데미>에는 첨단과학이 있다. 증강현실, 4D프린팅, 내 명령을 수행하는 꿀벌 모양의 초소형 드론 등등.
시작부터 혼을 쏙 빼놓게 매혹적이다.

매년 단 25명까지만 입학을 허가하는 익스플로러 아카데미.
전세계에서 선발된 최정예 학생들이 이곳에서의 훈련을 통해 세계를 누비며 탐험가이자, 과학자, 환경운동가인 익스플로러로 활동하게 된다.
하와이에 사는 12세의 크루즈 코로나도는 익스플로러 아카데미에 합격하여 워싱턴 D.C.로 떠나는데, 무사히 훈련을 마치고 익스플로러가 될 수 있을까? 곳곳에서 크루즈를 위협하는 세력은 엄마의 죽음과도 연관이 있을까?
나도 익스플로러가 되어 같이 훈련 받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 생생한 묘사, 속도감, 몰입감이 그야말로 상상초월이다.
끊임없이 제시되는 암호퍼즐, 선택의 기로.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게 없다.
과연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세상에 내놓은 SF소설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과학지식이 없어도 희한하게 다 이해되는 설득력이 있다. 또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에는 과학적 식견이 높아진 듯한 뿌듯함이 밀려온다.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꿈꿀 수 있기를 희망한다.

2권도 있던데 빨리 구해서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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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포구 사람인데요?
다니엘 브라이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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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에 글쓰기 강좌에 등록했었다. 마지못해 꾸역꾸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휴식 겸 보상의 느낌으로 신청했던 터라, 글을 써서 뭔가 이루겠다는 목표 같은 건 없었고 막연히 글쓰기를 배워볼까 싶어서였다. 수강생이 16명이었는데 나를 빼곤 다 젊은 사람들이었다. 2,30대의 멋진 사람들이 세련된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걸 보고 적잖이 주눅이 들었다. 하루는 강의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해서 얘기를 나누다가 수강생 중 한 명이 외국에서 오래 일했고 3월엔가 또 이스라엘로 떠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비롯한 몇 사람이 “오, 멋있어요.”라고 하자 그분은 “이주 노동자의 고충은 어디에나 있죠.”라던가 그 비슷한 말을 했다. 그 말조차도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아, 거기선 이방인이지, 참.’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유튜브 ‘단 앤 조엘’의 크리에이터 다니엘 브라이트가 만난 사람들과 음식에 대해 우리말로 쓴 책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기는 해도 외국인인데 우리말로 책을 쓰다니.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최근 제목만 보고 책을 선택했다가 몇 번이나 낭패를 본 나로서는, 웬만한 우리나라 사람보다 오히려 문장력이 낫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리고 은근히 재미도 있다.
한국에서 충분히 재미있게, 희망차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는 그의 사람을 대하는 진지하고도 진솔한 태도가 마음에 울림을 준다. 수준급의 사진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많이 쓴 표현은 ‘겸손하다’라는 형용사인 것 같다. 누구 님은 참 겸손해서 좋았다, 누구 형은 겸손한 사람이다 등등. 심지어는 식당도, 책표지까지도 겸손하게 생겼단다.
나는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남의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얼마나 교만하고 무례한 사람들을 많이 겪었을까? 유튜버로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많은 거절과 냉대를 경험했을 것이다. 책 제목인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는 그가 들은 수많은 “Where are you from?”에 대한 재치 있는 답변이 아닐까 싶다. 소확행을 실천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같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 대 사람으로서 따뜻한 악수를 건네고 싶다. 언젠가 마포를 걷다가 마주친다면 한 끼 식사를 대접하고도 싶다. 은모든 작가님 북토크에서 전해 들은 마포 어느 식당의 제주도 흑돼지 두루치기에 소주 한 잔 나눴으면 좋겠다.

타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든 태어날 때부터 고향에서 살아온 사람이든 누구나 자기만의 힐링 장소와 쉼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찾았으면 한다. p. 61

#다니엘브라이트 #단앤조엘 #책추천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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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도 안전해요 ㅣ 초등 교과연계 알려줘 시리즈
박신식 지음, 젤리이모 그림 / 소담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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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세상이 된 것처럼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마스크를 구해서 착용해야 했고 손소독제, 알콜솜 등 소독용품들의 품귀현상을 경험했다.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가 사라질거라더니 여전히 매일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하라니 따르고는 있지만 때론 답답하고 귀찮기도 하다.

이 책은 초등학생의 눈높이에서 세균과 바이러스는 어떻게 다른지, 왜 손 씻기가 중요한지를 설명해 준다.
지금같은 불안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방법, 친구들과의 생활에서 주의할 점도 쉽게 알려준다. 마스크의 종류와 바른 착용법 뿐만 아니라 감기나 독감 등 흔한 질병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도 제시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혼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수업시간에 활용해도 좋겠다.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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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ㅣ 문지아이들
이경혜 지음, 민혜숙,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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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왕자>를 두 번인가 읽었다.

읽을 때마다 뭔지 끌리고 신비로웠지만, 이상하고도 어려웠다.

그래서 '문학과 지성사'에서 그림 대신 자수를 넣은 <어린 왕자>가 출간되었다고 했을 때, 솔직히 내용보다 책의 외모에 더 마음이 끌렸다.

책을 읽기 전에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북트레일러를 먼저 보았는데, 번역본이 아니라 어린이도 읽을 수 있게 원본을 토대로 새로 쓰인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쓰신 이경혜 작가님이 글을 쓰고 민혜숙 작가님이 자수 작업을 하셨는데 두 분은 여고 동창이라고 한다.

특히 민혜숙 작가님은 의뢰를 받고 작업을 시작하신 게 아니라 본인이 좋아서 어린 왕자 그림으로 자수를 놓기 시작하셨고 완성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

이 자수 그림책 <어린 왕자>는 페이지마다 한 땀 한 땀 놓인 자수만으로도 벅찬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글을 읽어감에 따라 목덜미가 찌릿하고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전율이 느껴졌다.

비행기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 한 비행사 앞에 나타난 작고 이상한 아이.

그 아이는 모두가 모자로만 봤던 비행사의 보아뱀 그림을 한 번에 알아본다.

홀로 살던 작은 별에 장미 한 송이를 남겨두고 떠나왔다는 어린 왕자는 양을 그려달라고 한다. 바오밥나무가 마구 자라서 별을 뒤덮지 못하도록 양이 어린 바오밥나무를 먹을 수 있게.

해 지는 걸 좋아하는 어린 왕자는 사실 많이 슬펐던 거였다.

​

왕자의 조그만 별에서는 의자만 옮기면 언제든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흔네 번이나 본 적도 있었어.

슬플 때는 해 지는 게 보고 싶어지니까......"

"그날 넌 그렇게 많이 슬펐던 거야?"

늘 그랬듯이 그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p. 15)

어린 왕자가 만난 이상한 어른들은 이 세계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길들이는 것을 알려주는 여우의 말이 생생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안 먹으니까 밀밭을 봐도 아무것도 안 떠올라. 하지만 넌 금발이니까 네가 날 길들이면 금빛 밀밭만 봐도 네 생각이 나겠지.

그러면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만 들어도 좋을 거야. (p. 45)

​

시간을 정해 놓고 오는 게 더 좋아.

만약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행복해지다가 4시가 되면 안절부절못할 거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난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할지 모르게 되잖아?

의식이 필요한데 말이야. (p.46)

​

어린 왕자를 별로 보내준다는 뱀의 말은 믿어도 될까?

어린 왕자는 무사히 별로 돌아갔겠지?

하릴없이 피어오르는 걱정과 슬픔이 몸과 마음을 온통 감싼다.

​

어린 왕자는 여러 번 말한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그래. 이상하지? 하지만 난 이제서야 네가 만나고 싶은걸.

어른들이 다 똑같은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나를 만나러 와줘.

​

한껏 긴장하고 몰입하게 만들어 준 것은 이경혜 작가님의 문장의 힘인 듯하다.

어린이도 읽을 수 있게 만들었지만 어른들도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분명 인생 그림책을 만나게 될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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